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라이센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창 공연 중인데, 이번 공연에서 새로운 '그랭구아르'(역의 배우)가 합류한 듯하다. '그랭구와르(Gringoire)' 캐릭터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에서도 꽤 비중이 있는 인물이었으며,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 버전에선 원래의 비중에다가 극을 이끌어 가는 '화자'로서의 임무까지 부여하였다. 이 뮤지컬 오리지널 공연에서의 그랭구와르는 캐나다 출신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였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원조 그랭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 DVD 속 초연 배우 브루노 뻴띠에는 가창력 뛰어나고, 배우로서의 존재감이나 무대 장악력도 출중하며, 연기력도 굉장한 배우였는데, 이젠 이 공연에서 은퇴했고 나이가 있어서 더 이상 이 역을 연기할 수 없겠지만 그 이후에 줄줄이 감상했던 '그랭구와르'가 이 브루노의 그랭구와르에 훨씬 못 미쳤기에 아직까진 나에게 '전설의 그랭'으로 남아 있다.


최근,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라이센스 공연에 '그랭구와르' 역으로 전동석이라는 신인 배우가 투입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역을 연기했던 박성환이 '페뷔스' 역으로 빠지고, 이 배우가 '그랭구아르' 역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전동석 그랭이 20대 초반의 나이라고 들었는데, 외모가 완전 샤방샤방하다~ 분장 지운 인터뷰 사진 보니까 굉장히 풋풋하고 잘생긴 배우였다.


꽃보다 그랭? : 청초하고 풋풋한 꽃그랭의 시대가 찾아왔어~

이제껏 이 뮤지컬을 거쳐 간 한국어 버전 남자 배우들 중에서 전동석 그랭이 비주얼이 가장 뛰어난 것 같다.(여자 얼짱은 에스메랄다를 연기하는 문혜원~) 이 뮤지컬에서 '그랭구와르' 역은 배우 개개인의 역량에 관계없이, 워낙에 역할 자체가 좋기 때문에 다른 배역에 비해 인기 끌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다. (역할 상) 에스메랄다의 남자들 중 가장 멀쩡(?)하게 그녀와 잘 어울리고 잠깐 동안의 러브 라인까지 형성하는 '페뷔스' 역도 물론 인기 있을 수 있겠지만 극 안에서의 비중이 너무 적은 관계로, 역할 자체는 '비중도 크면서 멋진 넘버들 죄다 포진되어 있는 그랭구와르' 역이 훨씬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안 그래도 역할 자체도 좋은 편인데, 이번엔 외모까지 샤뱡샤방한 20대 초반의 꽃그랭(전동석)을 투입하다니- 이건 분명 낚시질임에 틀림 없다. 나이 어린 관객들.. 그리고 '모성 본능 자극하는 꽃미남'을 사랑하는 누나팬, 이모팬들을 포섭하기 위한...

허나, 난 낚이지 않았다. ;; 새로 합류한 꽃그랭, 전동석의 그랭구와르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중요한 건 '이제 스토리 다 알고, 배우들 동선도 다 알고, 그 안에 나오는 넘버들도 꽤 많이 들어서 빠싹하게 다 알고 있는 이 뮤지컬' 자체에 더 이상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올해 초)에 이 뮤지컬을 보고 왔는데, 나도 모르게 좀 지루한 분위기를 느꼈다. 워낙에 무대 세트 자체가 단조롭고, 배우들 의상도 매우 심플하며, 빅토르 위고의 원작 <노트르담 드 파리>에 비해서 스토리도 대폭 축소된 뮤지컬이어서 그런 듯하다.

커튼콜 영상을 보니, 노래 스타일이나 음색 자체는 전혀 내 취향이 아니지만 이번에 '그랭구와르' 역으로 새로 합류한 전동석 그랭의 가창력 자체는 꽤 좋아 보였다. 일단, 가장 풋풋하고 잘생긴 꽃그랭이니 이 역할로 나름 인기 끌지 않을까 싶기도...

현란한 빛의 향연 : 같은 색이라도,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이 작품에 나오는 '음악적 미덕(노래)'을 즐길 것 같으면, 진짜 각 넘버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게끔 역할들이 적재적소에 환상적으로 배치된 팀은 이 뮤지컬의 프랑스 초연 멤버 팀이니 그들이 나온 DVD나 CD를 감상하면 되고.. 이 극의 '미술'적 차원이라 할 수 있는 전반적인 무대의 색채감 역시 DVD에 나온 프랑스 팀 공연 쪽이 훨씬 부담이 적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이다. 2005~2006년의 내한 공연 때는 색감 조절(색의 농도 조절)에 좀 실패한 듯하고, 그 이후에 만들어진 라이센스 <노트르담 드 파리> 역시 무대 전체 색상의 채도나 밝기 조절이 뭔가 잘못된 듯한 분위기이다.

보통.. 한 뮤지컬을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 조그마한 화면의 영상으로 보는 것은 천지 차이이기 때문에, 단순히 한 공연을 보고 와서 그 '천지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내가 직접 보고 온 게 최고에요~'라고 말해 버리면 곤란하다. 어떤 것이든 '비교'는 <동일한 조건>에서 해야 한다. (클로즈 업 된 화면이 아니어서) 세부적인 것 하나하나 제대로 다 볼 수 없고 소리가 쿵쿵 울리는 공연장에선 무척 놀라워 보였던 것도, 막상 그걸 영상으로 찍어 와서 보면 이런 저런 단점들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콰지모도 역으로 가루(Garou)가 참여한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초연 팀의 공연(1998년 버전)이 왜 훌륭한가 하면, 조그마한 DVD 영상으로 감상해도 극 전반적으로 꽤 괜찮은 퀄러티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배우들이 참여한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 실황(콰지모도-윤형렬/에스메랄다-바다/프롤로-서범석/그랭구와르-박은태/클로팽-이정열/페뷔스-김성민/플뢰르 드 리스-김정현 참여..)의 경우엔 예전에 TV 프로그램에서도 해준 적 있고, 일전에 공연 관련한 모 사이트에 가니까 인터넷 서비스도 해 주고 있어서 몇 번 본 적 있는데, 공연장에선 그럭저럭 봐줄 만 했던 한국팀 공연을 막상 조그마한 영상으로 보니 이런 저런 단점들이 장난 아니게 눈에 띄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색감'이 영 아니올시다~였는데...

방송을 통해 공연 실황을 보여 준 한국어 버전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은 지나치게 원색적인 분위기도 있고, 전반적인 극의 색감 자체(조명 부분)가 참 촌스러웠다. 몇 달 전에 같은 제작진이 참여한 중국 뮤지컬 <디에>를 방송에서 해 준 적 있는데, 그 뮤지컬의 경우엔 조그마한 영상으로 봐도 화면 때깔이 은은하면서 참 세련되어 보였던 반면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판은 왜 막상 영상으로 보면 무대 자체가 그리 촌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김수용 : '노래'만 열심히 부르는 게 아닌, '연기'도 할 줄 아는 그랭구와르?


더 이상 예전처럼 크게 땡기진 않지만, 이 공연과 관련하여 내가 최근 들어 새록새록 관심이 생기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김수용이 연기하는 그랭구와르이다. 김수용 그랭 역시 노래 스타일 자체는 진짜 내 취향이 아니다. 허나, 이 배우의 '연기력'이 너무나 뛰어나다는 얘기를 벌써 작년 말부터 듣고 있기에 말이다.


이 작품은 송 쓰루 뮤지컬인데다 그랭구와르 역은 노래 비중이 크니까 당연히 가창력도 좋아야 되겠지만, 그 이전에 뮤지컬 배우도 일단 '배우'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연기력>이 좋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 DVD를 통해 맨 처음으로 접하게 된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의 그랭구와르는 '가창력'에 더하여 '연기력'도 뛰어나서 참 좋았었다.

그런데.. 공연장에서 처음으로 직접 본 2005~2006년 내한 공연 때의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의 그랭구와르는 가창력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지만(이 배우.. 불어 발음도 좀 이상하고, 동선이 큰 장면의 노래에선 호흡도 많이 짧은 편이었으며, 가끔 가다 고음부에서 삑사리도 냈었던..) 무엇보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실망이 컸다. 잘생긴 건 좋지만, 리샤르의 그랭구와르는 극을 이끌어 가는 '화자'로서의 존재감도 없었고 극 내내 세밀한 감성 연기 보다는 순진한 표정으로 멍 때리는 연기만을 보여 주어서 많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공연에서 이제껏 가장 집중적으로 밀어 주었던 박은태의 그랭구와르 역시 노래는 그럭저럭 깔끔하게 부르지만, 결코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는 아니다.(최근 들어선, 은태 그랭의 목 상태가 좀 좋지 않다는 안타까운 소문도 들린다..) 그런데, 김수용의 그랭구와르는 다른 건 몰라도 '연기력' 하나는 끝내 준다는 후기를 한 두 번 본 게 아니어서.. 요즘 들어서 은근히 그가 연기하는 그랭구와르가 궁금해진다.(김수용은 TV 연기자, 그것두 '아역 연기자' 출신이니 어찌 보면 그가 '연기'를 잘 하는 게 당연한 일일지도...)

이야기를 시로 다 : 투쟁의 이야기가 펼쳐지면 격렬한 전사가 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면 비련의 주인공이 되는 '시인'의 감성


이 작품 안에 나오는 '그랭구와르'는 일단 글을 쓰는 '시인'.. 즉 세상의 온갖 사물과 사연을 접한 뒤 만 가지 상상으로 창작을 해 내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인지라, 그만큼 이 캐릭터 개인이 지닌 '감성'적인 부분이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에 비해 유난히 두드러져야 하는 인물이다. 또한, "이 이야길 들려주려 해~"의 대사에도 나오듯 그랭구와르는 이 작품 속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화자이기도 하다.

당연히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rales)'처럼 한 시대를 열어가는 역사의 증인으로서 서곡을 노래 부를 때에는 이 작품의 '단독 이야깃꾼'으로서 온 관객의 눈과 귀를 바로 자신에게 주목시키며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는 리더십, 무대 장악력, 화자로서의 존재감이 있어야 하고.. '해방(Liberes)'이나 '노트르담 습격(L'attaque de Notre-Dame)'에서처럼 이방인 세력들 편 들어줄 때에는 소리 높여 최선을 다해 그들이 내는 소리에 조력자처럼 한 목소리 더해줘야 하며, 거기엔 강렬한 흡인력이 있어줘야 한다.


그리고 '달(Lune)' 장면에서처럼 콰지모도의 이룰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할 때에는 시인인 그 자신이 최대한 거기에 '감정 이입'한 뒤, 본인이 바로 콰지모도가 되어 짐승같은 절규로 그 달에게 호소해 줘야만 한다. 작품 안에 존재하기도 하고, 작품 밖에서 극을 이끌어 가기도 하면서 '각 인물들의 사연에 따라 가장 감정 변화가 심한 시인 그랭구와르'는 그럴려면 당연히 '연기력'이 뛰어나야 되는 역할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초연 DVD에 나오는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의 경우엔, 가창력도 뛰어나지만 그런 식의.. '작품의 화자 & 감성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음유 시인'으로서의 시시각각 변하는 '각 사연에 대한 감정선'을 훌륭한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잘 전달해 준 배우였기에, 그만큼 이 그랭구와르 캐릭터에 대한 삘이나 몰입도가 좋았었다.

영상을 넘어, 현장에서 가장 큰 감흥을 주는 무대 : 클로팽과 댄서들~


하지만 그 이후에 쏟아져 나온 그랭구와르들은 그런 '디테일한 대목에서의 연기'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에서 '김수용의 그랭구와르'는 일단 새로운 차원의 그랭이고 무엇보다 제대로 '연기'를 할 줄 아는 그랭이라고 하니, 이 배우가 연기하는 그 캐릭터가 조금은 궁금해진다. 한 번쯤은 다시 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어서 다시 볼 수 없었던 '문종원의 클로팽'과 더불어...

곡에 잘 매치되는 음색의 특징과 캐릭터적인 완성도 면에서라면 'DVD'에 나오는 프랑스 초연 배우들이 훨씬 훌륭한 편이기에, 이 뮤지컬의 새로운 멤버들에 대해 큰 기대는 없는 편이다.(공연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매리트가 없는 편..) 거기다 전반적인 이야기나 무대 때깔 면에서 더 이상 새로울 건 없는데다 몇몇 장면들은 지루하기까지 한 이 뮤지컬을 '공연장'에서 직접 봤을 때, 그나마 오감이 가장 크게 반응하는 장면은 '클로팽과 무리들(댄서들)'의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한국 클로팽들 중에서 문종원 클로팽의 무대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가창력은 다들 도찐개찐이지만
(프랑스 클로팽들도 가창력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은 편이다. 한국 클로팽도, 프랑스 클로팽도 고음부에선 다들 한 번씩 삑사리~) 무엇보다 이 종원 클로팽이 뿜어내는 '에너지'랄까, 왠지 모르게 강렬한 그 느낌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클로팽의 무대는 '클로팽'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반드시 이방인 무리들, 즉 이 뮤지컬에 나오는 열 댓명 되는 '댄서들'과 함께 해야지만 그 멋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조금은 진부한~ : 21세기에 바라보는 '19세기에 나온 15세기 사람들 이야기'

요즘 들어, 브루노의 그랭구와르처럼 '연기'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그랭이라는 점에서 '김수용의 그랭구와르'가 부쩍 궁금해지고 있으며 '문종원의 클로팽'이 강렬 레이저를 쏴 주는 그의 떼씬도 조금 그리워진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더 이상 이 뮤지컬을 다시 보고싶단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이미 다 아는 스토리.. 그것두 너무 잘 아는 스토리인데다,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가 작곡한 <노트르담 드 파리>의 곡들은 처음엔 듣기 좋았지만 한 몇 년 들으니까 슬슬 질린다는 느낌도 있기에 그런 것 같다.


세부적인 스토리나 무대 세트, 하다 못해 배우들 의상이라도 좀 달라진다면 좋을텐데.. 다른 나라 뮤지컬을 우리 나라에서 라이센스 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경우, 보통은 우리 나라 정서에 맞게 좀 변형해서 무대에 올리던데 프랑스 뮤지컬은 왜 프랑스 애들이 했던 걸 그대로 따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로미오 앤 줄리엣>도, <돈 주앙>도, 또 <노트르담 드 파리>도 말이다..


너무 똑같으니까 재미가 없다. '같은 내용, 같은 의상, 비슷한 캐릭터, 같은 무대 세트'로 이뤄진 공연을 자꾸 본다는 건 사람을 좀 질리게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프랑스 팀은 더이상 내한 안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우리 나라에선 쭉 한국 배우로 구성된 공연이 이어질텐데, 이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도 '리메이크 버전'을 만들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간절히 들기도 한다.


아님, 원작과는 스토리를 전혀 다르게 한 <삼총사> 라이센스 공연의 경우처럼 스토리를 확 갈아엎든가..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잘 갈아엎으면 '청출어람'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여주인공 캐릭터가 너무나 단조로운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세기에 발표된 이야기이고, 지금은 그로부터 두 세기나 지나버린 21세기이다. 요즘 사람들, 그 이후로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성격의 무수한 이야기물을 접한 터라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5년 째 같은 의상, 같은 세트, 똑같은 편곡, 단조로운 캐릭터, 이미 다 아는 스토리..
프랑스 버전 복사판에 다름 아닌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공연에 식상함을 느끼다

<노트르담 드 파리> 같은 작품도 요즘 사람들 기호에 맞게 '각색'만 잘 하면, 원래의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흥미진진하면서 끝내주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충분히 나올 수 있을텐데.. 각 등장 인물의 '캐릭터
(인물 성격)'도 지금처럼 다소 밋밋한 캐릭터보다 훨씬 입체감 있게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떠나서 뤽 플라몽동이 그것을 각색해서 만든 이 뮤지컬이 만들어진 게 벌써 또 11년 전(1998년)의 일이다. 그러한 관계로, 이야기 구조나 캐릭터가 약간 쌍팔년도스러운 감이 있다.

기본적으로 뽑아져 나온 작품 자체는 꽤 좋은 편이지만, 프랑스 버전의 복사판에 다름 아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라이센스 공연에선 더 이상의 미덕이나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같은 이야기라도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 나오면 어떨까..?' 싶은 이런 저런 아쉬운 생각이 든다. 곡의 배치를 다르게 한다거나, 새로운 노래를 추가하거나, 편곡을 좀 다르게 하거나, 인물의 의상을 바꿔 본다든가, 무대 세트를 색다르게 활용해 보는 등등.. 허나, 이것은 나의 바람일 뿐~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프랑스 뮤지컬을 우리 나라에서 라이센스 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땐 프랑스 버전이랑 똑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말이다..

해외에서 종종 발견되는 '프랑스 뮤지컬'에 대한 리메이크, 한국은 안되는 이유가 뭘까?


그/런/데~ 똑같은 '프랑스 뮤지컬'이건만 헝가리에서 무대에 올린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라이센스 공연의 경우엔 대략적인 인물 관계나 세부적인 스토리, 무대 세트, 배우들 의상, 캐릭터 성격을 죄다 갈아 치웠던데..(각색만 잘 하면, 나름 바람직한 현상이라 사료된다.) 또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졌을 땐 작품 해석이나 노래 편곡 같은 게 조금 달랐던 걸로 알고 있다. 이건 도대체 어찌 된 연유인지 모르겠다. 같은 작품 가져다 쓰는 것인데, 누구는 고쳐도 되고 누구는 고쳐서 무대에 올리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지..?

프랑스 뮤지컬을 우리 나라에서 라이센스 버전으로 무대에 올릴 때에도 한국의 정서에 맞게, 또 이제는 '이야기물을 바라보는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21세기형 관객'의 기호에 맞게끔 작품 자체를 재창조(각색)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도 많겠지만, 이미 볼 만큼 봤고 거기에서 더 이상의 흥미와 새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내 입장에선, 요즘 들어 뭔가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리메이크 버전의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싶단 생각이 간절하게 든다.. 


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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