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 드디어 한국에?

타라 2010. 12. 22. 18:30
오늘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작년(2009년) 하반기에 파리의 '팔레 데 스포' 극장에서 초연되어 얼마 안되는 짧은 기간 안에 뮤지컬 작품으로선 대박 흥행에 해당하는 '80만 관객'을 돌파하고, 얼마 전 '100만 관객'을 넘긴 프랑스 히트 뮤지컬 <Mozart L'Opera Rock(모차르트 락 오페라)>가 '올해의 뮤지컬 공연 장면을 담은 3D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뉴스였다. 그것두, 한국 제작사에 의해서 말이다..


'3D 영화'로 촬영된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 or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내년(2011년) 상반기에 유럽 몇 개 국가와 한국에서 상영되며, '뮤지컬 공연'은 2012년 브로드웨이에서의 공연 이후 2013년 무렵엔 한국에서도 초연될 예정.....이었으나 2012년인 현재로선, 일정이 바뀌었음. 3D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2011년 하반기에 상영되었고, 라이센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2012년 상반기에(2012년 2월 14일부터~) '초연'된 뒤 2013년엔 '앵콜 공연'을 가질 예정이라 한다.

작년(2009년) 상반기에 이 <모차르트 락 오페라>가 내한 공연도 갖고 라이선스 공연도 만든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름 기대했으나 1년 반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길래 국내에선 볼 수 없는 공연인 줄 알았는데, 어쨌든 막상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국내 무대에도 올린다니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베버가의 딸들(콘스탄체의 자매들)'과 '모차르트'


마침 최근 들어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 DVD 공연 실황을 접하고서 한껏 삘 받아 있는 상태인데다가 '이런 엄청난 공연은 우리 한국 사람들도 많이 접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란 생각을 하면서 오늘(2010년 12월 22일)부터 '모차르트 락 오페라' 관련 포스트를 시리즈로 올리려고 준비하던 와중에 저 뉴스를 접하게 되어, 느낌이 참 남다르다..

공연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 좀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류의 '대작 뮤지컬'이 일단 '3D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특정 지역의 공연장이라는 '장소'의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관에서 비교적 '저가'에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에,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부인과 아들 외국에 내보내고 반 '기러기 아빠' 되는 레오폴트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록 오페라> 공연 실황 DVD는 이미 지난 달(2010년 11월)에 출시된 상태이다. 소비층이 한정되어 있는 국내에선 뮤지컬 DVD를 따로 내는 게 힘들겠지만(수익이 잘 나지 않으므로..) 프랑스의 경우엔 히트친 뮤지컬에 대한 실황 DVD를 꼬박꼬박 제작해 주는 관계로 '그 쪽 작품에 목마른 먼 나라 팬들'에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작품 자체에 대한 얘기를 좀 하자면.. 몇 달 전 <모차르트!> 포스트에도 썼듯,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Mozart!)>나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 모두 '스토리' 자체엔 별다른 특별함이 없다. 두 작품 모두 '모차르트의 일대기 나열' 형식으로 극이 진행되는...

다만.. 큰 차이점으로 (개인적으로 '모차르트'에 대한 관심이 많아, 몇 달 전 그의 삶에 대해 여러 문헌에 나온 자료들을 비교해 가며 상세하게 알아본 결과)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엔 주인공의 성향이나 인물 관계 등에 실제의 역사적 사실과 좀 다른 대목이 있는 반면,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경우엔 역사 왜곡이 비교적 덜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모차르트 옛사랑 '알로이시아' & 그녀의 자매인
모차르트 부인 '콘스탄체'


하나의 창작물로선 그 나름의 미덕을 가지지만, 역사 왜곡 작렬하는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창작 희곡 <아마데우스>가 작품성 있는 '영화'로 흥행하면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콘스탄체 등에 얽힌 잘못된 사실이 대중들에게 무분별하게 주입되는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그 영향으로, 지난 번에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 국내(한국어) 버전이 초연되었을 당시 해당 작품엔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것처럼 '영화 버전을 통해 왜곡된 살리에리' 캐릭터가 나오지 않고 여러 면에서 역사 왜곡을 안한 작품인 것처럼 홍보 문구를 쓰기도 했었는데.. 뜻밖에도 살리에리 안 나오는 이 빈 뮤지컬 <모차르트!>엔 각 인물들에 대해 실제 사실과 다르게 묘사된 대목이 많고, 2009년 파리에서 초연된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경우엔 (영화 <아마데우스>처럼) '살리에리' 캐릭터가 나오지만 (영화 <아마데우스>와는 달리) 역사 왜곡은 크게 가해지지 않은 뮤지컬이었다.

'실리에리'란 캐릭터가 들어간다고 해서 다 비슷한 정서의 똑같은 내용은 아닌 것이다-

피터 쉐퍼가 참여한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살리에리' 역의 배우(F. Murray Abraham)와 '모차르트' 역의 배우(Tom Hulce) 인상착의가 무슨 '아버지와 아들 or 삼촌과 조카' 같은 삘을 물씬 풍겼으며 해당 영화에 출연한 두 배우들 간의 '나이 차'도 실제로 14세 정도 차이가 났는데, 18C에 살았던 실존 인물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는 불과 6세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살리에리가 6살 연상임)


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에선 나름 모차르트 일대기에 관해 '자료 조사'를 꼼꼼하게 했는지 모차르트(Mikelangelo Loconte)와 살리에리(Florent Mothe)를 비슷한 연배의 배우로 캐스팅하여 역사적 사실에 충실했으며, 남 헐뜯기 좋아하는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악처로 폄하되었지만 '실제론 부부 금슬 굉장히 좋았던 모차르트와 그의 아내 콘스탄체'의 관계도 비교적 왜곡됨 없이 그려내었다.

믿을 만한 기록에 의하면 '부인 콘스탄체가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간 모차르트 옆에서 열심히 간호하다가 그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프랑스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선 그런 장면도 나름 세심하게 묘사한 것 같았다.(마지막에 살리에리와 함께 예술의 불멸성을 노래한 뒤 모차르트가 천사들에 의해 죽음의 세계로 떠나려고 하자, 콘스탄체가 그런 모차르트를 붙잡으려고 하면서 많이 슬퍼했던...)

또한 '살리에리' 캐릭터는 포함되었지만,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에서의 이 인물은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온 '살리에리'와는 많이 다르게 묘사되었고 영화 버전과 달리 '비중'도 그리 크지 않다. 프랑스의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한 마디로 '모차르트 원톱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이 뮤지컬 안에서 '살리에리'는 2막에 가서야 비로소 등장하며, 2막 중/후반부 이후로 살리에리의 비중이 좀 있긴 하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닥 크지 않은 비중에, 심지어는 생략해도 별 상관없는 캐릭터 같았다. 어차피 이 뮤지컬의 주된 스토리 자체가 '청년이 된 이후의 모차르트 일대기'에 해당하므로...

몇 달 전 프랑스 뮤지컬 <모짜르트 록 오페라>를 '음반'으로만 접했을 때에는 별로 귀에 안 들어오는 곡도 좀 있고 해서 약간 시큰둥한 기분이 들었는데, 막상 '전막 공연 실황' 영상을 보니 '귀로 들리는 대목(음악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꽤 좋았고, 비교적 '평범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점을 다 뒤집어 엎을 만한 '무대 위의 놀라운 장치들과 기타 여러 미덕들로 가득찬 뮤지컬'이었다.

단.. 프랑스 뮤지컬 <태양왕(Le Roi Soleil)>을 만들어 흥행시킨 이들이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를 제작했는데, <태양왕> 때 그랬던 것처럼 <모차르트 락 오페라> 역시 2막에 가면 극이 좀 느슨해지면서 '내용이 살짝 비약적인 가운데 급 마무리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난네를(모차르트의 누나)과 레오폴트(모차르트의 아버지)

2005년에 초연되어 프랑스 내에서 크게 히트친 뮤지컬 <태양왕>의 경우처럼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모차르트 오페라 락>의 작곡가도 여러 명이다. 그 안에 좋은 넘버들도 많이 나오지만, 두 작품 모두 2막에 가면 '노래' 비중 보다는 '대사'의 비중이 현저하게 많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1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모차르트 락 오페라> 1막에 비해 2막은 좀 재미없게 보았으며 '1막 첫장면~2막 초반에 나온 모차르트가 대주교로부터 독립하기까지의 스토리'가 제일 좋았다.

하지만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은 아주 감동적이었고, 그 뒤에 이어지는 2곡의 앵콜송 타임도 대박이었다. 그간 흥행했던 프랑스 뮤지컬들엔 '결말에 주인공이 죽는 작품'이 많았는데, 그런 슬픈 내용에도 불구하고 커튼콜 때 '모든 배우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를 형성하는 앵콜송 장면(관객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을 보고 나면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이건 프랑스 뮤지컬의 장점 같다.


또한 이 뮤지컬 마지막 장면을 보면 투병 중이던 모차르트(미켈란젤로 로콘테)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살리에리(플로랑 모트)를 반갑게 맞이하며 '살리에리.. 나의 친구~' 이런 말을 하는데, 한 때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질투하며 갈등을 겪지만 결국엔 둘이 화해하고 동종 업계(창작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가로서의 불멸성'을 같이 노래하며 끝나는 분위기이다.

피터 쉐퍼(
Peter Shaffe) 극본을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많이 왜곡되어서 그렇지, 실제로도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행보에 살짝 태클 걸기도 하지만 '모차르트 죽기 직전의 기록'을 보면 볼프강이 외국에서 개최한 연주회에 살리에리 부부를 초대하는 등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가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는 달리 그리 나쁜 사이만은 아니었던 듯하다.(모차르트가 죽고 나서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 아들의 음악 선생' 노릇을 하기도 했었다..)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에선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그런 실제 사실을 좀 반영한 것 같은데, 비록 '스토리적인 임팩트'가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에 비해 좀 약하긴 하지만 영화 버전보다 '역사 왜곡'은 비교적 적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여러 면에서 말이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

실존 인물 & 역사적 인물인 '모차르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뒤 어느 정도 팩트에 충실한 스토리를 보여주려 노력했다는 점, 극 안에 나오는 주요한 몇몇 인물들이 '이 캐릭터는 이 캐릭터대로 저 캐릭터는 저 캐릭터대로' 감정 이입이 꽤 잘 되었다는 점과 '모차르트 역에 씽크로율 300%인 배우(미켈란젤로 로콘테/Mikelangelo Loconte)'를 주인공 모차르트로 캐스팅했다는 점은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의 큰 장점이자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삶을 설명하는 여러 책을 통해 내가 느낀 '실존 인물 모차르트'는 감성적이고 '헐렁한 부분'이 있는 가운데, 나름대로의 음악가적 자부심도 대단하고 꽉 조여진 듯한 '날카로운 부분'이 공존하는 인물이었는데,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메인 주인공으로 공연한 미켈란젤로의 모차르트는 <외모>적인 특징'에서도 실제의 모차르트와 합치되는 부분이 있고 저런 <캐릭터적인 특징>에서도 굉장히 유사한 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