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비운의 삶을 살다 간 조선의 마지막 황녀 : 덕혜 옹주
주변의 친척들이 종종 독살 당하자, 덕혜 옹주는 교내 식수를 마시지 않고 일부러 집에서 물을 담아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1929년 어머니인 귀인 양씨가 암으로 사망하자 덕혜 옹주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몽유병 증세를 보이기도 하였다.
어느덧 시집갈 나이가 된 덕혜 옹주는 1931년 일제에 의해 쓰시마섬 도주의 후예인 소 다케유키(宗武志)와 강제 결혼했다.
덕혜 옹주의 남편인 다케유키 백작은 일본인답지 않게 무척 큰 키에, 교양 있고 재능 많은 미남자였다. 둘 사이엔 예쁜 딸도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은 슬픔과 일본 학생들에 의한 이지메 & 심하게 외로운 생활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던 덕혜 옹주는 이전부터 앓던 조발성 치매증(정신 분열증) 등 정신 질환이 심해졌고 점점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녀의 병을 치료해 주려고 애를 쓴 남편 다케유키도 점점 지쳐갔고, 그들의 결혼 생활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딸 마사에(正惠) 역시 그런 엄마를 무척 수치스러워 했다. 신혼 시절부터 병을 앓아 온 덕혜 옹주는 주로 저택에 갖혀 지냈고, 딸을 직접 양육하지는 않았기에 '모녀 사이의 정'을 나눌 만한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게 아닐까 한다.
덕혜 옹주의 딸 마사에(정혜)는 일본인 청년과 결혼했으나 '결혼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엄마인 덕혜 옹주를 그리워하던 어느 날, 유서 한 장을 남긴 채 실종되었다.
덕혜 옹주의 남편인 다케유키는 일본 패망 후 형편이 어려워졌고, 1947년 일본에서 귀족 제도가 폐지되자 백작의 지위를 잃게 된다. 병이 더 심해진 덕혜 옹주는 정신 병원에 입원하였고,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다케유키와 덕혜 옹주는 1955년 이혼하게 된다.
덕혜 옹주의 남편인 다케유키에 대해선 저자들마다 여러 의견들이 분분한데, 항간엔 다케유키 백작이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설도 있다. 그들이 나이 들어서 다케유키 백작이 덕혜 옹주를 보러 한국에 왔으나, 옹주의 측근에 의해 결국 그 둘은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덕혜 옹주는 196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즈음, 영친왕(=이은/고종의 일곱 번째 아들)과 영친왕의 부인인 이방자 여사도 귀국하게 된다. 한국에 온 덕혜 옹주는 병원에서 꾸준히 치료 받으며 낙선재에서 여생을 보냈다. 정신 질환 등 여러 지병으로 고생했던 덕혜 옹주는 1989년 78세의 나이로 타계하였고, 아버지 고종 황제의 능인 흥릉 뒤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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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8.03 17:55
소설때문에...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ㅜㅜ먼저 일본인 소설에 의해서 알려져서 안타깝지만... 이우씨의 이야기도 만약 소설로 낸다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아직 이우씨의 아들이 살아있지만요..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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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사진보니 이쁘고 똘똘해 보이네요. 구한말 부터 근대에 드라마틱한 삶을 산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 李씨 집안을 비롯해서....
답글
덕혜옹주묘가 서울 우이동에 있는건가요? -
삶이 참 기고하군요. 역사가 만들어낸 슬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 같군요. 정신질환은 아무래도 젊었을 때 여러 가지 충격(아버지의 사망, 이지메 등등)이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답글 -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마지막 황실 후예들은 대부분 비운의 삶을 살았지요. 우리 민족의 슬픈 과거를 보는 듯한 안타까운 삶이군요.~~~
답글 -
안타깝네요..
답글
저는 역사를 무척 싫어했는데...
타라님처럼 수업을 가르쳐 줬으면 좋아했을지도.. ㅎ
잘 보고 갑니다~ -
클라우드 2010.08.04 10:43
마음..슬퍼지네요.ㅠ
답글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났더라면...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군요.
감사히 읽고 내립니다.
행복한 수욜의 시간들이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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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2010.09.03 14:02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도서출판박물관에서 이번에 출간한
답글
<동시와 함께 하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혜>란 소설을 추천해 봅니다.
한 여인의 개인사가 슬픈 우리의 역사를 잘 반영해 주고 있네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소개하고 싶네요.
책 소개 자료는 이곳에도 있네요.
http://cafe,daum.net/www.pph.com -
오스왈드 2010.12.24 12:57
덕혜옹주 남편은 괜찮았다고 하네요
답글
들리는 말에는 옹주 죽기 전 일본인 신사가 몇 번 찾아와 그녀를 만나고자 했다 합니다
누군지 짐작가지만...
둘 다 시대의 희생양이지요 -
박혜연 2011.02.02 10:34
덕혜옹주의 전남편인 쇼 다케유키는 사진으로 봤지만 지금봐도 먹힐정도로 완전 꽃미남이였더군요? 키도 훤칠하고 피부도 하얗고 몸매도 호리호리하구요! 우리나라에서는 덕혜옹주 전남편을 곱추에 성질더럽고 애꾸눈에 폭력남편이라고 하는데 이건 100%거짓이고요! 실제로 그는 도쿄대에서는 머리좋은수재인데다가 엘리트였다네요? 다만 한쪽눈이 멀었다는건 사실이었구요! 그것만 빼면 다 완벽한남자였는데 결혼생활이 초기에는 괜찮았다가 덕혜옹주가 정신병을 앓은이후로는 결국에는 이혼하게 되죠!
답글 -
박혜연 2014.03.25 19:55
일제시대 상황이 나쁜건 이해가는데 진짜 억울하게 악인으로 낙인찍힌 일본인들도 조선인들보다는 숫자가 적었을뿐 똑같이 피해를 당한건 어쩔수가 없는일이었죠!
답글 -
덕혜옹주 ost / 눈물꽃 (The Rose of Tears) : 허진설 <쉬어갈 때 앨범. 중. Track 10>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