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2009년 내한 공연 캐스트-로미오,줄리엣

타라 2009. 2. 17. 09:12
Romeo and Juliette(2009년 내한 공연)] Sejong Center of Seoul-French Cast ]

 


로미오-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
 


줄리엣
-조이 에스뗄(Joy Esther)

Romeo(로미오)-다미앙 사르그 : * 2001' 원년 멤버(주연 배우) *
2001년 프랑스에서 있었던 공연을 촬영하여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 DVD에 나오고, 2007년 내한 공연 때도 왔었던 그 때 그 로미오~ (국내에서) 항간에 이 로미오가 안 생겼다고 하는 얘기가 종종 있던데, 결코 안 생긴(?) 배우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꽤나 입체적이고 조각스런 마스크와 은근히 꽃스러운 데가 있는 배우이며, 이 배우의 가장 큰 장점은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만든 이 뮤지컬에서의 '로미오' 넘버에 가장 어울리는 음색을 지닌데다, 현재로선 그의 곡들을 탁월하게 잘 살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배우에 해당한다는 점-(같은 곡인데도, 이 뮤지컬에서의 로미오 넘버들을 다른 로미오 역의 배우들이 부르면 그 특유의 느낌이 전혀 안 살아나는 기 현상이~)

그래서 작곡가 제라르가 '다미앙 사르그는 5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훌륭한 로미오..' 어쩌고의 말을 했다고 하던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같은 뮤지컬에서의 '지저스(예수)' 역이라면 몰라도 '로미오' 역을 50세 넘어서까지 하긴 좀 힘들 것 같고, 삼십 줄에 '로미오' 역에서 적당히 은퇴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이 뮤지컬에서의 '로미오' 넘버들을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가 '로미오' 역을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기에, 한국에서의 한정된 기회인 이번 내한 공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뮤지컬이 만들어진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처음 캐스팅되었을 당시의 19세 청년 모습에서 이제 서른을 코앞에 두고 점점 아저씨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듯한 '다미앙-로미오'의 모습을 보니 대략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긴 머리 로미오 추종자인지라, 갈수록 짧아지고 점점 훌러덩해지는 듯한 로미오의 최근 헤어 스타일이 썩 맘에 들진 않는다. 긴 머리 여성이 남자들 뿐 아니라 여자들의 로망이기도 한 것처럼, 남자들 역시 어느 정도 휘날리는 머리칼이 있어야 그만큼 더 로맨틱하게 느껴진달까-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Romeo et Juliette)>을 공연하기 위해 지금 한국에 와 있는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의 뮤지컬 데뷔작은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현재 한국 라이센스팀이 결성되어 한국어 버전으로 전국 투어 중인 뮤지컬인데, 다미앙 사르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1998년 원년 멤버로서 17세의 나이에 그 작품에 발탁되어 '그랭구와르'와 '페뷔스' 더블 캐스트로 활약한 바 있다.


작곡가 제라르가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서 '페뷔스' 노래를 부르는 다미앙 사르그를 보구서, 자신이 찾던 로미오의 음색이라 여겨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에 캐스팅했다는 얘기도 있다. (역시, 어색한 한국어 번역 "이 고통~ 괴로워~"보다 오리지널 언어인 불어로 듣는 "데쉬레(Dechire)~"가 좋을 뿐이고.. 예전의 긴 머리 로미오가 그리워질 뿐이고...)


Juliette(줄리엣)-조이 에스뗄
<로미오 앤 줄리엣> 2007년 내한 공연 때 고음 처리 제대로 안되고 원래 노래 잘하는 로미오 실력까지 깎아 먹는다며 욕 왕창 얻어먹고 간 줄리엣인데, 이번에도 꿋꿋하게 또 내한했다. 공연하다가 둘이 눈 맞아서 연인 사이 된지 좀 됐는데, 이 여인네.. 질투가 좀 심한 편이다. 하다 하다, 배우인 다미앙 사르그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이 작품 팬이나 관객들에게까지 사정없이 질투의 눈빛을 날려대는 분위기-


그러한 연유로, 이 뮤지컬에서의 내한 공연 '줄리엣'인 조이 에스뗄(Joy Esther)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딱 눈 마주친 그 타이밍에 난 '사람을 마구마구 째려보는 매서운 눈빛의 조이'와 마주하게 되었고.. 곧바로, 그녀는 내게 '인상 험악한 무서운 줄리엣'으로 각인~ 아직까지도 '조이 에스뗄'이란 배우는 내겐 그저 성질 드럽고, 질투심 강하고, 험악한 인상의 줄리엣일 뿐이다. 오래 전 일인데.. 그 날 난,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정식 사인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 때는 마침 여유 시간도 좀 있고 해서 거기 참석하게 되었고, 순서를 기다려 사인 받은 뒤 다미앙 사르그와 반갑게 악수 나누고 짧은 인사 몇 마디 주고받은 것밖엔 없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 하여 다미앙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조이 쪽을 바라보니, 사정없이 째려보는 험상궂은 인상의 조이가 딱 거기에 있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곱씹어 봐도, 그 날 내가 조이 에스뗄에게 눈째림을 받을 만큼 그녀에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실수한 건 없었다. 오히려 비싼 공연을 보기 위해 피같은 돈을 지불해 가며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서 어려운 발걸음을 한 유료 '관객'인 내게, 무진장 경우 없고 예의 없는 행동을 한 건 그녀였을 뿐... '배우'나 '가수'는 일단 자신의 공연을 봐주는 관객(시/청자 or 소비자)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존재이다~ <소비자=왕>을 넘어서서 이젠 <소비자=신>에 해당하는 시대인데, 그 날의 조이 에스뗄의 행동은.. 돈을 지불하고 자기 공연을 보러온 소비자에 대한 그 무슨 개념 없는 행동이었을까~?

자신이 참여한 상품을 파는 대가로 돈을 벌어가는 '배우'로서, 또 '가수'로서의 조이 에스뗄의 기본 마인드가 심히 의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실력이라도 좋으면 또 모를까, 조이 에스뗄은 멤버들 중 가창력도 심히 별로인 구성원이었는데.. '톰 크루즈'같은 세계적인 스타도 대중들에게 무지 겸손하고 매너 좋게 대하던데, '조이 에스뗄'처럼 세계적으로 별로 이름 알려지지도 않은 무명의 뮤지컬 배우가 자기가 뭐라도 되는 양 그러한 거만을 떨며 무개념 행동을 보이니까, 좀 웃기단 생각도 들었다..)

태어나서 대놓고 그런 눈빛 받아본 건 처음이었는데(그렇게 안 살아봐서..;;) 사람 면전에다 대고 그런 엽기적인 행각을 선보인 조이 에스뗄(Joy Esther)이란 사람 자체가 되게 본데없는(예의 없는) 처자인가 보다 싶었다. 물론.. 다미앙 사르그랑 둘이 연인 관계여서 그런 걸로도 질투가 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가 아닌가..? 내가 엄한 데서 배우에게 들이댄 것도 아니고, 당당하게 대가를 치르고 비싼 공연을 본 관객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라고도 할 수 있는 <정식 사인회>에 참석해서, 평소 좋은 노래를 들려줘서 호감인 배우와 '인사 몇 마디' 하고 '악수' 나눈 것이 결코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그래봤자 다미앙 사르그는 그 날 잠깐 인사 나눈 내가 누군지 기억도 못할테고, 그저 스쳐지나간 수많은 관객 중 한 사람일 뿐이었을텐데, 조이 에스뗄은 뭐가 그리 불만스러워서 그다지도 험악한 인상을 지었을까..? 그 남자는 '자기 꺼다' 라는 걸 사정없이 티 내고 싶어서였을까, 아님.. 본인이 무진장 철딱서니 없고, 타인에 대한 예의나 개념은 쌈 싸먹었으며, 성질 드럽다는 걸 스스로 자랑하고 싶어서였을까~? 
(그 날.. 관련 CD를 통해 좋은 노래 들려주었던 '로미오'인 다미앙 사르그랑 그냥, 손 한 번 잡아봤다~ ;; 그리고 다미앙이 잘생긴 건 인정하지만, 딱히 내 취향의 남자나 이상형도 아닌데다 내가 크게 들이댄 것도 없었는데.. 그 날, 조이의 그 과민 반응은 너무나도 생뚱맞게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풍겨오는 느낌에서 사람이 되게 착해 보이고 살짝꿍 순박기가 남아있는 듯한 배우, 손이 되게 따뜻했던 그녀의 파트너 다미앙을 봐서 그냥 참기로 했지만...) 

처음엔 되게 당황스러웠는데, 여러 목격담이나 후기들에서 조이 에스뗄이 자신의 연인인 다미앙 사르그와 조금만 친한 척 하거나, 좋은 공연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전하거나, 호감을 표하는 관객들을 향해 대놓고 노려보는 눈빛을 시시때때로 날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좀 극악스럽긴 하지만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인가 보다 나름 이해를...(만약, 나중에 둘이 결혼이라도 하게 된다면 여자 쪽의 의부증이랄까, 남자에 대한 집착이 장난 아닐 것 같다. 최강의 '집착 캐릭터'~ 하필이면,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배우'를 업으로 삼은 남친을 둬서 스스로 인생을 그렇게 피곤하게 만들며 살까 싶은 측은지심 비스무레한 것도 생기는 느낌이다.)

배우로서 조이 에스뗄의 외모가 내 취향은 아니지만(개인적으로, 조이처럼 화려하게 생긴 스타일보다는 얼굴형과 이목구비가 예쁘면서도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는 참하고 단아한 스타일의 여성을 미인이라 생각한다~), 2007년이나 2009년에 내한한 (가창력 면에서 조이 에스뗄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언더나 더블 캐스트의 줄리엣보다는 그래두 조이 에스뗄의 줄리엣을 더 선호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캐릭터 자체가 원래 예쁜 여성에 속하는데, 한국에 온 줄리엣 역의 배우들 중에선 그래두 조이 에스뗄의 외모가 제일 나은데다 연기력도 크게 나쁘지 않고, 실제로 친근한 사이인 남주와의 호흡도 비교적 좋은 편이기에...

죄다 하얀 옷 입고 춤추는 '무도회 장면'에서 가면을 쓰고도 조이의 줄리엣은 나름 눈에 띄었는데, CF 모델도 해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비주얼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이 에스뗄이 여주인공 치고는 얼굴이 너무 넙데데해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지만... 실제로 본 그녀의 얼굴은 생각보다는 작아 보였으나(입체 화장을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대 위에서 왔다갔다 할 때 굉장히 튼실해 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남자 주인공에 비해 얼굴이 커 보이거나 넙데데하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현실 속의 연인들과는 전혀 관련 없는) '배우가 나와서 연기하는 무대극, 혹은 TV극'에서 신장이나 비율 면에서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 비해 커 보이게 되면 별로 '연인'으로서의 삘(feel)이 안오기에, 여주인공 쪽이 너무 크거나 넙데데한 그런 느낌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초연(2001년 DVD 영상) 때의 세실리아 카라 역시 꽤 통통한 편이었으나, 세실리아는 기본 체형 자체가 스몰 사이즈인데다 그 때의 그녀는 실제 10대의 나이였기에 그 통통함이 '젖살'이라 치부할 수 있고, 이젠 예전에 비해 살도 많이 빠진 상태이다. 하지만 기본 체형 자체가 미디엄 사이즈인데다, 실제 나이도 20세를 훌~쩍 넘긴 내한 여주인공의 그 튼실함을 '젖살'이라고 치기는 좀 곤란할 듯하다..

최근 이 뮤지컬과 관련하여 한국에 온 '줄리엣'들은 죄다 통통하던데, 줄리엣은 통통해야 귀여울 거라 판단해서 일부러 살을 찌운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쩐지 판단 미스 같다. 전반적으로 통통해서 귀여워 보이는 건 초연 때의 세실리아와 같은 10대의 나이 때이고, 과년한 나이의 여주인공이 겉보기에 평균 체중을 초과한 것처럼 너무 통통해 버리면, 그건 귀여워 보이는 게 아니라 자칫 '해산한지 얼마 안된 푸근한 분위기의 젊은 아줌마'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에... 이 뮤지컬의 남자 주인공이 마른 체형이어서 그런지, 내한한 줄리엣들이 조금만 더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다면 오히려 '커플 간 비주얼 궁합'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나 메인 '줄리엣'인 조이 에스뗄은 유난히 큰 이목구비 때문에 웃을 때 주름이 많이 잡히는데다, 최근엔 움푹 패인 볼의 보조개까지 주름으로 자리잡히고 있는 터라 그렇게까지 어려 보이는 마스크는 아닌데, 지금보다 살을 좀 빼야 진정한 '로미오' 파트너같아 보이지 않을런지...(쌍꺼풀이 진하고 눈이 큰 사람들의 경우엔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눈가 쪽 주름이 빨리 잡히고, 입가 쪽이 아닌 볼 중앙에 큰 보조개가 있을 경우 나이 들면서 그게 주름으로 자리 잡히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섭식의 영향인지,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에 비해 피부 노화가 빨리 오는 듯..) 조이 에스뗄은 이미지 자체가 다소 섹시하거나 강인해 보이는 인상이기도 한데, 나름 예쁜 얼굴이긴 하지만 조이 에스뗄은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이런 류의 '고전극' 보다는 '현대극'에 더 잘 어울릴 만한 마스크인 듯하다.

 <Romeo et Juliette> 새로운 줄리엣  조이 에스뗄(Joy Esther)

굳이 고전물을 해야겠다면, 조이 에스뗄의 경우는 순수한 절대 사랑의 '줄리엣' 보다는 '카르멘'이나 '에스메랄다'처럼 관능적이고 섹시한 집시 여인, 혹은 화려한 미모로 남성들을 파멸시키는 팜므 파탈 캐릭터에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이목구비가 아닐까~? 아마.. 본인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역할을 맡게 되었거나 자신의 음역대에 맞는 넘버들이 나오는 뮤지컬에 출연했다면, 관객들에게 많은 불만을 야기한 이 작품에서 보다는 '뮤지컬 배우'로서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로미오 앤 줄리엣> 이번 내한 공연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긴 했지만 여주인공의 '음색' 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는데, 특히나 2막 'Demain(내일)' 장면 마지막에서의 그 허스키 모드, 엄청나게 찢어지는 듯한 괴성으로 질러대는 조이-줄리엣의 'Non~~!!!'은 들을 때마다 너무 거북하고, 당황스럽고, 충격적이다. 비련의 여주인공 '줄리엣'이 안타깝게 절규하는 대목인데, 조이 에스뗄의 목소리로 표현되는 그 절규는 뭔가 필요 이상으로 꺽꺽거리고 쩍쩍 갈라지는.. 다소 듣기 부담스러운 쇳소리가 난달까..? 선천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라 바꿀 순 없겠지만, 한 번씩 그런 대목에서 '역시.. 조이는 이 뮤지컬과는 어울리지 않는 음색을 지닌 여배우인가..?'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조이 에스뗄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나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것 같았고, 그녀의 가창력은 2년 전에 비해 많이 보강되긴 했지만, 로미오와 절묘한 화음을 이뤄야 할 몇몇 곡 후반부에서 여전히 고음부 성량이 약해서 제대로 된 화음 형성이 안되는 분위기여서.. 그런 대목에서의 아쉬움은 여전히 존재했다. 특히 로미오와 줄리엣, 신부가 함께 부르는 'Par amour(사랑으로)'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곡인데, 후반부 같이 부르는 대목에서 상대적으로 성량이 풍부한 다미앙의 '로미오' 파트와 달리 '줄리엣' 파트는 고음부에서 맥아리 없는 가성으로 부르던 조이 에스뗄의 성량이 너무 약했던 관계로, 둘이 전혀 멋진 화음을 이루질 못했다.

세실리아 카라(Cecilia Cara <Romeo et Juliette> 원조 줄리엣

아담하고 귀여운 외모, 단순히 맑고 고운 걸 넘어서서 기품 있고 절대 가볍지 않은 느낌의 깊이 있는 목소리로 줄리엣 파트를 들려주었던 2001년 오리지널 캐스트, 세실리아 카라와 다미앙 사르그의 그 5:5 비율의 절묘한 화음이 많이 그리워졌던 대목이다. 세실리아 카라는 녹음 음반 버전 뿐 아니라, 라이브에서 고음역대를 가성으로 소화하면서도 상대역 다미앙 사르그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풍부한 성량의 노래를 들려준 바 있었다.


물론.. 조이 에스뗄도 '줄리엣'으로서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나름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상대역 다미앙 사르그와 그럴 듯한 연기 호흡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타고난 음색이나 가창력 면에서의 한계 때문에 생겨나는 차이점이 분명 존재하고, 초연 때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다미앙 사르그와 세실리아 카라가 들려준 그 이중창의 궁합이 워낙에 좋았었기에.. 그러한 차이점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게 남게 되는 것 같다.

낮은 단계의 안목이 더 좋은 걸 보고 나서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이미 굉장한 걸 보고 듣고 해서 높아질 대로 높아진 안목이 다시 낮아지긴 힘든.. 뭐 그런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세실리아 카라는 이미 이 뮤지컬에서 은퇴한지 오래 되었고, 새로운 버전의 줄리엣이 3명이나 탄생했음에도 이 작품의 수많은 팬들이 여전히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 줄리엣>에서의 '줄리엣은 역시 세실리아~'를 외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단순히 목소리가 맑은 걸 넘어서서 노래에서 들리는 특유의 묵직한 깊이감이나 남주와의 음색 조화도 면에서 다른 줄리엣 역의 배우들이 도저히 대적이 안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요즘 하는 말로, '넘사벽' 수준~)

조이 에스뗄은 평소에 다미앙 사르그가 자기 남자라고, 공연을 보러와서 다미앙에게 호감을 보이는 관객이나 팬들에게까지 질투의 눈빛을 보내며 갖은 요란을 다 떨었지만, 개인적으로 그 둘이 사귀든가 말든가 별 관심이 없다~ ;; 그건 자기네들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개개인의 사생활일 뿐이고..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또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그들이 무대 위에서 좋은 모습, 실력 있는 모습 보여줘서 그 비싼 돈값 하기만을 바랄 뿐- 한국에 온 줄리엣 조이 에스뗄은 그러한 '실력' 이전에, 우선 인간으로서 '타인에 대한 예의나 배려' 같은 걸 먼저 배워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 뮤지컬과는 별개로, 또 실제로 둘이 친한 것과는 별개로, '가수 대 가수'로서 음색 조화도가 무척 좋은 편인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와 세실리아 카라(Cecilia Cara)가 함께할 수 있는 무대가 앞으로 종종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