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or 본심 잡담 2010.06.20 18:07

얼마 전부터 버벅거리던 컴퓨터가 결국 맛이 가서 가까운 곳에 들고 가 수리를 의뢰했다. 대체로, 컴퓨터에 관련한 웬만한 문제들은 민간 요법으로 자체 해결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엔 좀 심각한 문제가 생겨 버렸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그 원인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조금만 더 써야지~' 하면서 부품 교체를 미루다가 문제가 더 커져버린 탓이다.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 봐야 하기에, 집으로 사람을 부를 일은 아니어서 본체를 직접 들고 가서 고쳐 왔다.

내장 기관 손상으로 끙끙 앓던 컴퓨터, 통원 치료를 통해 완치되다~

개인적으로, 방문 기사가 "이거.. 들고 가서 자세하게 살펴봐야 해요~" 하면서 쥔장 없는 상태로 자기네 가게에서 이런 저런 조치를 취하는 시추에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도 아니기에 수리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보았다.(실제로.. 운 나쁘면, 컴퓨터 수리업자들이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님에도 괜히 통째로 들고 간 뒤 엄한 부품을 갈아끼워서 바가지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또한, 괜히 남의 하드 디스크 안에 뭐가 들었는지 들여다 보는 경우도...)


무엇보다, 컴퓨터 수리하는 기술자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는 '만물 박사'는 아니어서, 사용자가 전후 증상에 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해 주는 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에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물론 그들도 '전문가'이긴 하지만, 컴퓨터 or 컴퓨터 부품의 종류나 고장난 원인, 증상이 워낙에 다양하기에 때론 전문가들도 헤맬 때가 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 비슷한 상황을 체험했는데.. 맨 처음에 의욕을 갖고 봐 주시던 기술자 A 아저씨, 한참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 보더니 '문제 해결'을 못한 채 헤매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이 꽤 많이 지체되었고, 그 후 동업자인지 직원인지 모를 기술자 B 아저씨가 투입되어 '사용자 & 기술자 2인'이 꽤 많은 시간을 같이 끙끙거린 뒤 결국 해결을 하기는 했다. 아울러, 동일한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전에 겪었던 '사소하게 불편한 문제'도 이번 기회에 같이 해결되었다.

그 과정에서 재미난 경험을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비교적 최근에 '전자 제품 수리 & 집 전화 교체 & 컴퓨터 수리'를 하면서 3번 다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된 것-

물어도 대답 없는 그대여~ : 사례 1)무뚝뚝한 AS맨 & 유쾌한 AS맨

전에 모 대기업의 모모 제품이 고장 난 이유로 AS 센터에 연락을 해서 한 기술자가 왔었다. 헌데.. 그 사람은 고장난 원인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으며, 그 제품을 고치지도 못했다. 결국 제품을 들고 가봐야 한다며 또 다른 직원과 차를 부르러 갔는데, 결과적으로 제품을 들고 가지는 않고 그 다음 날 다른 기술자를 데리고 왔다. 그 일로 인해 '첫번 째로 온 기술자' 남자.. 굉장히 무뚝뚝했다. 사람 자체가 나빠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뭐 그렇게 친절하지도 않고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묘하게 불편한 기운이 느껴졌던 사람이었다.

그 다음 날 데리고 온 '또 다른 기술자'는 그보다는 좀 더 실력 있는 사람 같았으며, 제품이 고장난 원인이나 관련 제품에 관한 사항들을 더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거기다 성격도 밝아 보였고, 자기가 아는 한도 내에서 '열린 자세'로 모든 걸 다 설명해 주려는 태도를 보였으며, 굉장히 친절했다. 그 사람으로 인해 제품이 고장난 원인은 알아냈고,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으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 교체하진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온 기술자의 '매너'가 좋고 뭔가를 해줄려는 의욕이 넘쳐서, 결과적으로 '(제품에 대한) 문제 해결'이 안된 상태였어도 유쾌한 기분으로 그들을 보낼 수 있었다.


그것이 고정된 진리는 아닐테지만, 그 때 상황으로 봐선 '상대적으로 더 실력 있는 기술자'가 '고객을 대하는 태도나 전반적인 성격'도 더 좋아 보였다.

누가 진짜 고객인가? : 사례 2)고자세의 까칠한 서비스맨 & 열린 마음의 서비스맨

얼마 전에도 두 기술자와 관련하여 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집전화 교체로 한 '젊은 기술자'가 개설하러 왔었는데.. 그 남자는 무뚝뚝한 걸 떠나서 다소 불친절하고, 고객의 의견은 제대로 경청하지 않은 채 자기 기분대로 모든 걸 처리할려고 하며,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뭔가 '고자세'스러운 건방짐을 내비치던 사람이었다. 서비스 받으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 느낌을 안겨 주었던... 

그런데다, 그 사람은 실력도 없었는지 그 이후(개설 후 본격적인 번호 이동이 이뤄진 뒤) 전화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며칠 후 AS 센터에 연락해서 '다른 기술자'가 왔는데, 그 사람 말에 의하면 맨 처음에 개설하러 온 기술자가 약간의 착오를 일으켜서 작업을 잘못 했다고 한다.

그 일로 두번 째로 방문한 그 기술자는 고객을 편안하게 해주는 서비스맨이었으며, 그 사람과는 커뮤니케이션도 유연하게 잘 되어서 무사히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기타 등등의 문의 사항과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굉장히 친절하게 응해 주었다. 이번에도 역시, 상대적으로 '더
실력 있는 기술자'가 무척 친절하기까지 했던 케이스~

영업 시간 넘겨서 미안해 : 사례 3)꽁한 기술자 & 끝까지 친절한 기술자

가장 최근에 한 '컴퓨터 수리'에서도 그 비슷한 상황을 또 체험하게 되었다. 고장난 본체를 들고 저녁 시간에 갔는데, 기술자 A 아저씨가 '문제 해결'을 못하고 끙끙거리는 바람에 계속 시간이 지체되어 문 닫을 시간을 넘겨 버렸다. 그 뒤 기술자 B 아저씨가 투입되어서 무사히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었다.

헌데.. 보다 실력 있어 보였던 B 아저씨는 많이 무뚝뚝했던 A 아저씨에 비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고객(의뢰인)'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나 배려가 좋아 보였고, 약간의 유머 감각도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동일한 소재로 다른 사람과 의사 소통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한동안 '고장난 컴퓨터'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이 안되어서 지루하고 경직된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그 B 아저씨의 등장으로 결정적인 '문제 해결'을 하고 '긴 시간의 기다림'을 유연하게 넘길 수 있었다. 처음엔 의욕을 갖고 컴퓨터를 손 보던 A 아저씨는 영업 시간을 넘긴 탓인지 계속 죽상을 하고 있었는데, 한 편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또 한 편으론 '돈 받고 일하는 전문가면 당연히 문제 해결을 해야 하고, 그게 늦어진 건 본인이 실력 없는 탓이지 싶은데..'란 생각에 기분이 묘해졌다.

난 분명히 오늘 안에 빨리 고쳐서 써야 된다고 미리 얘기했고, 그 A 아저씨도 수긍했었다. 하지만 원인 파악이 잘 안되었던 우리 집 컴퓨터 수리가 지체되어 '문 닫을 시간'을 넘긴 터라, 괜시리 내가 미안해지기도 하는 그런 야릇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면서 또 '기다리는 나도 지쳤지만 겉으론 그래두 좋게 좋게 웃으면서 별로 내색을 하지 않았는데, 저 아저씨는 왜 저리 표정이 굳어 있을까..? 다음부턴 이 집을 찾지 말아야 되겠다~' 싶은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어쩌면 A 아저씨 본인이 빨리 해결을 못해서 스스로 기분이 침체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B 아저씨의 경우엔 일행과 약속이 잡혀 있고(술 약속 같았음) 컴퓨터 수리가 늦어져서 자꾸 전화가 오는데도 끝까지 웃는 얼굴로 응대해 주었다. 사람 자체가 적당한 위트도 있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우연의 일치 or 신은 '친절한 서비스맨'에게 지혜와 문제 해결 능력을 허락하신다?

어쨌든 그 날 안에 컴퓨터에 관련한 문제는 잘 해결되었고, 그 A 아저씨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믿고 싶다. "수리비 얼마 드려요..?" 물어 봤더니, 그 A 아저씨 (표정은 더 받고 싶어하는 표정이었지만) 꽁해 보이면서도 '컴퓨터를 직접 들고 오고, 작업할 때 옆에서 거들어 주면서 열심히 증상을 설명해 준 성의'를 생각해서인지 투자한 시간에 비해 돈도 꽤 싸게 받았다. 결국 이 '원인 모를 증상의 컴퓨터 치료'에 있어, 영 안 풀릴 것 같던 문제를 해결한 건 '친절한 B 아저씨'이긴 했지만...

이런 건 아무래도, 개개인별 성향의 문제인 듯하다. 그런데 '문제 해결 능력'과 개개인이 가진 '기질 or 성향'에 어떤 류의 상관 관계라도 있는 것일까..? 최근에 내가 겪은 3가지 사례들을 살펴 봤을 때 '보다 성격 좋고, 고객에게 친절하고, 밝은 사람(기술자)'들이 번번히 실력도 더 뛰어나고 '문제 해결'을 잘했던 걸 보면 말이다..(이건 그냥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우리가 잘 모르는 비물질 세계 안에서의 어떠한 법칙과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 타고난 성격은 어쩔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류의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그런 직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온라인 상에서든, 오프라인 상에서든)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기본 심성이 온화한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 많이 배워서 or 친절해서 절대 남 주는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한테 친절하게 대하면, 그만큼 본인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