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차수경-용서 못해(SBS 아내의 유혹), 속도와 가성비
격정 샤우팅(?) 드라마, 2008~2009년 SBS <아내의 유혹(출연 : 장서희, 변우민, 김서형, 이재황 등..)>은 어중간한 시간대인 저녁 7시 20분 타임에 최고 시청률 40%도 찍어본 흥.드로, 당시 '구은재' 역의 장서희가 '일일극 주연'으로서 <2009년 SBS 연기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김순옥 작가의 <아내의 유혹> 방영 당시 '명품 막장'이란 칭호가 붙은 것은 (내용은 전혀 명품이 아니지만) 극 '전개 속도'가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저 세상 텐션'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30대 나이였던 <아내의 유혹> 김순옥 작가의 극 전개는 KTX급이어서 '노인들 or 가정 주부들이 주로 보는 7시 20분 타임대 막장 일일극'이었음에도 젊은 층에서의 선호가 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속도'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면도 있다.
<아내의 유혹> 배경은 주로 '실내 : 정교빈 집 & 구은재 집 & 민여사 집', '실외 : 저들의 집 앞 or 신애리 뷰티샵 앞 or 바닷가 or 길거리 등'이 많았기에 별로 예산이 많이 들지 않은 드라마 같았다.
<아내의 유혹> 주요 출연진 개런티도 그렇게 세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당시 '250억 대작'이라고 홍보한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내내 20%대 시청률에 머물렀던 것에 반해, <아내의 유혹>은 비교적 '저예산 드라마'였음에도 극의 3분의 1 지점에서 시청률 30% 넘기고 극 피크기에 40% 시청률도 찍어 봤으니 '가성비' 굉장히 좋은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그 시청률에 탄력 받아 '적당한 시점'에서 마무리했으면 딱 좋았을텐데.. <아내의 유혹>이 최종 129부작인 걸로 봐서, 시청률 잘 나오던 시점에서 연장한 것 같은 분위기이다. 연장하면서 <아내의 유혹> 극 내용이 늘어져, '시청률 40%까지 찍어본 드라마가 다시 20%대 시청률로 내려앉은 채 마무리된 대목'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왠지 '유종의 미'가 아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2000년대 드라마 CG란 - SBS 아내의 유혹 엔딩
자매품 : KBS 장희빈 엔딩, MBC 에덴의 동쪽 엔딩
개인적으로 2008~2009년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 후반부에 '정교빈(변우민)의 고모였던 정하늘(오영실)이 알고 봤더니, 정교빈의 배다른 누나이자 민여사(정애리)의 친딸이었다'는 대목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 왜냐 하면.. 이 극에 나온 '오영실 비주얼'이 전혀 '정애리의 딸 연배'처럼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애리'와 '오영실'은 나이 6살 밖에 차이 안 나던데 '오영실이 정애리 친딸인 대목'은 약간 무리수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잘은 모르겠지만, 극이 연장되면서 이야기를 쥐어 짜내다 보니 '스카이 고모(오영실) 출생의 비밀' 내용까지 나온 게 아닌가 싶기도...
친한 친구 신애리(김서형)와 남편 정교빈(변우민)에게 배신 당한 구은재(장서희)가 '민소희(점소희)'로 분하여 복수하는 대목에선 '구느님'이란 별칭이 붙으며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으나, 후반부 가선 이 주인공 '구은재(장서희) 캐릭터'의 힘이 많이 떨어진 분위기이다.
<아내의 유혹> 후반부엔 '건우씨(이재황)와의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고, 찐소희(채영인)와 신애리(김서형)의 공격에 일방적으로 당하지만 본인 힘으론 해결 못하는 무기력한 구은재(장서희)의 모습'이 주로 그려져, 피크기 때 비해 시청률 뚝 떨어진 채 극이 종영된 듯하다.
장서희의 후반부 '스타일링'도 좀 아쉽다. '구은재 -> 점소희 -> 점 뺀 구은재'로 돌아오면서 3번 째로 '스타일'을 한 번 더 바꿔줬다면 좋았을텐데 말이다...(후반 스타일링 때문에, 건우씨에 비해 상대역 구은재가 나이 많이 들어 보였음)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김순옥 드라마' 중에서 2008년작 <아내의 유혹>은 그나마 '순한 맛'이었던 것 같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같은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어찌나 자극적인지- ;;
2008년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 실은 <전처의 유혹>에서 '구은재(장서희)의 전남편 정교빈(변우민)'이 바람기 있고 찌질하긴 하지만 '천성'이 그리 악독한 사람은 아니다. 원래 그는 부인 구은재(장서희)를 버릴 생각이 없었으나, '은재 식구들에게 앙심 품은 신애리(김서형)'가 음모 꾸미며 끊임없이 정교빈을 추동질한 끝에 둘 사이를 갈라놓은 것이었으니... 애초에, 육탄 공세 펼쳐 가며 은재 남편 정교빈(변우민)을 적극적으로 유혹한 것도 신애리(김서형)~
극 초반에 구은재가 바다에 빠져 죽을 뻔 했던 결정적인 요인은 '시아버지(김동현)가 준 행운의 목걸이' 주으려다 은재(장서희)가 바다 깊숙이 빠지게 된 것이며, 그 때 교빈(변우민)이 자기 손 잡으라 하면서 구해 줄려고 했지만 결국 놓쳐서 그리 된 거였다. 물론 애초에 '재산 문제'로 구은재한테 다짐 받으려고 그녀를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간 건 정교빈이 맞지만, 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거.
<아내의 유혹> 악녀 신애리(김서형)의 경우, 혼자 악쓰고 음모 꾸미다가도 금세 들통 나서 중간중간 정교빈(변우민)네 식구들로부터 구박 받는 등 좀 측은하기도 하고 결말부에 천벌 제대로 받아서 안쓰럽기까지 한 캐릭터였다. 막장 드라마였어도, 2008년 <아내의 유혹> 정도가 적당히 재미있고 딱 좋았는데...
김순옥 드라마 '최신작'으로 올수록 '지나친 자극적임'이 넘쳐나서 보기 부담스러워 하는 시청자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아역 캐릭터'에게 너무 가혹한 것 또한 '김순옥 드라마'의 단점인 듯하고 말이다.. 2008년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도, 마지막에 잔망 니노(정윤석) 많이 불쌍했음.
- 드라마 <아내의 유혹> 샤우팅 3대장 -
1) 찐소희(채영인) - 고음 위주
2) 교빈 아빠(김동현) - 중저음
3) 신애리(김서형) - 저음 위주
<아내의 유혹> 드라마 ost 무척 강렬하다. '2000년대 드라마 ost 20선' 중 18번 째 곡인 차수경의 <용서 못해>~ 2008년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 1회 초반부터 BGM(배경 음악)으로 깔린 걸 보니 '미리 준비되어 있던 주제곡' 같으다.
<아내의 유혹>은 129부에 달하는 '장편 드라마'임에도(1시간 짜리 드라마라 치면 75부 정도) '첫회~마지막회'까지 일관되게 <용서 못해>를 엔딩곡 or 주제가로 사용한다. 헌데, 차수경의 <용서 못해>는 아무리 들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 ost'였다. 한국인들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배/신과 분/노와 복/수'의 대표 BGM(브금)~ 곡의 '하이라이트'부를 맨 앞에 배치한 '구성'이 특이한 노래다.
차수경 - 용서 못해(아내의 유혹 ost)
[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왜 나를 아프게만 해~ 내 모든 걸 다 주는데, 왜 날 울리니~~" "니가 나를 상처 준 만~큼, 다시 돌려 줄거야~~ 나쁜 여자라고 하지 마~ 용서~못해~~" ]
얼마 전 <아내의 유혹> 보고 있는데, 측근이 "와~ 저 때 이재황은 아이돌 가수처럼 풋풋하고 잘생겼네~" 했었다. 그렇게 잘생겼으니, 극 중 민소희(채영인)가 입양되어 온 오빠(이재황)를 '오빠'로 인정 못하고 '연인' 삼고 싶어서 그 난리 부르스를 췄겠지- 그런 걸 보면.. 이미 '자녀'가 있는 부모가 성별이 다른 애를 '입양'해 올 때 '미모가 뛰어난 아이'는 피함이 마땅한 걸까?
키워준 은재 부모와 은재 오빠 강재(최준용)에게 몹쓸짓한 '배은망덕 신애리(김서형) 캐릭터'를 통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란 말을 확인시켜 주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허나, 이건 모든 경우에 통용되는 건 아닌 듯하다. 은혜를 입었을 때, 그걸 갚을려고 하는 인성 바른 사람들도 세상엔 많으니까...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 나오는 신애리(김서형)의 경우, 은재 부모(김용건-윤미라)에게 '모종의 오해'를 하고 있었고, 어릴 때부터 (타고난 성품이) 심통맞은 사람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동갑내기 친구 구은재(장서희)에게 큰 열등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앙심 품은 채 의도적으로 '은재 남편(변우민)' 빼앗고 이 집 식구들 뒷통수를 친...
차라리 여러 살 위거나 여러 살 아래면 그나마 나은데, 사람들은 보통 자기랑 '동갑'인 주변인에게 미묘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같은 시기에 학교 나오고 비슷한 인생의 행로를 걸어가는 관계라, 본인 처지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되는 듯...)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10세 때 온 가족을 잃고 혼자 된 자신과 달리 '은재(장서희)'한텐 그녀를 아껴주는 친가족이 있어서 친모에게 사랑 받으며 컸고, 다 커서는 '천지 건설 아들 정교빈(변우민)=부잣집 아들'과 결혼한다고 하니, 가난하고 직업도 변변찮은 강재(최준용)랑 사귀던 자신과 비교되니까 신애리(김서형)의 '상대적 열등감'이 극에 달해 '착하디 착한 친구 구은재(장서희)'한테 열폭하면서 그녀를 심하게 괴롭힌 거 아닌가-
꾸며진 얘기지만, 이런 사례를 통해서 어쩐지 '현재 친절한 동갑내기 친구가 (은근한 경쟁심 느끼며) 언제 내 뒤통수를 칠지 모르니, 항시 사람 조심하라~' 는 교훈을 얻게 되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