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

'애정만만세', 대략 난감 '변주리 만행'의 반복

타라 2012. 1. 18. 16:03
<애정만만세>는 애정물임에도 가끔은 극 진행 과정을 통해 묘한 서스펜스(?)를 선사하기도 하는 독특한 주말 드라마이다. 나름 재미가 있긴 하지만 요즘 이 드라마를 보면서 짜증스런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는데, 그 짜증의 중심엔 '변주리(변정수) 캐릭터'가 있다.

<애정만만세>엔 비슷한 팔자를 지닌 주인공 모녀가 등장한다. 그 중 재미(이보영) 엄마인 정희(배종옥) 쪽 스토리가 언젠가부터 '지루한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는 중이다. '오리지널 본처(배종옥)'와 '재혼했다가 이혼한 두 번째 부인(변주리)' 사이에 끼어 있는 강형도(천호진)는 극 중반부터 죄인 모드로 "다 내탓이로소이다~" 를 반복하고 있고, 변주리(변정수)는 맨날 "아줌마~"  어쩌고 막말하면서 형도의 '첫 번째 부인(배종옥)'을 죄인 취급하며 저 혼자 의기양양해 하는 중...


형도(천호진)의 첫 번째 부인 정희(배종옥)는 결정적인 순간에 같이 맞짱 뜨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다시 깨갱~하며 '오리지널 불륜녀' 변주리(변정수)에게 쩔쩔 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극이 끝나갈 때까지 계속 그러고 있으니, <애정만만세>를 볼 때마다 어쩐지 뒷목이 땡기는 느낌이다.

최근엔 '강재미(이보영)와 변동우(이태성)의 결혼'을 둘러싸고 그들이 쉽게 결혼하기 힘든 '관계'들이 밝혀졌는데, 그 갈등이 다소 이상한 쪽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질적으로 이 커플이 결혼하기 힘든 것은 <재미(이보영) 아빠인 형도(천호진)가 동우(이태성) 누나인 주리(변정수)와 10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해서 아이를 낳은 이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장 법적으론 아무 문제 없을지 몰라도, 주리 출생의 비밀(주리와 동우는 친남매가 아니란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재미와 동우의 결합'은 양 집안 사이에 '현재의 한국인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개족보'를 만들어 낸다. '동우(이태성) 조카'이자 '재미(이보영)의 배다른 동생 세라(박하영)' 입장에선, 그들의 결혼으로 인해 '<친언니>가 외숙모 되고, 자기 <친아빠>가 외삼촌의 장인 어른이 되는 꼴'을 겪어야 하기에 말이다...

설마.. 내 '친언니'가 '삼촌 마눌'이 되는 상황을 봐야 하는 건 아니겠지?

허나, 정작 이 드라마에선 그 '치명적인 사실'이 별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최근 들어 우리 나라 TV극에 하도 이런 류의 개족보가 난무하니, 그런 것 쯤은 '별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입장인가 보다. ;;) 그 대신 <오리지널 불륜녀 변주리(변정수)가 기고만장해 하며 강형도(천호진)의 조강지처 오정희(배종옥)를 갈구는 짜증 나는 스토리>가 또다시 등장하고 있다.

변남매 집에서 '결정권을 가진 크리스탈 박 엄마(김수미)'가 세라와 재미의 관계는 생깐 채 '주리(변정수)만 받아들인다면 재미(이보영)와 동우(이태성)의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

이에 '맨날 남탓만 하면서 저 잘난 줄 착각하고 사는 주리(변정수)'가 "때는 이 때다~"  하며 '전처에게로 돌아간 형도(천호진)'와 그의 '첫 번째 부인 정희(배종옥)'에게 무차별 테러(?)를 가하고 있고, 형도와 정희 부부는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죄인 모드'로 돌아서서 변주리에게 굽신굽신~하고 있다. 크리스탈 엄마(김수미)'주리(변정수)만 허락한다면 난 이 결혼 찬성일세~' 의 태도를 보인 탓에, 딸 재미(이보영)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형도 부부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변주리
(변정수)'에게 사정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애정만만세> 주 내용 : '배종옥 갈구는 변정수' 무한 반복~

듣기 좋은 꽃노래도 반복되면 지겨운 법인데 '엄청나게 듣기 싫은 변주리(변정수)의 적반하장 땡강송'이 드라마 끝나갈 때까지 줄기차게 반복되니, 극을 보는 입장에서 묘한 스트레스가 쌓이는 느낌이다. 드라마 <애정 만만세> 시청자들이 도대체 언제까지 '양엄마 크리스탈(김수미)이 오냐 오냐~ 키운 탓에, 저밖에 모르는 초딩 변주리의 사이코스런 만행'을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셈이 정확한 걸 선호하는 편이다. <애정만만세> 내용 속에서, 애초에 가정이 있는 남자와 바람이 나서 '정희(배종옥)의 남편'을 빼앗고 재미(이보영)를 '아빠 없는 딸'로 만든 건 '불륜녀 변주리(변정수)'이다. 그러다가 '철없는 아내 주리(변정수)와 무서운 장모님(김수미) 밑에서 처가살이 하며 몸과 마음을 버린 형도(천호진)'가 '나.. 첫 번째 부인을 못잊겠어요~'  하며 돌아가서 주리가 상처 받았다 쳐도, 자기가 원래 했던 거 되돌려 받는 것이기에 '정희(배종옥)와 주리(변정수) 관계'는 결과적으로 쌤쌤 아닌가-

아니.. 이 드라마 속 변주리(변정수)의 경우 상대가 '과거 있는 남자(부인도 있고, 자식도 있는 남자)'인 걸 다 알고 본인이 그 '선택'을 한 것이니 그것이 좋든 나쁘든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할 입장이었으나(인생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단 1%라도 그런 결과를 용납하기 싫었다면, 애초에 변주리가 '과거 없는 총각'이랑 결혼했어야 하지 않을까?), 정희(배종옥)와 재미(이보영) 입장에선 멀쩡하게 잘 살다가 '불륜녀 변주리'로 인해 남편과 아빠 없이 '잃어버린 10년'을 보냈어야 했으니, 더 정확하게 셈을 하자면 형도의 오리지널 부인 정희 쪽 손실이 크다.

주리가 뭐길래~ : 나는 허락하고 싶은데, 주리가 안된다면 안되는 거야.. 
드라마 <천일의 약속> '치매 상전'에 이은 <애정만만세> '입양아 상전'?

그런데.. 드라마 <애정만만세>에선 이들의 관계에 있어 진짜 '오리지널 가해자'이자 <결과적으로 강재미(이보영) & 변동우(이태성) 커플의 결혼을 꼬이게 만든 원흉 변주리(변정수)가 가장 큰 소리 치며 복수(?)하겠다고 형도(천호진)의 본처이자 재미(이보영) 엄마인 정희(배종옥)를 꾸준히 갈구는 내용>이 반복되고 있으니, 시청자 입장에선 이 극을 볼 때마다 짜증 수치가 늘어날 법도 하다.

그나마 한 가지 교훈은 얻을 수 있겠다. 이 드라마 속에서 크리스탈 박(김수미)은 갓난 아기 시절에 죽은 자신의 딸을 대신해서 '친딸 아닌(알고 보면 친한 동생 '써니의 소생'이었던) 입양아 변주리(변정수)'를 금이야~옥이야~ 하며 친자식 보다 더 신경 써서, 해 달라는 것 다 해주며 '오냐 오냐~' 키웠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식의 양육 방식'은 자식을 망칠 뿐이라는~ 뭐, 그런 교훈?

'초딩 사이코 변주리'의 애인 노릇이나 하다니.. 이석준 지못미 ;;

허나, 난 '애초에 자기 욕망에 충실하여 남의 가정을 깨뜨린 불륜녀 변주리' 같은 인간이 저 갖고 싶은 거 다 갖고(물질도, 아쉬울 때 차고 다닐 수 있는 새 애인도) 과거의 피해자에게 매번 큰 소리 치며 설치고 돌아 다니는 이 드라마 내용이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인가 보다.

우리 나라 사람들 정서 상, 더 먹히는 건 오래 전 드라마 <인어 아가씨>에서의 아리영(장서희)처럼 '엄마와 자신에게서 남편을 뺏고 아빠를 빼앗아 간 불륜녀'에게 복수하겠다고 설쳐대는 그런 여주인공이 아닐까- 적어도 '(다소 인위적이긴 하지만) 사람이 뿌린대로 거둔다~'는 느낌이 있으니...

그에 반해, 현재 방영되고 있는 주말극 <애정만만세>를 통해 주인공 모녀 오정희(배종옥)-강재미(이보영) & 변주리(변정수)의 관계나 그들의 이어지는 상황들을 볼 때마다 '뭐, 저런 적반하장이~!!!'  싶으면서 자주 뒷목을 잡게 된다. 이 드라마 속에서 '개념 없는 변주리 만행'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괴이한 우아함과 고급 치매 남긴 '천일의 약속'

'애정만만세', 옥탑방 '다름이' 때문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