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or 본심 잡담 2009.09.18 15:47

어제는 갑자기 모든 게 시큰둥해졌다. 한 편으론 행복한 일도 있었으면서, 또 한 편으론 야릇한 스트레스들이 나를 짓눌러 왔다. 늘 그래왔듯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읽을 만한 꺼리(글)들을 찾아 돌아다녀 봤으나, 별로 흥미가 가는 글도 없었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부터 쭉 스토킹(?)해 오던, 보석 같은 글들로 일용할 양식을 제공해 준 많은 블로거들이 있었는데, 개중엔 활발하게 블로깅 하다가 갑자기 잠적해버린 이들도 있다.

굳이 그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요즘엔 블로그 하다가 갑자기 뜸~해지는 이들도 많고.. 나날이 신선한 분위기의 뉴 페이스(새로 둥지를 튼 블로거)들로 세대 교체도 많이 되고 하는 분위기이다. 그 와중에, 내가 4~5년 전부터 접해왔던 블로그들 중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보면 꽤나 반가운 느낌-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풍경은 언제나 흥미롭다. 뭔가 씁쓸한 것도 있고, 재미난 것도 있고...

그동안 나에게 꽤 많은 희로애락을 안겨 주었던 블로그, 내 블로그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예전에도 종종 하던 고민이었지만, 며칠 전부터 유난히 요 녀석이 신경 쓰인다. 내가 애초에 이걸 시작한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었는데, 나는 과연 그 목적에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끌고 가고 있는 것인지..?

어느 시기이든 유행이라는 것은 있는 법이지만, 난 그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을 온전히 따라서 흘러가기 보다는 내 나름대로의 신념이랄까 방식을 고수하자는 주의인데, 그런 융통성 없는(?)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 꽤 오랜 기간 동안의 생각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곳이 앞으로는 무엇으로 채워져,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다.

사실 난.. 그동안 이 공간을 온전히, 100% 내가 원하는 쪽으로만 끌고 오지는 않은 것 같다. 몇 가지 계획과 목적, 개인적으로 중요시하는 가치.. 이런 것들이 다양하게 결합되어, 뭔가 타협적(?)인 방향으로 흘러온 느낌이다. 맨 처음에 내가 '블로그'란 공간을 통해 받은 느낌은 뭐였는지, 이걸 꾸려 나가겠다고 생각한 동기는 무엇이었는지.. 문득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람이 줏대 있게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예전에 어떤 이가 한 말이 생각난다. 블로그(Blog)는 원래 '말 많고 생각 많은 족속들'이 운영하는 거라 했던... 나 역시 뭔가 얘기하고 싶고, 기록해 두고 싶고, 표현하고 싶어 죽겠는 것들이 많아서 이런 공간을 택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것의 장점은 '소재와 분량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가끔은 이 공간이 자유롭되 자유롭지 않은 공간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개인의 공간이되, 온전히 개인만의 공간이 아닌 점도 있고 말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본질'은 잊지 말아야 되겠단 생각이다. 최초에 내가 '블로그(Blog)'란 공간을 통해 받은 느낌은 뭐였는지, 그것의 가장 큰 매력이라 여겼던 게 어떤 요소였는지.. '초심'의 두 글자와 더불어, 다시 한 번 그것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