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뭔가 '버닝할 대상'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요즘엔 독일어권 뮤지컬 <엘리자베트> 음악에 새삼 버닝 중인데, 이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Die Schatten Werden Langer(그림자는 길어지고)'는 들어도 들어도 별로 질리지가 않는다.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는 1992년에 초연된 이후, 멤버도 바뀌고 무대 구성도 변형되어서 공연되는 등 여러 버전이 존재하는데.. 음반도 종류별로 여러 가지가 있다.

 
극 중 죽음(토트) 캐릭터와 엘리자베트 아들인 루돌프가 함께 부르는 이 그림자송 'Die Schatten Werden Langer' 같은 경우엔 1992년 빈 캐스트 음반에선 '우베 크뢰거(Uwe Kroger) 토트'와 '안드레아스 비버(Andreas Bieber) 루돌프'가 함께 불렀고, 2001년 에쎈 캐스트 음반에선 '우베 크뢰거(Uwe Kroger) 토트'와 '예스퍼 튀덴(Jesper Tyden)의 루돌프'가 함께 노래했다. 편곡도 좀 다르다.

<엘리자베트> 1992년 음반에서의 'Die Schatten Werden Langer'는 약간 속 터지는(?) 느린 버전으로 녹음되었는데, 2001년 음반의 'Die Schatten Werden Langer'는 그보다 조금 빠른 느낌(보통 빠르기)으로 편곡되었다.(이 노래.. 약간 빠른 느낌으로 편곡된 그림자송 'Die Schatten Werden Langer' 듣다가, 막상 느린 92' 버전 들으면 정말 속 터진다~ ;;) 개인적으로 '우베 크뢰거의 토트'와 '예스퍼 튀덴의 루돌프'가 함께 부른 'Die Schatten Werden Langer' 쪽이 더 마음에 든다.


우베(토트) & 예스퍼(루돌프) - Die Schatten Werden Langer(짧은 버전)

독일어로 불리워지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Elisabeth)>에서 가장 중독성 강한 노래인 이 그림자송 'Die Schatten Werden Langer'는 독일어권 내에서도 워낙에 여러 배우들(토트 역, 루돌프 역)이 거쳐갔다. 그 외 일본 다카라즈카 버전도 있고, 헝가리 버전도 있는 듯하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실존 인물인 '엘리자베트 황후(19세기 합스부르크 황가,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마누라)'를 소재로 한 뮤지컬로, 대략적인 스토리는 그녀의 실제 삶과 비슷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은 결말에 가서 엘리자베트에게 진정한 안식을 주는 '죽음(Tod)'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뮤지컬 <엘리자베트>에서, 실제 역사에는 나오지 않고 이 작품을 통해 새로이 창조된 '죽음(토트)' 역은 꽤 독특한 캐릭터이다. 이 뮤지컬 자체는 오스트리아 뮤지컬이지만,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오스트리아 공연에서의 '죽음' 보다는 일본 다카라즈카판 '죽음' 캐릭터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친 오스트리아(독일어권) '죽음(토트)'은 머리도 짧고, 전반적인 비주얼 자체가 너무 '현대 버전'인지라.. 시대물 좋아하는 나로선, 일단 '시각적인 차원'에서 크나큰 삘은 오지 않는다. all 언니들 버전인 일본 다카라즈카판의 '아트적인 분장 & 긴 머리 스타일의 죽음(토트) 캐릭터'가 훨씬 내 취향에 가까운...


'화(花)조, 월(月)조, 설(雪)조, 성(星)조, 주(宙)조' 등 5개의 그룹에서 각각 공연한 <엘리자베트> 다카라즈카 공연은 같은 작품의 DVD만 해도 5개가 넘는다. 사람들마다 취향은 조금 다른데, 개인적으로 다카라즈카판 <엘리자베트>에서 단순히 '죽음(토트)' 캐릭터만을 기준으로 하자면 2002년과 2007년 배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노래를 아무리 잘 불러도, 일단 <비주얼>에서 그 캐릭터에 대한 '씽크로율'이 좋지 않으면 별로 땡겨하지 않는 개인적인 기준 때문인 듯하다..

그런 걸 떠나서라도 <종합 예술>인 '뮤지컬' 장르에선 <미술>적인 부분, 즉 눈에 보여지는 '시각적인 부분'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 같은 경우엔, '엘리자베트'를 홀리는 '죽음(토트)' 캐릭터는 섹시하고 신비롭고 특유의 범접할 수 없는 강렬한 포스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엔 '분장'의 힘도 약간 필요한 것 같다. <엘리자베트> 공연 오스트리아 버전 배우들은 이상하게 '분장을 별로 안한 듯한 분위기'이다. 조금 더 몽환적이고, 낭만적이면서 아련하고, 기괴하면서 강렬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였다면 좋았을텐데...

어쨌든 이 뮤지컬의 탄생이 독일어권의 오스트리아 <엘리자베트>이고 모든 이 작품의 곡들은 거기서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니, 원 버전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원 버전에서 재창조된 다른 파생 버전의 '청출어람' 분위기를 목격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