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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부터 열심히 챙겨봤던 수목 드라마 <추노>의 마지막회(24회)를 보구서 뭔가 착잡한 기분이 들면서.. 극이 끝난 직후, 늦게 먹은 저녁이 내내 소화가 안되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시작되기 6개월 여 전(작년)부터 무척 오랫동안 기다려 온 드라마였는데, 결과적으로 기대치에 훨씬 못미친 느낌이다. '비극미'의 절정으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비장한 결말도 아니고.. 마지막 순간까지 딱히 감정 이입되는 등장 인물(특정한 캐릭터)도 없었던 데다가, 그런 류의 결말에서 또 '희망'을 찾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고.. 그렇다고, 일상이 피곤한 이들의 가려운 데를 팍팍 긁어준 이야기 같지도 않고...

<추노>에서 그나마 괜찮았던 점은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연기자들이 꽤 있었고.. 중간 중간 늘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그냥 보기에 나쁘지는 않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드라마'였다는 점- '전체적인 그림을 취합해서 보면 좀 글쎄?스럽지만, 그래두 중간에 흥미롭게 느껴지는 대사들도 어느 정도 있었다'는 점 정도이다.

주요 인물들 중, 그나마 제일 '정상' 같은 주인공은 태평양 오지랖의 이대길?

드라마 <추노>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펼쳐놓기만 하고 마무리는 못한 무수한 설정들은 차치하고서라도,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통찰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대놓고 안겨 줬다는 점이다. 이 드라마에서 인물을 풀어가는 방식은 '이것 저것 본 거는 많아서 여기저기서 멋져 보이는 설정(or 황당무계한 만화같은 설정)을 많이 갖다 넣기는 했는데, 그 안에 나오는 주요 캐릭터에 관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유기적인 연결 관계 차원에서 말이 되게끔 제대로 그려졌다거나, 그들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게 잘 되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솔직히.. 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억지로 짜 맞춰보면, 그나마 대길(장혁)이란 캐릭터가 제일 정상적인 범주의 사람 같다. 어쨌든 이 애는 '사랑에 미쳐서~'라고 생각해 버리면 되니까...(어차피 '사랑'은 일종의 '병'과 같은 것이다.)


남자에겐 첫사랑이 꽤 오래 가는 편이고, 이 대길(장혁) 캐릭터는 무척 오랫동안 장가를 안 간 '싱글'로 지내왔으며, 10년 동안 '애증의 감정'으로 쫓던 언년이(이다해)란 여자의 결혼 소식을 접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그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그 10년 세월이 아까워서라도 '집착' 비스무레한 감정이 생길 수 있겠다 싶다. 대길이란 사람 자체가 정말 한 여자 밖에 모르는 '순정파'이거나 '외곬수' 스타일, 혹은 다른 인생의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자신이 무슨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양,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의 안위를 지키다가 죽고 싶어하는 사랑에 미친 남자애' 정도로 이해할 수는 있다.

수천 번 미안해 해도 모자랄 사람을 굳이 붙잡아다가 희생양 삼는 슈퍼 울트라급 파렴치 커플

문제는..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인간이 저래도 되나?' 싶게끔 엄청 뻔뻔하게 그려진 송태하(오지호)와 언년이=혜원(이다해) 캐릭터인데.. 아무리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고, 태평양 바다 같은 사고의 확장을 꾀해 봐도 별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인물이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그들을 이해해 보니, 궁극엔 '<추노> 작가는 어찌하여 주인공에 해당하는 저들 송태하와 언년이를 그렇게 아스트랄한 사고 방식의 인물들로 그렸을까~?'란 의문에 도달한다.(이 캐릭터들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그리고.. 중간 중간 흘러나온 대사들로 봐서 <추노> 작가는 드라마 <선덕 여왕>을 나름 챙겨봤을 뿐 아니라, 그 안에 나온 처절한 <덕만(이요원) 덕후인 비담(김남길)>캐릭터를 보면서 모종의 경쟁심(?)마저 느끼며 '내 반드시, 저 드라마에 나오는 비담이란 애보다 더 처절하고 배로 불쌍한 남자 캐릭터를 만들고야 말리라~'하며 극강의 <언년이(이다해) 덕후인 대길(장혁)> 캐릭터를 세상에 내어 놓았을 가능성 농후하다...류의 음모론까지 떠오른다.

그게 아니면, 대작 드라마의 제 1 주인공 남자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그려낼 하등의 이유가 없다. <추노>에서 대길이란 인물이 보여준 행로는 기본적인 이야기물, 드라마적 문법에 맞지도 않고.. 그렇다고, 창작물의 하나로서 별로 새롭다거나 멋있지도 않다. 그런 설정 자체가, 주제 의식을 잘 살리는 효과적인 장치같아 보이지도 않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써먹지도 못하고, 앞뒤 연결도 안되는 과한 설정을 굳이 사용한 이유는?

결말부에 대길(장혁)과 언년이(이다해)의 관계가 결국 그런 식으로 매듭 지어질 것 같았으면 <대길과 언년이에 관한 10년 전 설정>을 지금과는 다르게 갔었어야 하지 않을까..?(언년이 오빠 큰놈이가 대길 가족을 집단 살해씩이나 하고, 집에 싸르지고, 대길이까지 죽이려 했던 엄청난 설정 아니라.. 그냥 대길이랑 언년이가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애틋하게 많이 사랑했는데, 어쩔 수 없이 헤어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길이 그녀랑 헤어진 이후에도 여자 쪽을 계속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던 다른 사정이 있었던 정도로~ 원래 설정보다는 훨씬 소프트하게 말이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봐선, 이 극에서 애초에 묘사된 '대길-언년의 과거 사연'이 향후 스토리에 전혀 쓰일 일도 없었으면서 '불필요하게 오버스럽기만 했던 설정' 같다. '대길과의 과거 상황에 대한 지나친 그 설정' 때문에, 현재 펼쳐진 이야기 내에서의 언년이 캐릭터가 이해 안되는 수준으로 너무 망가져 버리기도 했다. 이건 '유기적인 인과 관계'를 보여줘야 할 창작된 이야기물의 '앞뒤 설정'에 대한 계산 착오다-

그 남자의 원맨쇼~ : 너는 눈부시지만, 보는 이들은 눈물겹다

또한.. 결말에 태하(오지호)-언년이(이다해) 부부를 위해 싸우다가 죽은 대길(장혁) 캐릭터의 죽음이 그나마 '숭고한 희생'이 되려면, 그 중간(언년이가 송태하와 결합하기 전)에 대길과 여주인공 언년이가 뭔가 나눈 게 있었거나, '서로 사랑하지만 이룰 수 없는 안타까운 관계' or 기타 등등의 그럴듯한 매개체가 플러스로 존재해 줬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없는 상태.. 즉 10년 후에 결국 언년이(이다해)를 찾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고, 이미 매인 몸이라 과거의 정인인 대길에겐 별다른 미련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이며, 과거 사연에 대해 크게 미안한 기색도 없는 상태(언년이의 내 머릿 속 지우개?-정상적인 범주의 사람 같으면, 그 앞에서 남편이랑 같이 그렇게 당당하게 행동 못할 것이다. 죄인처럼 행동하지..)라면 굳이 '꾸며진 이야기물'인 이 극을 통해 대길(장혁)이란 캐릭터가 그 부부의 안전을 위해 내내 수고로움을 감수하다가 대신 죽어주는 희생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관계의 법칙'에 의거하면 그건 어쩐지 오버스런 설정 같으며, 별로 숭고한 희생이라거나 아름다운 사랑으로 팍 와닿지는 않는 개죽음 or 허무한 죽음, 형평성에 어긋나는 기분 나쁜 희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미 옛사람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네들끼리 정 붙이며 잘 살고 있는 남의 가정, 남의 부부 사이에 뻘쭘하게 끼어 뒷치닥거리 하는 메인 남자 주인공은 멋져 보이는 게 아니라, 오지랖이 태평양처럼 넓어 보이거나 비루해 보일 따름이다. 하나의 '캐릭터'로서 그럴듯해 보이거나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고, 주인공 치곤 only 처량맞아 보이고 기분 나쁠 정도로 불쌍하기만 한...

극의 '주체'가 집착하는 '대상'이 그럴듯해 보이지 않으니, 그 모든 행위가 그저 허무할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추노>의 메인 남자 주인공인 대길(장혁) 캐릭터를 '조건 없이 한 여자에게 모든 걸 바치는 순정파 남자'로 그리고 싶었다면 그 상대녀인 메인 여주인공(이다해) 캐릭터를 엄청 공 들여 묘사해서 모든 시청자들로 하여금 '저 여자는 과연.. 순정파 주인공 대길이의 지극한 사랑을 받을 만한 대단한 여자다~'란 인식을 팍팍 심어줘야 되는데, 이 드라마는 전혀 그러하질 못했다. 하해와 같은 대길의 사랑을 담기엔 무척 뻘쭘할 정도로, 언년이란 그릇을 너무 작게 묘사해 버렸다고나 할까-

오히려 '이미 시집가 버린 저 여주인공은 더이상 이 남자 주인공에게 별다른 미련도 없는 것 같은데다, 과거의 <그 엄청난 일을 겪고 신분 하락>한 옛정인에 대해 미안해 하는 기색 별로 없이 그 앞에서 새신랑이랑 너무 당당하게 행동하는 뻔뻔하기까지 한 여자인데.. 이 남자 주인공은 그런 인간미 없는 여자가 뭐가 그리 좋다고 저 난리 부르스일까..?' 식의 깝깝함을 안겨줄 정도로, 드라마 <추노>에선 '메인 남자 주인공이 순정을 다 바치는 메인 여주인공 캐릭터'를 별로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한 것이다. 거기다, 분량 면에서도 별로 주인공스럽지 않았다.(극이 절정에 다다른 마지막회 전날인 <추노> 23회에서도, 이 여주인공 언년이 캐릭터는 드라마 시작한 지 50분이 다 되어서 잠깐 나왔을 정도로...)

사정이 그러하다면, 이 남자 주인공 대길(장혁)에게 오매불망하는 서브 여주인공 캐릭터라도 제대로 그럴듯하게 묘사해서 '그래두 저런 여자의 사랑이라도 받았으니, 저 남자의 마지막 가는 길이 허무하진 않겠군~'이란 정서를 안겨주면 또 모를까.. 이 극의 서브 여주인공인 설화(김하은) 캐릭터 역시 별다른 힘을 못쓰는 '철딱서니 없이 징징거리기만 했던 어린애' 캐릭터였는데다, 과거의 행적이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향 자체가 대길(장혁) 보다는 왕손이(김지석)같은 인물이랑 짝 맞춰주면 완전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엉뚱발랄 귀여운 감초 캐릭터에 가까웠다.

순정파 덕후들의 세상~ : 비담보다 더 깝깝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다 간 '언년이 덕후 대길'

이래저래.. 드라마 <추노>에서, 10년 넘게 한 여인에게 올인하며 가슴앓이 해 온 그 시절로서는 '노총각'이자 '언년이 덕후'인 대길 캐릭터는 <선덕 여왕>에서의 오리 출신 '덕만 덕후'였던 비담 짝퉁에 가까운 인물이다. 비담(김남길)은 그래두 막판에 덕만(이요원)이랑 혼사 직전까지 갔고, 포옹하면서 사랑 확인이라도 하고, 죽을 때도 그 사랑을 확인하면서 죽고, 둘이 비슷한 시기에 저 세상 갔지만.. 또 10년 동안 사랑하는 그 사람이랑 같이 파트너 이뤄서 즐겁게 일했고, 높은 벼슬에 올라 꽤 오랜 기간 동안 큰 권세도 누리다 갔지만, <추노>의 대길(장혁)은 이 극의 전체 스토리를 통해 단 한 번도 사람 사는 것처럼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 캐릭터이다.

같은 드라마 내에서도.. 송태하(오지호)란 인물이 자식도 낳아보고 무려 2번이나 장가 갈 동안, 소시 적부터 오로지 언년이만을 바라본 이대길(장혁)은 장가 1번도 못 가보고 결국 '오매불망 하던 사람이 다른 남자의 여인이 되어 그를 챙기는 씁쓸한 모습'만 실컷 바라보다가 이젠 더이상 자신의 삶과 상관없는 그 커플을 위해 개죽음 당하다니... 이대길 삶에서의 '과거'엔 부리던 노비가 일으킨 '살인 사건'으로 부모 죽고, 집안 쫄딱 망하고, 신분 하락하고, 10년 째 옛날 연인을 그리워하며 발바닥에 땀 나도록 전국을 떠도는 불안정한 삶을 살아야 했다. <추노> 24회에서, 대길이 죽기 직전의 마지막 순간엔 '눈이 안 보이는 장애인 노릇'까지 하며 그 처절함에 화룡점정을 찍어 주시니.. 창작자가 무슨 억화 심정으로 자기 드라마 제 1 주인공 캐릭터에다가 이런 엄청난 만행을 저지른 것일까..?

모종의 음모론 : 극단으로 치달은 그 드라마 인물보다 더 처절한 캐릭터를 만들고야 말리라?

극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잘 살리는 일과는 무관하게, 필요 이상으로 대길 캐릭터에게 저런 과한 설정을 해 버리니.. <추노> 작가가 일전에 끝난 드라마 <선덕 여왕> 속에서 그 쪽 창작자의 냉소적 시선을 잔뜩 받았던 불쌍한 남자 비담(김남길) 캐릭터를 보고 무한 자극 받아서 "내 조만간.. 비담보다 더 불쌍한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꼭 탄생시키고야 말리라~" 다짐한 뒤 "뭐, 이런 거~?" 하면서 '비담보다 한 5배는 더 처절하고 불쌍해 뵈는 작금의 대길(장혁)이란 인물'을 세상에 내어 놓았을 가능성 농후하다는 음모론이 자꾸만 떠오른다는 거다. ;;

이 음모론이 맞다면, 결과적으로 <추노> 작가는 성공한 셈이다.(당신이 짱 드시오~) but, 이 드라마 속의 '대길'이란 캐릭터.. 인간적으로 너무 안습이었다. ;; 어린 시절.. 슬프다기 보다는 내용 자체가 너무 깝깝해서 짜증 내며 읽었던 비극적 결말의 동화가 <인어 공주>였는데, 드라마 <추노>에 나오는 '대길'이란 캐릭터는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 속 '아리엘'보다 더 큰 깝깝함을 안겨준 인물이었다.

동화 <인어 공주>에서도 왕자의 목숨을 구해준 건 인어 아리엘이었는데.. 곰은 재주가 부리고, '남의 공을 가로채서 그 이득을 취한 채 아리엘이 오매불망 하던 왕자를 채어간 것은 이웃 나라 공주'였다. 서로 사랑 안해도 좋으니, 최소한 극이 끝날 때까지 '인어 공주가 자기 생명의 은인~'이란 사실만이라도 왕자가 알아주길 바랐건만.. 결국 '극 중 인물이 알아야 할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 은폐되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 '아리엘'은 왕자가 알아주지도 않고 꼬아진 이야기가 제대로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저 혼자 계속 허무한 삽질하다가, 마지막에 그 왕자를 위해 희생하면서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렸다.

'실컷 꼬아놓기만 하고 풀지 않는 답답한 삶을 구경하는 것'에 과연 어떠한 미덕이 있을까-

그래서, 다 읽고 난 뒤 '절절한 비극미를 통해 후련함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카타르시스'나 '진정한 의미의 눈물 나는 슬픔'을 느끼기 보다는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나도 모를 '짜증스러움'이 마구마구 올라온 그 어린 날의 동화가 바로 <인어 공주>였는데, 드라마 <추노>의 결말은 어째 그 이야기보다 한 수 더 뜨면서 '보다 큰 짜증과 깝깝함'을 유발하는 것 같다.

어차피 '작위적으로 꾸며진 이야기'는 작위적으로 잘 풀기 나름인 것인데.. 개인적으론 '짜증날 정도로 깝깝하고 속 터지는 삶'이어서 보는 이의 스트레스를 마구마구 유발하는 저런 류의 캐릭터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다른 드라마에서 다시 볼까 두려운 캐릭터이다. 극을 다 보고 나서 여운이 남는 감동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좋았던 기분이 우울해지면서 있던 입맛도 떨어져 버리니...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지 모를 이 대길 역할'을 그동안 열심히 연기해 준 장혁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대망> 이후로 본격적인 두 번째 사극이었던 것 같은데, 별로 존재감 없어 보였던 그 때보다는 이번 드라마 <추노>를 통해 '연기자'로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posted by 사용자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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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언제나처럼 정독했습니다. 타라님은 갑갑하고 짜증날 만큼, 오히려 대길이라는 캐릭터에 많이 몰입하셨던 듯 싶네요..^^ 그 사랑을 받는 대상 언년이가 그럴만한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 확실히 동의합니다.
    음... 그런데 그와 상관없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대길이란 사내의 사랑은 더 크게 묘사되었던 것도 같습니다. 선덕여왕과 같은, 진실과 지혜와 미모를 겸비한 완벽한 여인이라면 남자로서 그녀를 연모하는 것이 당연하다 싶지요. 미실 정도의 카리스마를 지녔다 하면, 설원랑을 비롯한 온갖 사내들이 그녀에게 사로잡혔다 해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사실 예쁘장한 얼굴 하나 빼면 뭐 별볼일도 없는 언년이는... 그닥 잘난 것도 없는 보통 여자거든요. 그런 보통 여자한테, 이해가 안될 정도로 일방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대길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절절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가져본 적 없고 사랑받아 본 적 없어서, 비담보다 훨씬 더 비극적인 캐릭터지요.
    너무 지독해서, 답답한 적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것마저 카타르시스로 승화(?)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엔 그랬어요..ㅎㅎ

    2010.03.26 16:23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와.. 정말 타라님에게서 많이 배웁니다. '최고의 의견나누기'가 아닐까 싶어요 ㅎㅎ 시각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그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거부감도 없이,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며 충분히 공감대까지 형성할 수 있는, 그런 의견나누기요. 정말 좋습니다^^

      2010.03.26 18:09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타라

      저같은 경우엔..
      창작을 하는 '작가' 정도면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 안에
      나오는 인물들의 삶을 두루 관장하는 사람이니, 일종의
      '운명의 신'과도 같은 위치에 서서 그 속의 인물들을
      두루두루 잘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느 정도 선에선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했구요..
      사람들은 살면서 그 누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고,
      그런 '좋았다 나빴다~' 패턴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꾸며진 이야기물인 극 안에 나오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A, B, C, D, E, F, G....등등의 인물이 나온다면,
      그들 모두에게 '돌아가면서 한 번씩 숨통 틔워주는 타이밍이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골고루~

      그런데 이 극의 스토리 안에 나오는 '대길'이란 캐릭터를 보면
      전혀 그렇지가 못하고, 작가분이 얘(이 애)를 몰아치기만 했죠..
      먼 과거에서부터 현재의 상황까지 쭉~~ 말이죠. 이 극에 나오는
      다른 캐릭터들을 보면 결코 저렇진 않은데, 한 캐릭터만 유난히
      그러한 경향이 강했어요.. 역으로 말하면, 그 자체가 이미 너무
      작위적인 설정인 거죠~

      나름대로 대우주의 법칙 안에서 살아가는 실질적인 인간의 삶을
      잘 들여다 보면 '항상 그렇기만 하고, 항상 저렇기만 한 사람'은
      잘 없거든요..? 그래서.. 나름의 재미는 있었지만, 이 드라마가
      '인간들의 관계'를 풀어내는 대목 등등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이 좀 부족한 드라마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그리고 제가 말한 대길이 연모의 대상인 '언년이' 대목은
      극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캐릭터적인 차원'에서
      말한 것이었어요.. '극 중 인물의 입장'에서야, 대길이가 언년이를
      좋아하는 게 너무나 개연성 있고 설득력 있지요~ 얼굴이 예쁜데다가,
      첫사랑이잖아요~ 남자들은 대체로 시각에 약한 동물이고, 대길 본인의
      캐릭터적인 특수성도 있으니, 그거 하나면 좋아할 이유 충분합니다..

      다만.. '작품을 감상하는 시청자들'은 대길이 본인이 아닌데다
      이건 '극 안의 인물이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극 밖의 사람들이
      감상하는 이야기물'이니, 당연히 극 밖에서의 사람(제 3자)들이
      <캐릭터적>으로 이 여주인공이 사랑 받을 만한 인물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인물 묘사'를 제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또, 이들은 극을 이끌어 가는 주요 캐릭터들이기도 하니 더더욱
      섬세하게 묘사해야 정상인 거죠..(헌데, 그렇질 못했으니...)

      이 드라마에서 대길 장혁의 연기나 분위긴 마음에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 캐릭터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꼈다거나
      깊이 감정 이입했다고 보기에도 뭣한 상황입니다.. ㅠㅜ

      본문에서도 밝혔듯이, 전 이런 식으로 깝깝한(?) 캐릭터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제 취향의 캐릭터는 아닌 듯해요..

      다만.. 한 사람만 유독 가혹한 상황으로 몰아대는
      그런 식의 극 전개 방식에 제가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전 기본적으로, 그게 신이든 사람이든 모든 사물의
      '형식'은 다 다를지라도 '실질'적으로 그것에 대해
      공평한 자세를 취하는 이들이 바람직하게 느껴지거든요~
      꾸며진 상황을 만들어 내는 대목에서야 말할 것도 없지요..
      ('공평한 자세'를 견지하기가 훨씬 더 쉬울테니 말이에요~)

      그리고.. 드라마 속의 인물이건, 현실 속의 실제 인물이건
      그 누구라도 큰 대의를 논하기 이전에 먼저 이뤄야 할 것이
      소소한 일상에서 사람으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인간적인 도리'라
      생각합니다.. 자기 주변 사람들에 대해 자잘한 것 하나 못지키면서
      거창한 대의를 말하는 사람들 말은 별로 설득력 없게 느껴지더군요..
      이 극에선 그런 대목도 좀 어긋난 부분이 있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가봐요.. ^^;

      2010.03.28 15:50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타라

      저두 이런 거 너무 좋아해요~ 굳이 나랑 의견이 똑같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통해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저 사람은
      저러한 논리에서 그리 생각하는구나..'란 다양한 생각을 접하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고, 다른 사람들이 펼쳐놓은 생각 속에서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뒤늦게 캐치하게 될 때도 있거든요..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대단한 사고력을 가진 분들이 꽤 많이
      계신 듯 합니다.. 빛무리님 역시 그러하시죠~ ^^; 제가 오히려
      다른 분들께 많이 배우곤 합니다..

      그래두 개개인별로 뚜렷한 자기만의 주관이나 줏대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 와중에 타인들이 지닌 다른 의견도 유연하게
      잘 받아들이면서 때론 긴 대화도 나누고.. 이런 거 좋더라구요~ ^^

      2010.03.28 15:55 신고
  2.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s://dreamsso.tistory.com BlogIcon Dream Sso

    '사랑에 미친애'인 대길은 참 멋진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장혁의 연기도 멋있었구요.

    2010.03.26 23:00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타라

      저는.. 자신이 쓴 드라마 내에서 '사랑'에 대해
      너무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는 드라마 작가도 별로고
      온통 '사랑' 타령만 하는 작가도 별로 마음에 안들지만,
      어쨌든 이 극 속에선, 그거 하나 부여잡고 장혁이 '연기'로
      다 살렸지요.. 제대로 '사랑'에 미쳐 주셨구요~ ^^;

      2010.03.28 16:00 신고
  3.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s://jamja.tistory.com BlogIcon 웅크린 감자

    '추노' 장혁의 연기를 보면 '여명의 눈동자'의 최재성이 떠오릅니다. 최재성은 생애 '여명의 눈동자'에서 최고의 연기라 할 수 있는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타고 말았죠. 원래 꼭대기에 다다르면 내려올 일만 남는 법이죠. '대길'을 자신의 분신화하여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친만큼 장혁도 내려올일만 남은 셈이긴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천천히 내려오길 바랍니다. '대길'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찾기 보다는 '대길'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찾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어쨌든 전 '추노'보다 '아이리스'가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ㅎㅎ

    2010.03.28 10:07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타라

      장혁보다 더 높은 꼭대기에 오른 배우들도 많던데..
      그럼, 그 사람들도 이젠 내려올 일만 남았겠군요..
      (과거에, 반짝였다가 조용해진 무수한 톱 배우들에
      관련한 패턴을 관찰해 보면.. 그런 사례들이 많기는
      하더군요..) 거 참, 인생이란 게 참 허망한 측면이
      있어요. 그쵸..? ㅠ

      이번에 장혁이 한 '대길'이란 인물이 캐릭터적으로
      엄청 강렬하긴 했었지요~ 드라마 자체도 대중적으로
      꽤 성공한 편이구요.. 다음에 할 캐릭터가 부담으로
      다가올 확률이 크긴 합니다..

      그래두 장혁은 조그마한 TV 브라운관 안에 담기기엔
      부담 없을 정도의 키와 꽤 괜찮은 마스크 & 캐릭터와
      일치되는 몰입도를 보여주는 배우인데다 아직 젊으니,
      너무 요란하지 않으면서 길게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 정우성이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생긴 건 정우성씨가 더 현란(?)하고 수려하게 생겼지만,
      저는 장혁씨 마스크 쪽이 좀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면서
      배우 느낌이 짙게 다가오더군요..

      저같은 경우엔 <아이리스>나 <추노> 모두 조금씩 실망한 면이
      있는 드라마였는데, 뭐니뭐니 해도 <여명의 눈동자>가 최고지요~
      여명의 눈동자 >>>>>>>>>>>>>>>>>>> 아이리스 or 추노.. ^^;

      2010.03.28 16:05 신고
  4.  Addr  Edit/Del  Reply 희망을봤다고

    전 오히려 들마추노가 현실(우리나라 역사)에서느끼는 절망감 비애와 다른 카타르시스,희망을 줬다고생각했어여.전작 한성별곡는 달리..업복이와 좌상 그분 조선비의 최후,두주먹불끈쥔 반짝이 아버지의 모습...과 대길과 태하의 엔딩이 비슷한 구도가 아닐까..하구여.
    추노가 사극인만큼 시대적배경,극중 등장인물과 역사적인물간에 차이가있지만 과거 공(덕),과(죄업)에 따라 죄값을 받거나(그분 좌상 조선비) 보답을 받거나(태하).선한일로 과거(추노)를갚은자는 무서운인과라할지라도 능히 단절할수있어 마치 구름사이에 나온 달처럼 세상을 비출것이다(추노에선 태양이긴한데-대길)/현실속에선 그렇지못하죠.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망하고 친일매국민족반역행위를하면 3대가흥하는게 울나라현실이고,전두*천수를누리며 그핏줄들까지 흥하고있으니말이죠,그에비해 고 노무*대통령님같은분들은 참담한 최후를 맞으셔야하는..이건 제 관점이니/현실과는 달리 각인물엔딩을 내줘서 오히려 인간의도리 세상이치..가 바로서는걸 들마를 통해서 대리만족을하게되더라구여.자승자박,인과응보,자업자득,결자해지,업보-인과/공덕..10년전 대길-언년을살린보답(태하)을 태하-혜원이 10년후받고..나라와백성을위하고 불행한개인사를얻은과거와달리 정반대의엔딩,과거사랑하는정인을지키지못하고 세상을 냉소하고 쌓은 업을..스스로씻고 정인을살리고 숭고함으로 승화시킨..전이렇게봤는데.여주캐릭은옛정인에게지닌 죄스러움을 이제평생안고가겠고..

    2010.04.04 13:48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타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 그런데, 제가
      업복이와 혁명에 관한 얘기를 썼다가 못 올렸는데..
      저같은 경우엔 업복이가 좌상 죽일 때, 그 상황에서
      한 4~5번은 도망갈 수 있었음에도 '나 죽여줍쇼~'하고
      가만히 멍 때리고 있던 좌상의 그 설정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었어요~(안 좋은 쪽으로다가..)

      그 때, 악인이 응징을 받은 것에 대한 시원함 보다는
      '뭐야 저거? 말이 안되잖아~'가 더 크게 다가왔던지라..
      그 설정 자체가 굉장히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 돼서 무척
      당황스러웠어요..(비록 꾸며진 극이라 할지라도, 특정한
      문법에 의해 쓰여지는 '드라마' 내에서도 <극적인 논리>는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는 법이거든요~)

      해당 장면에서 '저 사람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황당하게
      '멍 때리고 있던 좌상 대감'의 인상이 허걱~스러울 정도로
      너무나 강해서, 상대적으로 '업복이의 최후'에 관한 얘기가
      제 기억 속에서 묻혀 버렸다는...

      그래서 별로 카타르시스나 시원스러움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에잇, 저건 드라마니까~ 저 장면 설정 자체를 '일부러'
      극강 <작위적>으로 꾸며서 좌상 대감이 저런 말도 안되는 장면에서
      일개 노비의 손에 허무하게 죽은 거지만, 저 비슷한 상황이 실제로
      있다면 택도 없는 소리지~'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다가오더군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마음이 더 깝깝해졌구요.. 그런
      황당한 설정을 통해, <추노>란 드라마 자체도 '진정성 넘치는
      묵직한 수준의 드라마'라기 보다는, 기존에 봤던 '가벼운 설정의
      황당무계한 만화 수준'으로 그 가치가 떨어지는 듯 느껴지더라구요..

      다른 예로, <여명의 눈동자> 같은 묵직한 드라마에선 절대 그런 류의
      말 안되는 황당무계한 설정을 사용하지 않죠~ 그래서 더 감동적인 거고,
      그 진정성 넘치는 드라마적 가치 때문에 <여명의 눈동자가>가 걸작으로
      평가받는 거구요..


      업복이의 경우처럼 '하늘의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막강 권력의
      좌상 대감 하나 죽이는 게 그렇게 간단하고, 자기 동료를 죽인
      원수(노비당 그분) 하나 죽이는 것 쯤은 참 쉽죠잉~' 수준이라면
      세상에 억울한 사람 하나도 없게요..?

      하지만 그 때의 설정은 있는 작위성, 없는 작위성 다 갖다붙여서
      그런 것이고.. 현실적으로 논리적으론, 업복이같은 노비가 궁궐에
      단신으로 쳐들어가 '좌상이나 노비당 그분 앞까지 30보' 가기 전에
      이미 상황 종료되었을 거라 봅니다~ ;; (좌상이나 노비당 그 분이
      죽기 전에 업복이가 먼저 다이하는...)

      게다가, 당시 업복이가 들고 간 총들이 무슨 최신식 쌍권총도 아니고,
      구석기 시대 수준의 화승총 가지고 그런 대단한 업적(?)을 보여주는데
      그 황당무계한 설정에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ㅠ

      궁궐 수비 그렇게 허술하고, 좌상에 대한 경호 상황 그렇게
      허술하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심히 떨어지는 설정인 거지요..

      무엇보다.. 드라마 <추노>에는 <시간 계산> 안 맞는 장면들이 꽤
      있어요~ 제가 그거 쓸려다가 '이미 다 끝난 드라마인데 뭣하러~?'
      싶어서 안 썼는데, 이 드라마에 '논리적으로 허술한 대목'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허술한 설정들이 중간 중간 꽤 알차게 박혀 있죠-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 구조를 가진 '드라마'도 촘촘한 설계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건축물처럼, 일정한 과학적 논리 안에서 구축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감동, 카타르시스는 해당 극이 그런 '극적인 논리' 안에서 충분히
      말이 되게~ 촘촘하게 잘 쓰여지고, 우리 사는 '현실에서의 인간 관계'에
      대입해 봐서 그 관계들이 '그럴 듯하다' 싶게 잘 부합했을 때 느껴지는 거라
      생각해요.. 저같은 경우엔 그렇던데요..? 헌데, 이 드라마는 '좌상의 최후'에
      관한 설정도 그렇고.. '대길-언년-태하'의 오랜 관계에 관한 설정도 그렇고..
      그 전후 관계나 해법에 있어, 뭔가 허술한 구석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자잘한 설정들에서 걸림돌이 되는 구석이 많이 눈에 띄어서 그런지, 이 극에서
      말하는 그 대의나 희망 같은 게 별로 대의스럽거나 희망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수학 방정식 같은 거 풀 때에도, 괄호 안에 있는 것부터 해결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등.. 그 해법에 있어서 엄연히 <순서>라는 게 있고, 큰 일을 하는 이들에게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란 말이 있듯이,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원래 자기 주변에 있는
      자잘한 것부터 잘 다스린 뒤에 큰 걸 도모해야 하는 법이고, 그게 우리 사는 <세상의
      이치>인 거죠..

      드라마 <추노>엔 자잘한 설정부터가 허술하게 다뤄진 부분이 참 많은데, 그것을
      해결 안하고 뭔가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니까, 전 그게 굉장히 <모순>으로
      다가와서.. 별로 진정성 어린 희망이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태하 같은 경우엔, 과거에(병자호란 때) 대길을 구해줄려는 의도가 있었다기 보다는
      어쩌다 하나 얻어걸린 것처럼, 구해준 누군가가 대길이었던 거고.. 비교적 최근 에피에서
      태하가 보여준 행동은 황당하기 그지없지요.. 왠지 생각이 짧은 사람 같더라구요~ 그래서
      악역이 아님에도, 막판엔 태하가 본의 아닌 악역 or 찌질남으로 전락했지요..

      여주인공인 언년이 캐릭터는 더 큰 피해자이구요.. 이미 혼인한 두 부부 사이에, 그 일방의
      옛정인이자 아직까지 그 사람을 제 목숨처럼 사랑하는 다른 이성이 끼어있다.. 그랬을 때,
      당사자들 중 한 사람인 송태하나 언년이는 대길에게 그런 행동을 하면 안되는 거라 봅니다..
      헌데.. 이 드라마 <추노>에선 극 후반부 들어서서 그들에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행동을
      많이 던져주고 그걸 연기자들에게 연기하라 하는데, 전 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사람 심리가.. 극 중 9개의 악을 저지른 캐릭터가 마지막에 멋진 행동 1개 행해 보이면,
      그 하나를 더 크게 기억하고, 악을 전혀 저지르지 않거나 8~9개를 잘한 사람이 마지막에
      찌질한 행동 하나를 보이면 그 하나를 더 크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그런 사람 심리가 '다수 대중들이 그 드라마에 대해 가지는 (일종의) 정서'로 둔갑하지요~
      이 극에서 태하나 언년이는 '악인'하고는 전혀 거리가 먼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막판에 그들에게 이상한 설정을 던져줘서 캐릭터를 한 방에 훅 가게 만들어 버리더라구요..

      그들(극 안의 그 캐릭터)이 진짜 뭘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뻔뻔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막판의 언년이나 태하는 대길이란 남자를 끼운 그 '인간 관계'에 있어서
      일개 나이 어린 대학생들도 안할 '무척 생각이 짧은 행동'을 많이 선보이더군요..


      행동 하나 하나에서 이미 상식적인 수준으론 납득하기 힘든 패턴을 선보이는 캐릭터들을
      두고 '오랜 업이 어쩌고 저쩌고, 희망이 어쩌고 저쩌고'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너무
      무의미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 드라마 결말(중반부 이후의 스토리)을 다
      보구 나서 찜찜해 하는 이유구요..

      그래서.. 수많은 시청자들은 <추노>란 드라마를 보구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별로 사회에
      해악을 끼칠 만한 죄를 저지르지 않은 태하나 언년이'를 <더 재수없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한 평생 살아도 저지를까 말까 한 '엄청난 죄를 저지른 철웅' 같은 인물을
      나름 <멋진 캐릭터 or 불쌍한 사람, 인상적인 캐릭터>로 기억하고 있지요.. 철웅이 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착하게 산 대길이는 처절하게 살다가 죽고, 철웅이 같은 파렴치범은 끝까지
      살아 남았구요..(철웅은 아마, 그 부인의 신뢰와 사랑도 끝까지 받는 인물이 되겠지요..)

      사정이 이러한데, 드라마 <추노>가 과연 제대로 된 인과응보와 자승자박을 그렸다 말할 수
      있을까요..? 전 좀 회의가 드네요..

      '나름대로 바르게 살아온(or 크게 나쁜 짓은 저지르지 않은) 캐릭터'는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게 만들고, 도저히 해서는 안될 나쁜 짓을 막 저지른 '민폐 작렬의 살인귀 캐릭터'는
      멋지게 느껴지도록 만든 <추노>라는 드라마가 대중들의 '정서' 차원에서 별로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지도 않구요...(사람은 그 누구도, 일방적으로 타인의 목숨을 거둬 갈 권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추노> 속의 황철웅은 그런 짓을 굉장히 많이 일삼았었지요..
      그 자체가 '진짜 민폐'구요~ 드라마 <추노>는 '잔혹무도하기 짝이 없는 민폐 캐릭터는
      조용히 묻히고, (대중들로 하여금) 하나 하나 따져보면 그닥 사회적 해악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는 선량한 인물들을 더 나쁘다 느껴지게끔 만든 요상한 드라마'라 생각해요..)


      찾아보면, 이것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잘 쓰여진 이야기물들 많지요.. 인간에 대한 통찰
      제대로 이뤄지고, 극적인 논리 안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촘촘하게 잘 쓰여진 드라마에
      비하면 <추노>란 드라마는 별로 할 말 없습니다..(다들, 귀찮아서 시시콜콜 말을 안해서
      그렇지, 요즘 일반 대중의 눈이 그리 낮지 않습니다~ 저 나름대로 본 게 많아서이기도 하고,
      일반 시청자들 중에 수준 높은 사람들 은근히 많아요..) 무수한 수의 대중들 상대로 그 정도
      허술한 설정 선보인 거면, 이 극이 괜찮은 드라마였다고 떳떳하게 말하기도 좀 그렇지요..

      몇몇 연기자들은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드라마 <추노> 속에 종종 나왔던
      말도 안되는 설정들로 인해 피해 입은 연기자들은 다음 번엔 타 드라마들에서
      더 괜찮은 캐릭터 만나게 되기를 바라구요.. 이 극을 만든 제작자들도 분발해서,
      추후엔 논리적으로 별 하자 없는 더 괜찮은 작품 만들기를 바랍니다...


      P.S : 제가 진짜진짜 중요한 걸 빠뜨렸네요.. 아직 안 죽어봐서 모르겠지만,
      저는.. '사람이 죽으면 그걸로 끝인 게 아니라, 살아서의 죄업에 대해 반드시
      심판 받는다'고 생각해요~ 살아서 다른 사람들 핍박하고 나쁜 짓 많이 한 놈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죄가를 치루게 될 거에요.. 사람들이 믿는 '대표적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에서도 그걸 빠뜨리지 않고 말하고 있잖아요.. 인간들이 죽은 뒤인
      사후 세계를 빼먹지 않고 논하고 있지요..

      요즘 사람들이 무척 잘 나가는 이들에 대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전생에 독립 운동했거나 제 한몸 바쳐 나라 구하다가 죽은 이들은
      반드시 다음 세상에 좋게 태어났거나, 죽어서 좋은 곳에 갔을 거라 믿습니다~ ^^;
      그렇게 좋게 태어난 사람도 '당대의 삶'에선 '전생'에서와 달리 죄를 많이 저지르면
      그것에 대한 심판도 따로 받게 되구요..

      사람이 한 평생 살다가 죽으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는 건, 굳이 '종교' 뿐 아니라
      많은 '학문'들에서도 그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사후 세계까지는
      다루지 않는 '꾸며진 극(작위적인 이야기물들)'에선, 어차피 특정한 작가가 나서서
      작위적으로 그 스토리를 다루는 것이니 '해당 극 내에서 심판할 거 하고, 결자해지
      제대로 하고 끝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랬을 때, '저울 달아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죄를 저지른 캐릭터'를 미화하거나,
      대중이 선역보다 악인 캐릭터에 더 큰 호감을 갖게끔 만들면 곤란하다 생각합니다..
      불특정한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창작을 하는 이들이 그런 식으로 혹세무민 하는 것도
      무거운 업에 해당하는 것이지요..(작가들이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서,
      그런(대중의 호/불호에 영향을 끼치는) 게 가능해요~ 창작자도 일종의 마법사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특정한 극의 특정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중요하다 하는 거구요..)

      그것이 특히, 소설이나 영화같은 류의 장르가 아닌.. 보다 수용자층의 범위가 크고
      무분별한 어린 친구들도 접할 수 있는 빈도가 높으며, 대중들을 향한 파급력이 엄청난
      'TV 드라마'에서라면 더더욱 그렇죠.. 저렇게 갈 거 아니면, 논리적으로 최강 촘촘함을
      자랑하며 (극적인 논리 하에서의 진정성이 제대로 담보된 상태에서) 최대한 '현실성을
      반영'하는 식으로 리얼하게 가든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2010.04.04 20:37 신고
  5.  Addr  Edit/Del  Reply 제생각에

    여명의 눈동자는 철저히 현실을 반영한 (울나라 근현대사..여옥은 조국/대치는 북,하림은 남.스즈끼형사 .친일형사에서 친미한국경찰)들마라면..추노는 현실과 판타지가 적절히 섞였다고 봤어여.
    /////////////////////////////////
    죄송합니다.아랫부분 모두 삭제했어여;;

    2010.05.19 16:13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타라

      네, 어떤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 님의 의견을 듣고 보니,
      갑자기 그런 생각도 드네요.. 업복이 같은 인간이 몇 백 년 정도
      늦게 태어났었어야 돼~' 싶은...

      아, 그런데.. 그가 좌상 대감을 죽이는 장면이 보다 시간 계산 맞고
      디테일하게 잘 그려졌다면, 제가 까스 활명수 마시는 기분을 제대로
      만끽했을텐데.. 그런 점에서 좀 아쉽긴 합니다.. ㅠ

      2010.04.04 23:03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