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의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Elisabeth)' 국내 버전 캐스팅이 완료되었다. EMK 뮤지컬 컴퍼니에서 올리는 이 뮤지컬 한국 공연 제목은 '엘리자벳'~ 막상 뚜껑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난 번에 공개된 포스터 분위기도 그렇고 한국판 <엘리자벳>은 전반적으로 독일어권의 오리지널 <엘리자베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듯하다.

한국어로 공연하게 될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 주요 인물에 대한 '캐스팅'은 다음과 같다..

[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트 ]

엘리자벳
: 김선영, 옥주현
죽음 : 류정한, 송창의, 김준수
루케니 : 김수용, 최민철, 박은태
프란츠 요제프 : 윤영석, 민영기
루돌프 : 김승대, 전동석, 이승현
조피 대공비 : 이정화, 이태원

개인적으로, EMK는 배우들 '프로필 사진'을 비교적 뽀대나게 잘 찍어주는 공연 제작사라 생각한다. 작품을 생각했을 때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출연 배우 플필 사진을 더 구리게 찍는 제작사들도 있기에 그걸 기준으로 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분위기이다. 그럼에도 이번 <엘리자벳> 설정 사진은 전반적으로 좀 난해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왠지 <트와일라잇> 광덕후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뮤지컬 <엘리자벳> '한국 공연 이미지'는 간만에 나에게 큰 웃음을 안겨다 주었다.

한국인에겐 좀 생소하긴 하지만, 프란츠 요제프 황제나 엘리자베트 등등 그 안에 나오는 이들이 19세기 오스트리아에서 살았던 '실존 인물'들이기에 <엘리자벳>은 '역사가 스포'인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이름 자체가 '죽음(Tod)인 캐릭터'만이 '만들어 낸 등장 인물'에 속하는데, 이것은 추상 명사를 의인화 한 것으로, 그로 인해 이 뮤지컬 전반을 통해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극도의 허무감과 죽음에의 유혹(자살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엘리자베트(Elisabeth) 황후>와 <그 충동(죽음 그자체)>의 지속적인 갈등이 이어진다. 원래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 자체가 이런 얘기인데, 그런 '형이상학적 느낌의 이야기'를 한국판으로 가져와선 과연 어떤 느낌의 극으로 선보이게 될 것인지 살짝 궁금해진다.

곧 라이센스 공연으로 올라가는 뮤지컬 <엘리자벳> 주요 캐릭터에 대한 '인물 관계'는 이러하다..


국내 제작사에서 이 극을 한국어 버전으로 만들면서, 나름 스토리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항간엔 일본 다카라즈카 버전과 비슷하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는데, 소문은 소문일 뿐 정작 뚜껑을 열어봐야 '한국어 버전 <엘리자벳> 공연'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일본 내에서도 <엘리자벳> '일반 뮤지컬 버전'과 '다카라카즈카 가극단 버전'은 확연하게 달랐는데, 한국에서도 이 극을 '애니메이션(만화)적인 성격이 짙은 다카라즈카 버전'과 비슷하게 올리기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포도 껍질에 빨간 물 들인다고, 그것이 딸기가 되는 건 아니니 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곧 선보이게 될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은 기존의 다른 나라 버전과는 또 다른 느낌을 풍기는 '한국 공연'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 공개된 프로필 사진도 그렇고 마침 한국판 <엘리자벳> 연출자(로버트 요한슨)가 지난 번에 뒤마의 훌륭한 원작 소설 <몬테 크리스토>를 뮤지컬로 각색하면서 '막장 드라마'삘의 삼마이급 작품으로 격하시킨 전력이 있기에, 이래저래 기대감보단 걱정이 앞선다.

여주인공 '엘리자베트 황후'가 갖게 되는 내면적 갈등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죽음(죽음에의 충동)'이 원래 우베 크뢰거(Uwe Kroeger)가 표현한 '독일어권 오리지널 버전 공연'에선 충분히 그 오묘한 느낌을 잘 살려낸 방향으로 묘사된 것 같은데, 한국 출연자들이 연기하게 될 라이선스 버전 <엘리자벳>에서의 '죽음'은 공개된 이미지로만 봐선 뭔가 좀 엄한 느낌을 준다. 해당 연기자들이 짓고 있는 표정 자체는 꽤나 심각하지만, 작품의 원래 의미를 생각했을 때 왠지 모르게 살짝 코믹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엘리자벳> 한국 공연 '죽음(Tod)' : 류정한, 송창의, 김준수

마치.. 이런 느낌이다. 컴컴한 '어둠의 세계'에 인간 형상을 하고 있는 '백 년 묵은 족제비(류정한, 송창의, 김준수)'들이 살고 있는데, 프란츠 요제프나 엘리자벳 부모 대에 이들의 원한을 산 조상이 있어 그것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요제프 황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이 족제비들이 결국엔 한 가정을 파탄낸다는 그런 스토리? 여기서 류정한 죽음은 '족제비 대마왕', 송창의 죽음은 '실연 당한 전력이 있는 우수에 젖은 분위기의 중간 보스', 김준수 죽음은 '날랜 느낌의 행동 대장'.. 딱 이런 분위기를 풍긴다.

이 '백 년 묵은 족제비 인간(천 년 아니고 백 년임)'이 결국 '합스부르크 제국의 프란츠 요제프 황제 & 엘리자벳 황후' 사이에서 난 딸 잡아 가고, 이들의 아들이자 황실 후계자인 루돌프 황태자 잡아 가고, 황제 모후인 조피 잡아 가고, 나중엔 엘리자벳 황후까지 잡아 가서 노년의 '프란츠 요제프 황제'를 쓸쓸한 홀아비 만들고, 멀쩡했던 한 가정을 개박살 낸다는.. 보름달이 뜨면 활동 개시하는 <황제 집안에 앙심 품은 채 그가 아끼는 황제 부인 엘리자벳 주변을 맴돌게 되는 '어둠의 백 년 묵은 족제비' 이야기>.. 공개된 <엘리자벳> 한국 공연 이미지를 보면 살짝 이런 내용들이 떠오른다.

전체 캐스팅과 더불어, 미리 공개된 포스터와 그 '설정 사진'만으로 사뭇 난해한 느낌을 주는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 실제 공연은 보다 멀쩡한 모습이길 기대해 본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