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극 <구미호 : 여우누이뎐>은 이미 상대 드라마가 30% 시청률과 중박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었던 '최악에 가까운 대진운'에서도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는 등 극 참여자들의 인지도에 비해 무척 선전하고 있는 드라마이다. 거기에 더하여, 재방송 시청률도 10%를 넘어섰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뽑힌 공모 당선작답게 '대본'도 무척 탄탄한 편이며, 출연진들의 '연기'나 '연출' 차원에서도 많은 미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선보이는 '카메라 앵글'은 무척 신선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 많이 선보였던 '구미호 이야기'의 16부작 연속극 버전인 <구미호 : 여우누이뎐>은 '반인반수인 자기 딸(김유정)을 지키기 위한 구미호(한은정)의 모성애'를 기본 소재로 해서, 매 회 적절한 '로맨스'와 '서스펜스'를 선보이고 있는 극이다.

월화 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 정규 도령 역의 이민호


자기 딸(서신애)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미호 딸의 간을 노리고 있는 양반 윤두수(장현성)와 구미호=구산댁(한은정)의 잔잔한 성인 로맨스와 더불어, 리틀 구미호(김유정)와 정규 도령(이민호)의 풋풋한 로맨스 역시 이 드라마의 주 볼거리 중 하나이다. 이 극 안에 나오는 '조정규 역의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이민호'와는 다른 아역 출신의 연기자이며, 10여 년 전 인기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서 미달이(김성은) 친구 '정배'로 나온 바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데뷔 년도로 치면 '구준표 이민호'보다 한 때 미달이 친구였던 '정배 이민호'가 선배인 셈이다.


그 사이 세월이 많이 흘러 꼬맹이→청소년으로 훌쩍 자랐는데, 무척이나 훈훈하게 성장해서 리틀 구미호(김유정)와 풋풋한 정을 나누고 있는 <구미호 여우누이뎐>의 정규 도령 이민호는 벌써 대중들로부터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 (극 안에서) 윤두수네 집에 머무르던 구미호 딸 연이(김유정)는 어느 날, 눈앞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따라갔다가 정규 도령(이민호)을 만나게 된다.

정규 도령은 첫눈에 청순한 연이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게 된 뒤론 수시로 작업(?)을 거는데.. 요즘 기준으로 하면 무척 조숙해 보이지만, 딱히 취밋거리가 많지 않았던 그 시대에는 어린애들도 비교적 이성에 빨리 눈을 뜬 게 아닌가 싶다. 서양 시대물이나 우리 나라 사극을 보면, 옛날 사람들은 '혼인'도 10대 중반선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이 어린 이 드라마 속 '리틀 구미호'와 '반딧불 도령'의 로맨스가 처음엔 좀 어색하게 느껴졌으나, 조혼이 성행했던 옛날 사람들의 삶을 떠올려 보니 그럭저럭 적응되는 느낌이다. 게다가.. 어린애들의 풋정일 뿐인데, 이 드라마 속 연이(김유정)는 너무 예쁘고 정규 도령(이민호)의 눈빛도 무척이나 멋있어서 가끔은 이들의 러브 라인을 통해 은근히 설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원래는 나이 어린 애들의 사랑에 별 관심 없었는데, <구미호 :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정규(이민호)-연이(김유정)의 풋사랑은 그 느낌이 꽤 좋다. 적절한 '연출'의 힘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숙한 애정 행각을 선보이는 이 드라마 속 리틀 구미호의 그것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다. '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땍..!'의 정서 보다는, 소시 적에 꽤 애틋한 마음을 갖고 봤던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때와 비슷한 풋풋함 & 순수함과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이들의 풋풋한 정은 때로 비루한 신분의 연이(리틀 구미호)를 위험에 빠뜨릴 때도 있다. 정규 도령은 "너랑 꼭 보고싶은 것이 있다~"며 풍경 좋은 곳에 연이를 데리고 갔다가 여우의 기운이 살아나고 있는 그녀로 인해 새떼의 습격을 받아 의식을 잃고.. 둘이 비 오는 오두막 아래에서 밤을 샌 일로 아버지 조현감(윤희석)으로부터 구미호 모녀가 봉변을 당할 뻔하기도 하고, 절 근처에서 입맞춤 하다가 초옥 모녀(김정난, 서신애)에게 들켜서 연이 다리몽둥이 부러질 뻔한 일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정이어서 은근히 오래 갈 것 같은 이들 정규 도령(이민호)과 구미호 딸 연이(김유정)의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님 극복할 수 없는 신분 차이와 처지의 다름으로 인해 영영 이별하게 될지..? 그 추이가 은근히 궁금해진다.


<구미호 : 여우누이뎐>은 최근에 나온 TV극들 중 대본이 꽤 괜찮아 보이는 드라마로, 매 회 '등장 인물들 간의 흥미진진한 갈등과 서스펜스 & 갖가지 사건'이 빵빵 터져줘서 지루할 틈 없이 보는 사람을 무척 몰입하게 만드는 극이다. 특이한 카메라 앵글을 자랑하는 연출도 꽤 좋은 편이며, 적절한 타이밍에 깔리는 <구미호 : 여우누이뎐>의 배경 음악
(BGM)들도 전반적으로 다 좋다.

극의 전개 속도도 무척 빠른 편이어서 4회 만에 벌써 주인공 구미호(한은정)가 '윤두수(장현성)네 식구가 자기 딸 연이를 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음 번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지금 방영 중인 월화극 중에 <동이>나 <자이언트>도 그 나름대로 순항 중인 것에 더하여 '뒤늦게 등장한 복병 후발주자 <구미호 여우누이뎐>'의 전반적인 퀄러티가 꽤 좋은지라, 드라마 내용 만큼이나 향후에 펼쳐질 '월화 드라마들 간의 경쟁 모드'도 무척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