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제목 없는 그림, '지슬라브 백진스키'의 기괴한 환상 세계

타라 2012. 7. 24. 23:43
지슬라브 백진스키(Zdzislaw Beksinski)는 폴란드 태생의 초현실주의 화가 & 사진 작가, 조각가이다. 백진스키가 공부했던 학교 근처에 '아우슈비츠 포로 수용소'가 있었는데, 당시 그곳에서 무수히 많은 유태인들이 학살당했다. 제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그에겐 '전쟁'에 관한 기억이 아주 강렬해서인지, 그의 작품을 보면 대부분 황폐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걸 보면, '본인도 한 때는 화가 지망생이었던 히틀러(Hitler)'와 '독일 나치스(Nazis)'가 행한 홀로코스트(Holocaust)가 폴란드 화가 지슬라브 백진스키(Zdzislaw Beksinski)의 작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한다. 작품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드는 데 일조했던...


헌데 '전쟁을 겪은 세계의 황폐함'이 느껴지는 백진스키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부터 '무척 놀랍고, 무서우면서, 묘하게 매력적이다~'란 느낌을 받았다. 분명 참혹해 보이는 음울한 그림인데, 혐오스럽다기 보다는 뭔가 웅장하고 환상적이면서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풍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 폴란드 화가 '지슬라브 백진스키(Zdzislaw Beksinski)'가 남긴 작품들 1 ]











지슬라브 백진스키는 건축학을 전공한 뒤 건축 감독으로 일하다, 그 일을 그만 두고 다소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의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그는 폴란드 내에서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자기 그림에 딱히 '제목(이름)'을 붙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그림에 대한 어떤 의미나 상징은 무의미하며, 해당 이미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은 그런 이미지들에 끌린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매일 밤 '잠잘 때마다 꾸는 꿈'에서 이렇게 '딱 떨어지지 않는(명쾌하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미지들'을 수도 없이 보게 되거나 느끼곤 하는지라 '지슬라브 백진스키'가 그린 특유의 규정되지 않은 이미지의 그림들에 굉장히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지슬라브 백진스키(Zdzislaw Beksinski)의 경우엔 특히 '제 2차 세계 대전'을 지켜보면서 '참혹한 전쟁'에 대해 갖게 된 어떤 이미지가 있을텐데.. 보통의 사람들은 그걸 스쳐 지나가는 머릿 속의 '뚜렷하게 형상이 정해지지 않은 느낌' 정도로만 갖고 있는 반면, 그는 묘하게 눈길을 잡아끄는 환상적인 그림으로써 그 느낌을 구현해 내었다. 그의 상상력과 그림 실력이 놀랍다. 


[ 폴란드 화가 '지슬라브 백진스키(Zdzislaw Beksinski)'가 남긴 작품들 2 ] 










이런 류의 '기괴하고 음산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놀라운 그림을 많이 남긴 화가 지슬라브 백진스키(Zdzislaw Beksinski)는 그림 그릴 때 항상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했으며, 나름 베일에 쌓인 '신비주의 작가'로 남들 앞에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경험한 세계가 마냥 밝고 곱기만 한 것이었다면 그림의 방향도 그렇게 갔을테지만, 당대 대형 전쟁을 가까이서 겪었던 백진스키의 입장에선 그 황폐함에 대한 인상이 유난히 강렬하게 남았을지 모른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픈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처참함을 표현한 사진 자료'들도 현재 많이 남아 있지만, 화가들이 그린 그림은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표현하는 사실적인 사진'과는 달리 '자신의 머릿 속에 추상적인 이미지로 날라다니는 느낌'을 구체적으로 펼쳐 보여준다. 그로 인해, 황량하고 참혹한 '현실'이 가끔은 오묘한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예술'로 승화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