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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 드라마 '천일의 약속'은 두 남녀의 순애보적인 사랑을 표방한 채 시작된 드라마이지만, 의외로 그 '순애보'의 주인공인 지형(김래원)과 서연(수애)의 사랑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최초의 원인은 '남녀 간의 이성적 사랑'이 지닌 '배타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친구들끼리 인간적인 교류를 나누는 '우정'의 경우엔 그 '우정을 나누는 대상'이 1~2명에서 20~30명 등 수십 명대까지도 가능하지만, 이성 간의 '사랑'은 그 대상이 1명이어야 한다. 그래서 '한 남자'를 '두 명의 여자'가 사랑하게 되면, 그 중 한 여자는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사랑에 있어선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가 되는데,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사랑에 빠진 세 젊은이들 중 가장 약자는'약혼자에게 철저하게 기만 당하고 버림 받은 향기(정유미)' 캐릭터가 아닐까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 정서 상 당연히 '약자' 캐릭터에 마음이 기울게 마련이다. 그러한 이유로, 다수의 시청자들은 정혼자 '향기'에게 큰 상처를 준 불륜(?) 남녀 지형(김래원)과 서연(수애)을 비난하고 있다.


물론 지형(김래원)과 향기(정유미)가 아직 결혼한 건 아니지만, 온 집안 사람들 & 주변 사람들에게 '곧 결혼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혼자 사이'이기에 '약혼자를 만나고 있는 도중, 결혼과 무관하게 만나 잠자리까지 같이 한 또 다른 여성 서연(수애)'은 불륜녀 비슷한 개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천일의 약속>은 TV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런 난해한 설정을 해놓고도 당연히 '두 남녀 주인공'을 미화하는 쪽으로 가겠지만, 이게 만약 드라마가 아니라 포털 '연애 게시판' 같은 데에 올라온 실제 사연이라면 '지형' 같은 양다리남은 더더욱 '천하에 때려죽일 놈'으로 매도될 것이며, (두 불륜 남녀에 대한 뒤의 상황까지 알려진다면) 좀 불쌍은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치매)에 걸린 '서연'은 '다른 여자 눈에 눈물 빼서 본인 눈에 피눈물 흐르는 상황에 처한 천벌 받은 여인네'쯤으로 치부될 것이다.

그래서 '월화극 <천일의 약속>은 불륜 미화극이다~' 식의 불편한 느낌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도 있는 듯하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고 '사랑'이란 감정은 자기 뜻대로 되는 게 아니기에,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지형(김래원)이나 서연(수애) 같은 인물도 자기 나름대로의 안타까운 입장에 처해있는 건 사실이다.

사랑할 때 하더라도, '양다리'는 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 or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 차원에서 봤을 때, 그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다. '태생적으로 배타성을 지니고 있는 이성 간의 사랑'에 있어, 제일 잔인하고 치명적인 것이 '사랑하지 않는 상대에 대한 희망 고문'이다.
 
비록 주변 상황 때문에 결혼을 포기했으나 극 중 지형과 서연은 서로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선 정서적인 권력을 가진 자들이다. 그런 강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한 남자를 사랑했던 '사랑의 약자'를 철저하게 기만한 것 & 뒤통수 친 것도 정신적 차원에서의 폭행이 아닐까 한다.

인간이 타인을 때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것도 폭행이지만, 선량한 타인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하여 '정신적으로 상처주는 것'도 명백한 폭행이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사랑의 강자 지형(김래원)이 '향기는 서연이보다 가진 게 많으니까.. 부족할 것 없이 풍족한 사람이니까..' 그 핑계를 자꾸 대는데, '실연의 아픔'에서 오는 정신적 충격은 부자든 빈자든 상관없이 '사람'이라면 동일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견디기 힘든 정신적 상처'에 속한다..


남들 보기에 전혀 부족할 게 없는 재벌 자녀도 마음이 여리거나 아픔이 크면, 그 '실연에 의한 상처' 때문에 (경우에 따라) 자살할 수 있다. 그런 '정신적인 아픔'은 '물질적인 풍족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특히 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향기(정유미)처럼 세상의 풍파를 모르고 곱게 자란 여성이라면, 그동안 쌓여 온 <풍파에 대한 내공>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더 크게 아파하고 무너질 수 있다. '지형'이라는 그 '양다리남'은 상대에게 그런 정신적 폭력을 가하지 않기 위해 진작에 '솔직'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그 남자(김래원)가 '본인이 진짜 사랑하는 여자 서연(수애)'을 두고 '그 여자가 멀쩡했을 때'엔 상대방 의견이 그러하다는 걸 이유로 '실컷 연애질은 했지만 결혼은 안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가.. '그 여자가 병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난 뒤'엔 180도 포지션을 뒤집어 '무조건 그 여자와 함께 하겠다~' 식의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심히 찌질해 보인다.

세상 어떤 일이든 인간의 삶에선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빈번하고 벌어지곤 하는데, 불륜녀 상황에 따라 '기만적인 결혼' 당했다가 '잔인한 팽' 당했다가 하는 그 약혼녀는 무슨 죄란 말인가- 앞서도 말했듯, 사랑의 약자에게 가해지는 '
(결코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그 사람에게 여지를 두거나 사랑하는 척 연인으로서 옆에 두는 류의) 희망 고문'이야말로 사랑의 강자가 행하는 제일 치졸하고 잔인한 행동이 아닐까 한다.


또한.. 철저하게 '배타성'을 지닌 '남녀 간의 사랑'에 있어, 상대를 기만한 <양다리 연애 행각>은 다른 한 쪽에 대한 사랑이 아무리 절절하다 해도 '일반적 상식'을 지닌 사람들에게 쉽게 용인되어질 수 없는 행동이다. 이 극에서 양다리남은 지형(김래원)이지만, 그에게 다른 약혼녀가 있다는 걸 알고서도 1년 간이나 만남을 지속해 온 서연(수애)도 상대를 모욕하고 기만한 '공범'에 속한다.

이들의 '사랑'이 잘못 됐다는 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은 정말 자기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다만, 어차피 이렇게 '큰 일(결혼식 이틀 앞두고 파토내기) 저지를 수 있는 남자' 박지형(김래원)은 그 큰 일을 진작에 저질렀어야 했다는 거다- 집안 어른들 핑계로, 자신을 너무나 좋아해 주는 약혼녀 향기(정유미)를 핑계로 마음에도 없는 여자를 '대외적인 연인'으로 두고 있을 게 아니라, 진작에 향기에게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따로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해서 그 관계를 청산한 뒤, 연애를 하더라도 '한 여자'하고만 했어야 했다.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양다리' 걸칠 게 아니라...

'사랑' 자체는 아름다운 거지만, 남녀 간의 그 '사랑'에 어느 정도의 룰과 도덕성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지형(김래원)과 서연(수애)이 겪게 될 앞으로의 여정이 힘들고, 불쌍하고, 그 사랑이 지고지순하게 그려진다 하여도, '배타성을 지닌 애정 문제'에서 이미 '사랑의 약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너무 큰 잘못'을 저지른 그들(타인에 대한 정신적 폭행의 공범)의 순애보를 지켜보는 게 참 불편하게 느껴질 것 같다..

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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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폴로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이 드라마 생각없이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생이 누나 이거 불륜 아니야?향기란 여자가 진짜 나쁜거야?라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까 향기가 너무 불쌍한거에요. 사랑한 죄 밖에 없는데 우유부단한 남자한테 휘둘려 버림받고.... 이제 불륜이라는 소재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이런 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네요.

    2011.11.09 01:20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정말 그래요.. 향기 처자가 불쌍한 거죠~
      진작에 '나 너 안 사랑하고, 다른 여자 좋아해'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그 때 헤어졌다면, 좀
      아프긴 했겠지만 상처가 지금보다 덜했을텐데...
      이건 뭐, 결혼식 이틀 앞두고 판 깨자니...(청첩장도
      다 돌리고, 친구들한테 결혼한다고 다 알렸을텐데..)
      향기 입장에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까 합니다..

      알고 봤더니, 사랑하는 자기 오빠가 '양다리' 걸쳐 가며
      딴 여자랑 오랫동안 놀아난 것도 맞고..(뭐, 이런 경우가~)

      그런 걸 보면, 사람이 너무 우유부단하고 결단력 없는 것도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 남주가 진짜 나쁜 사람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완전 나쁜 놈 되어 버렸다는...

      혹시 모르죠.. 그냥 착한 처자가 젊은 나이에 치매 걸려서
      일찍 죽으면 너무 불쌍하니까, 여주인공을 '불륜녀'로 만들어
      '자, 봐라~ 임자 있는 남자 만나면서 그 약혼녀 몰래 오랫동안
      애정 행각 벌이니까 벌 받잖아. 불륜은 나쁜 거야~' 뭐, 이런
      작가님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드라마인지두요..;;

      2011.11.09 01:47 신고
  2.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wjsrl.tistory.com BlogIcon gkszl

    잘보고 가요 ㅎㅎㅎ

    2011.11.09 18:04 신고
  3.  Addr  Edit/Del  Reply hellokitty

    다른 사람 있는 걸 알면서도 지형을 만난 서연도 잘 못했지만 정말 향기와 사랑은 모르겠고 결혼까지 오갈정도의 사이라면 지형은 둘중에 누구와 정리할 것인지 현명한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향기랑 오랫동안 사귀었고, 이때까지 그는 자신도 향기와 결혼한다고 확실하게 생각했으면서 자기 느낌이나 쾌락때문에 서연이 만나고 향기도 만나러 다니고 저번에는 약혼녀와 결혼한다고 서연이 차버리더니 서연이가 아프다고 하니까 갑자기 또 맘이 바뀌어서는 약혼녀 버리고, 이제와서 향기에게 너는 편안함일뿐이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사람 빡 돌게 만들었죠.. 솔직히 그 사랑이라는 그 감정 길어봐야 1년 입니다. 나머지는 다 정때문에 오래가는 거죠.. 오래된 연인들 거의 다 그럴겁니다. 사귄지 5-6년 째 된 커플이 예전과 똑같은 닭살애정행위나 언어로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고 늘 처음만났던 연애초기 때보다도 서로를 더 좋아한다면 참 보기좋은 커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디 그런 경우가 흔한가요? 오래된 연인들은 이제는 서로를 이성이라기 보다는 편안함, 정, 이제는 반려자로서의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모든 오래연인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사람마다 상대성이 있겠지만요...

    2011.11.09 20:51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그렇죠~
      '불 같은 감정'이 평생 지속되지는 않으니...

      무척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서 편안한 것도
      배우자로서 괜찮을 수 있는데.. 그런 걸 떠나,
      이 드라마 남주는 '이 여자를 만나면서, 또
      다른 여자를 만나 왔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는 쥔공이네요...

      주인공인데.. 거 참~ 요즘엔 조연 캐릭터들에
      감정 이입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2011.11.10 04:15 신고
  4.  Addr  Edit/Del  Reply 서화

    백프로 공감합니다. ^^

    2011.11.21 03:38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정말 그렇죠.. ^^; 극본 퀄러티 자체는 좋은데,
      남녀 주인공에 공감하기 힘들어서 좀 아쉽습니다..

      2011.11.21 16:2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