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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스타'로 만들어준 뮤지컬

타라 2010. 11. 27. 23:55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만든 작품 중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외에도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에비타> 등 전 세계적으로 히트친 유명한 작품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본 작품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약관의 나이에 팀 라이스(Tim Rice)와 콤비를 이뤄서 만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였다.

얼마 전 웨버의 다른 뮤지컬을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는지라 더더욱 이 작품 생각이 간절하게 났다. 원래 이 뮤지컬을 처음 만들었을 때 '슈퍼스타'란 제목은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 후 어찌어찌 하다가 제목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로 수정되었다고 한다.

세계 4대 뮤지컬'에 속하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의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그게 참 특이한 것이, 약관의 나이에 이 뮤지컬을 만든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최종적으로 정해진 극의 제목처럼 그 자신이 정말 '슈퍼스타'가 되어 버렸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성공 이후 계속 승승장구하여, 이젠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뮤지컬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경우엔 '뮤지컬 공연'을 본격적으로 무대에 올리기 전 '음반'으로 먼저 발매되었는데, 이 작품의 '1970년 오리지널 컨셉 앨범'에선 딥 퍼플의 리드 보컬인 이언 길런(Ian Gillan)이 '예수' 파트를 불렀고, 머레이 헤드(Murray Head)가 '유다'의 파트를 노래했다. 이언 길런은 그 후 '콘서트 버전'으로 무대에 섰지만,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이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을 때 '예수' 역을 맡은 배우는 제프 펜홀트(Jeff Fenholt)였다.

1969~1970년 쯤에 만들어져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은 그만큼 역사가 길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매 년 수백 회씩 공연되고 있기에 이 뮤지컬을 거쳐간 배우 수만 해도 엄청나게 많으며, 음반으로 나와있는 것만 해도 수십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두 종류의 DVD와 수십 차례에 걸쳐 다양한 버전의 음반이 출시된 뮤지컬 'Jesus Christ Superstar'

세계적으로 히트친 '뮤지컬'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는데.. 해당 캐릭터를 맡은 배우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감독의 연출에 삘이 오든 안 오든, 일단 보기로 한 이상 억지로 참고 봐야 하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히트 뮤지컬'은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도 라이센스화되어, 경우에 따라선 각 나라별 특징과 감독 취향에 따라 약간의 각색을 가하기도 하고,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오리지널 제작팀에서 색다르게 변형을 하여 뉴 버전을 내어 놓기도 하며, 전 세계적으로 거쳐간 배우가 워낙에 많기에 극을 보는 입장 & 음반을 듣는 입장에서도 자기 입맛에 따라 골라 보는(듣는) 재미가 있다는 거다- 뮤지컬의 경우엔, 출시된 '음반'으로만 들어도 그 역을 맡은 각 배우가 '캐릭터 해석'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구분이 가능하다.

이 뮤지컬은 두 번에 걸쳐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 테드 닐리와 칼 앤더슨이 예수와 유다로 출연한 1973년 버전 영화와 현대적인 해석으로 새로이 각색한 2000년 버전의 영화가 있다. 뮤지컬 영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73년 버전은 노만 주이슨(Norman Jewison) 감독이 연출했고, 2000년 버전은 게일 에드워즈(Gale Edwards)가 연출했으며 2000년 버전의 뮤지컬 영화에선 글렌 카터와 제롬 프라동이 각각 '예수'와 '유다' 역을 맡아 열연하였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브로드웨이 공연의 단골 예수였던 '테드 닐리(Ted Neeley)'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우리 나라에서도 1980년대부터 2000년대로 넘어온 현재까지 배우들을 바꿔가며 여러 차례 공연(한국어 버전)을 해왔었는데 2007년 12월에 처음으로 오리지널(영어권) 투어팀이 내한하였다. 이 2007' 내한 공연에선 시토라는 배우가 '예수' 역을 연기했었다.

이 작품은 딱히 '종교' 하고는 별 관련이 없는.. 한 때 실존했던 한 '인간의 이야기'이며, '신의 아들로서의 예수'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그린 작품이다. 그리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예수(Jesus)'가 아닌 '유다(Judas)'이며,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는 이 작품을 통해 <유다의 눈으로 바라본 예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뮤지컬의 원래 제목 또한 '유다 이름이 들어가는 제목'이었는데, 그 중간에 지금의 제목(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으로 변경되었다. 이 작품 안에는 '때론 극격하게 이성을 잃어 흥분하기도 하고, 다가올 죽음을 두려워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의 예수'가 나오며, 성경에 나온 예수의 부활-승천 장면은 나오지 않고 예수가 비극적으로 죽는 장면에서 그냥 끝이 난다.

이 작품이 초연되었을 때 극장 밖에서 기독교인들의 데모가 벌어졌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이 뮤지컬에 나오는 예수는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신적인 존재로서의 예수'가 아닌 '간혹 이성을 잃거나, 흥분해서 제자와 다투기도 하고, 다가오는 운명에 대해 억울해 하거나 두려움에 떨기도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의 예수'로 그려졌기에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팀 라이스나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딱히 반유대주의적 시각에서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이 작품을 통해 굳이 예수가 신이라고 하지 않고, 또 아니라고도 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단지 '종교'나 '정치'적인 영역을 떠나, 그냥 '역사' 속에 나오는 실존 인물 &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그려냈을 뿐이라 하였다.


그동안 이 뮤지컬을 통해 '예수' 역을 거쳐간 각 나라별 배우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수많은 역대 예수들 중에서도 1973년 버전의 뮤지컬 영화에 출연한 테드 닐리(Ted Neeley)가 차지하는 위상은 꽤 높은 편이다. '가창력'도 나름 괜찮은 편이고, 그 무엇보다 예수 역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테드 닐리 특유의 '분위기'와 훌륭한 '연기력'까지 어우러져 이 역할에 무척 잘 어울리는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테드 닐리는 30세 전후한 나이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뮤지컬 영화(1973년 버전)를 찍었으며, 그 이후로도 쭉~ 이 공연에서의 '예수' 역을 맡아 60세의 나이를 넘긴 최근까지도 이 작품의 브로드웨이 공연을 통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테드 닐리(Ted Neeley)가 출연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73년 버전은 국내에서도 라이센스 DVD로 출시된 바 있는데, '뮤지컬 영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추천하고 싶은 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