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년 초에 국내 버전 초연 예정인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벳(엘리자베트)'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그 문구부터가 조금 요상하고, 해당 포스터에 나오는 '적절하지 않은 비율에 날티가 흐르는 남자 주인공(죽음)'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기왕 만드는 거 잘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남주 '바람 머리'의 압박이 있는 <엘리자벳> 한국판 포스터


한국판 <엘리자벳> 포스터 속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저런 헤어 스타일, 참 별로란 생각이 든다. 머리 윗부분을 많이 부풀려 놓아서 마치 가분수처럼 '두상(머리 & 얼굴)'이 커 보일 뿐 아니라, 위엄 있어야 할 이 캐릭터가 왠지 '날티 폴폴 풍기며 노는 남자' or '경박스런 캐릭터'란 느낌을 주기에...(해당 포스터에 나오는 '폰트' 자체는 예쁘지만, 이 뮤지컬 제목으로 쓰기엔 뭔가 좀 겉도는 듯한 느낌도 있는 듯..)

예전에 직접 본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2009' 내한 공연 때 '벤볼리오' 역을 맡았던 시릴 니콜라이가 '마지막 공연'에서 이벤트 차원으로 저런 헤어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원래는 꽤 잘생긴 배우임에도 그 '요상한 헤어 스타일' 하나로 참 못생겨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 '엄한 헤어 스타일의 마지막 공연' 전까진 그가 앞머리를 내린, 차분하고 귀티 나는 분위기의 '정상적인 헤어 스타일'로 출연했었다.

앞으로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최근 프랑스 공연에서의 막공 바로 직전에 찍어서 만들었다는 <로미오와 줄리엣-베로나의 아이들(Romeo & Juliette-Les enfants de Verone)> 2010' 뉴 버전 DVD 공연 실황에서도 시릴 니콜라이가 그런 헤어 스타일로 나오는데, '시대물'에 안 어울리게 너무 가벼워 보이고 그의 원래 미모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날티 나는 헤어 스타일'이라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뉴버전 DVD에 나오는
'바람 머리' 스타일의 벤볼리오 - '시릴 니콜라이'


<헤어 스타일이 그 사람 이미지의 70%를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그건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사람이 배색을 잘 맞춰서 '옷' 잘 입고 '머리(헤어)'만 자신에게 어울리게 & TPO에 맞게 잘 꾸며도 '이미지'가 확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짧은 헤어에 머리칼 윗부분을 빳빳하게 세운 남자들을 보고 별로 잘생겼단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오히려 잘생긴 남자도 그런 머리를 하면, 그냥 '평범한 수준'도 아닌 '격 없게 싼티 나거나 못생겨 보이기까지 한 사례'를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보통 'TV 드라마'에 나오는 사극이나 시대물에선 나름 '고증'을 거쳐 출연 배우들이 그 시대에 걸맞는 '헤어 스타일'과 '의상'을 갖춰서 등장하는데, 무대 공연인 '뮤지컬'에선 종종 괴물스런 실험 정신을 발휘하여 <극의 배경>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컨셉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물론 이번 뮤지컬 <엘리자벳> 한국어 버전 포스터의 경우엔 '본 공연' 장면이 아닌 '포스터'에서의 시도일 뿐이지만 '시대물'인 이 뮤지컬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너무너무 안 어울려 보이는 건 사실이다.(고전적인 시대물은 어디까지나, 그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시대물'다워야 한다는 생각~)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작사,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작곡의 뮤지컬 <엘리자베트(Elisabeth)>는 1992년 9월 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되었다. 이들의 작품 중 우리 나라에선 현재 공연 중인 <모차르트(Mozart!)>가 먼저 소개되었지만, 내년(2012년)에 공연될 <엘리자벳(엘리자베트)>은 그보다 먼저 탄생한 작품으로 독일어권에선 꽤 유명한 뮤지컬이다.

19C 오스트리아 제국의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시집 간 그의 이종 사촌 '엘리자베트' 황후의 결혼 생활을 다룬 작품으로, 이 뮤지컬에선 '죽음(Tod)'이란 추상 명사가 극 중 하나의 캐릭터로서 '의인화'되어 표현된다. 말 그대로 '죽음' 자체를 뜻하는 등장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이 뮤지컬 <엘리자베트>의 경우엔 연출자의 해석에 따라서 각 캐릭터의 극 중 존재감이나 스토리의 정서가 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오스트리아의 오리지널 <엘리자베트(Elisabeth)> 공연은 실존 인물 '엘리자베트(시씨)'가 결혼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극도의 허무주의에 빠지고, 가족력의 영향으로 살짝 정신 질환이 있던 그녀가 왕실 생활에 갑갑함을 느끼며 자꾸만 '죽음'의 충동에 빠진다는 내용이 '곧 몰락할 예정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혼란스런 시대상'과 같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세기말적인 정서'를 물씬 풍기는 다소 '음울한 작품'으로, 그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 자체'로 나름 매혹적이다.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가 그린 '엘리자베트' 초상화


독일어권의 '오리지널 버전'에선 엘리자베트(Elisabeth) 암살자였던 무정부주의자 '루케니'를 극의 화자로 등장시켜 당시 <자신이 가진 좋은 조건에 만족하지 못한 채, 다소 이기적으로 살았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엘리자벳 황후>를 살짝 비판하고 있다. 또한, 초연 때의 '죽음(토트)'은 철저하게 주인공 '엘리자베트'가 매번 느끼는 '추상적 명사'로서의 죽음 기능을 한다.(이 캐릭터를 칭하는 독일어 'Tod'는 '죽음'을 뜻하는 단어이며, 한국판에선 '토드'라 칭하지만 원래는 '토트'라고 발음함)

1992년 비엔나에서 초연된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가 헝가리나 일본에서 로컬 버전이 만들어지면서 캐릭터의 비중이나 극의 주된 성격이 좀 달라졌는데, 일본판의 경우 1990년대 중반에 여성 단원으로만 구성된 '다카라즈카 가극단' 버전이 먼저 만들어진 뒤 '일반 뮤지컬(토호 극단)' 버전까지 제작된 바 있다. 같은 일본판이지만 '다카라즈카 버전 엘리자베트'와 '토호 극단 버전 엘리자베트'는 그 성격이 또 살짝 다르다.(장면 장면마다 나오는 '노래 가사'도 각각 다름)

2012년에 초연될 한국어 버전 <엘리자벳>의 경우, 오스트리아에서 공연된 '오리지널 버전'에서 내용을 좀 변형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고 알고 있는데, 항간엔 이 뮤지컬에 관심 많은 기존 매니아층 사이에서 '유치찬란한 일본판 짝퉁'을 만드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토호 <엘리자벳>은 별로였고, 다카라즈카 <엘리자벳>은 나름 재미있게 보았으나 그 버전이 좀 유치했던 건 사실이며, 그 '작품성' 면에 있어선 독일어권의 오리지널 <엘리자벳>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최근 DVD로도 나온 작년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 때 뮤지컬 <엘리자벳> 한국어 버전 노래를 몇 곡 소개하기도 했었는데, '가사 번안'이 많이 조악스런 수준이었다. 또 살짝 일본판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한국판 <엘리자벳> 계약을 이 뮤지컬을 개작한 '일본 제작자'가 아닌 '오스트리아 제작자 & 스텦'과 직접 계약을 했기에, 최대한 '오리지널 버전'에 충실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자베트> 한국어 버전 공연을 올리면서 우리 제작 여건과는 또 다른 '만화 버전'의 다카라즈카 <엘리자베트>를 설마 차용할까 싶지만, 공개된 포스터 문구를 보니 이런 저런 우려의 마음이 든다. 독일어권의 오리지널 <엘리자베트> 공연이 구성이나 개연성 면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일본판에 비해 이 오스트리아판이 손을 좀 봤을 때 보다 '깊이 있고 괜찮은 작품'으로 뽑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제 개막 7개월 여를 앞두고 있는 한국판 <엘리자벳>이 지난 번 <모차르트!> 공연 때처럼 요란한 마케팅으로 지나치게 '상업성'만을 강조하는 평작 뮤지컬이 될지, 아님 오스트리아 오리지널 버전의 미덕을 잘 살려가며 보다 정돈된 느낌으로 '작품성'까지 갖춘 수작 뮤지컬로 거듭날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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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여러 모로 기대가 되는 뮤지컬 공연인데..
    어떤 버전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지겠는걸요
    저 역시 아예 창작극처럼 갈게 아닌바에야 '사극'은 사극다워야
    한다고 보는 편이라 너무 기발한 건 그닥 좋지 않습니다
    나름 그 존재 의의가 다른 거 같아요

    2011.05.27 19:49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기발함'이나 '획기적임'도 때와 장소와 내용물을 봐 가며
      발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본 공연이 아닌 '포스터'도 나름
      그 작품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될 수 있을텐데, 남자 쥔공이
      너무나도 '왕실 시대물'스럽지 않은 헤어를 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 기대감이 반감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ㅠ

      2011.05.27 21:27 신고
  2.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s://cbdok.tistory.com BlogIcon 명태랑 짜오기

    엘리자벳을 제목으로한 뮤지컬 공연이 많은 가봐요.
    작가에 따라서 공연내용이 다르겠지요.
    좋은 시간되세요

    2011.05.27 21:37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같은 작품인데, 연출자와 버전이 달라서
      작품 성격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2011.05.28 08:10 신고
  3.  Addr  Edit/Del  Reply hellokitty

    저는 이번에 한국판 엘리자벳과 토드의 캐스팅이 기대됩니다.. ㅋㅋ

    2011.05.28 17:36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한국판 캐스팅.. 어쩐지 뻔할 것 같지 않나요..?
      남녀 간 케미도, 왠지 안 맞을 듯한 삘이.. ㅠ

      하지만 막상 뚜껑 열렸을 때 그것이 기우였음을
      증명해 줄 수 있는 반전 상황이 있다면, 마음껏
      칭찬할 생각합니다~(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서도...;;)

      2011.05.30 01:16 신고
  4.  Addr  Edit/Del  Reply 나디르

    모차르트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번역이 조악해도 겨우겨우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순 있었는데, 이 엘리자'벳'의 경우는 좀 걱정되네요. EMK가 번역에 별로 관심 없는 건 알지만 의상같은 겉치장 외에 진정 중요한 곳에 신경 써줬으면 좋겠네요.

    2011.06.05 03:54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문득, 예전에 유행한 '신은..대신...하셨다~' 시리즈가
      생각이 나네요~ 그 '변형 버전'으로, 이런 게 있지요..
      <신은 한국 관객들이 국내 무대에서 뮤지컬 '엘리자베트'를
      볼 수 있게 하는 '행운'을 주셨으나, 그 '엘리자베트' 공연을
      EMK에서 올리도록 하는 '불운'도 함께 주셨다~> ㅠㅜ

      2011.06.05 20:43 신고
  5.  Addr  Edit/Del  Reply hellokitty

    이 뮤지컬의 넘버도 지앤하처럼 한국인들의 감성에 자리잡을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긴하지만 믿어야 겠죠... 돈되는작품은 잘 알아보는 emk
    이니까요... 전무엇보다 넘버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2011.06.19 14:20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그 안에 나오는 넘버야, <지/앤/하>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은데요..? ^^;

      저같은 경우엔, 그 두 '뮤지컬 작곡가'들 중에
      '실베스터 르베이>>>>>프랭크 와일드혼'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지킬 앤 하이드>는 어쩌다 조승우 같은
      '기본부터 탄탄한 미친 연기력의 배우'가
      캐스팅 되어 국내에서 잘 자리잡게 된 거고,
      막상 음반 들으면 지루한 노래도 많더라구요~

      뭐, 그렇게 따지면 <엘리자베트> 넘버 중에도
      군데 군데 지루한 넘버들이 많긴 하지만서도...

      어쨌든.. (흥행이나 돈이 문제가 아니라) 뮤지컬 작곡가로서
      '르베이'옹이 '와일드혼' 아저씨한테 음악적으로 밀리는 분은
      아니지 말입니다.. ^^;

      2011.06.19 17:07 신고
  6.  Addr  Edit/Del  Reply hellokitty

    와 카더라가 정확하긴 하군요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그려.. 엘리도 엘리지만
    토드역에 두분이 제일 걱정됩니다. 한분은 모차르트에서 좀 그렇고 또 한분은 드라마에서 유순한 이미지로 나오셔서 참 그렇네요... 우리나라 분장기술은 참 알아줘야 됩니다.

    2011.10.28 21:57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따지고 보면.. 저는 한국 공연의 '토드' 역
      셋 다 별로 맘에 안 들어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죽음(Tod) 캐릭터'와 전반적인 면에서
      거리가 멀다고나 할까..? ;;

      2011.10.29 19:40 신고
    •  Addr  Edit/Del hellokitty

      전 쓰리토드중에 나이많은 그분은 닥터지바고 같은 배역에나 어울리실거같아요

      2011.10.29 19:52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엘리자벳>에서 그분과 옥, 옥의 아들 김 & 전돌프 등장하면
      추억의 '막장 <몬테 크리스토>'가 마구 마구 생각나겠네요~
      그럼, 뜬금없이 요제프 황제가 몬데고로 보일 듯...;;

      2011.10.29 22:03 신고
  7.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blog.samsungcard.com/805 BlogIcon 삼성카드

    엘리자벳 정말 보고 싶네요~^^

    2012.03.15 12:07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핫, 저두 요즘 보러 갈지 말지 고민 중이에요..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

      2012.03.15 13:40 신고
  8.  Addr  Edit/Del  Reply hellokitty

    타라님은 이제까지 엘리자벳한국버전 중에 젤 괜찮다고 생각되는 캐스팅이 있나요?

    2016.08.28 20:53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글쎄.. 비교적 최근에도 보긴 했는데(<엘리..> 3연) 잘 모르겠어요~ ;;

      '엘리..' 역할의 경우 1연 때 김선영씨도 100% 맘에 든 건 아니었지만, 솔까 3연 내내 한 옥주현 엘리보다는 김선영 엘리 연기가 더 낫더군요~

      옥주현씨는 노력파지만, 그렇게 기회가 주어지고 또 주어지고 해서 3연 내도록 '엘리자벳' 역할 한 것 치고 연기력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더라구요~ 그렇다고 못하는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 그냥 무난한 수준..

      김선영씨는 그래두 '연기력'으로 '내면이 불안하고 약한 엘리..' 캐릭터를 어느 정도 보여준 것 같고, 옥주현씨의 경우 최선을 다해 메뉴얼대로 열심히 한다는 느낌은 있지만 사람 자체의 개성 때문인지 아님 연기력 부족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면이 불안한 엘리..'가 아니라 '겉으로는 힘들어 하는 척(?) 하지만, 내면이 너무 강해서 그 모든 걸 극복할 기세의 엘리..'를 보여주더군요~ ;; 암튼 전반적으로 무난은 한데, 옥주현이 보여준 그것은 실존 인물 '엘리자벳' 느낌과는 살짝 동떨어져 있었다는 느낌이...

      그리고, ('레베카' 노래는 잘하더니만) '엘리자벳' 노래는 그보다 더 어려운 건지 넘버 소화는 김선영씨도 그렇고, 옥주현 씨도 그렇고 '엘리자벳' 가장 중요한 그 솔로곡은 그저 투박투박~ 녹음된 음원 버전이랑 라이브는 느낌 많이 달랐구요..(그래서 생각보다 별로 그 노랠 라이브로 듣는 즐거움 없었다는...)

      * 참고로.. (100%는 아니라 할지라도) 뮤지컬에선 많은 양의 '대사'가 '노래'로 표현되니, 특정한 역할에게 할당된 노래 부를 때의 '음색 톤' 같은 게 해당 캐릭터를 표현하는 중요한 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나마 한국 엘리들 중 '음원' 버전에서라도 '나는 나만의 것'을 가장 그럴 듯하게 소화한 건 김소현 엘리 같아요. 제가 지난 공연에 뮤지컬 <엘리자벳>에 관해 잘 모르는 주변인과 같이 공연 봤고 관련 음원 들려줬더니, 다른 엘리가 부른 '나는 나만의 것'엔 별 반응 없다가 김소현 엘리가 부른 '나는 나만의 것'엔 크게 반응하더군요~ 실제로, 그 때 당시 유튜브에서 본 바로 한국판 엘리들 중 김소현씨가 부른 '나는 나만의 것' MV가 조회수도 제일 높고 외국인들 반응도 괜찮았던 기억 있네요.

      조정은씨의 경우 전반적인 씽크로는 나쁘지 않은데, 목소리 느낌이 살짝 '엘리..'삘이 아니고..(필요 이상으로 까랑까랑하고 씩씩하달까.. 뭔가 결이 건조하면서, 다소 투박한 느낌?) 옥주현씨는 목소리 느낌이 그보다는 좀 나은 것 같지만, 그래두 '나는 나만의 것' 라이브는 꽤 투박하고.. 연기적인 느낌이나 외모적인 느낌에서 '엘리..' 느낌이 좀 덜하더군요..

      지난 번에 '옥주현(엘리..)-세븐(토드)' 요 라인으로도 봤었는데요.. 실제로 보면, 옥주현씨가 종아리는 쇠꼬챙이처럼 말랐는데 허벅지 부분부터는 스케일 좀 있는 체형이에요. 얼굴 크기도 좀 있고... 그런데, 세븐은 또 얼굴도 작고 중키 이하에 말랐고.. 하다 보니, '내가 춤출 때' 부를 때 둘이 서로 대적하며 노래하는데 (드레스 안에 구두 신어서 그런지) 옥주현 쪽이 키도 덩치도 더 크더군요~(커 보인 건지, 실제로 더 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옥주현-세븐' 라인은 '엘리-토드' 느낌 제대로 안나는데(전혀 대적 안되고, 긴장감 없고, 위엄 있어야 할 토드가 이웃집의 기 센 누나한테 일방적으로 밀리는 삘만이 느껴졌었죠.) 그렇다고 키 크고 덩치 큰 신성록과 전동석은 '노래'가 또 전혀 토드 느낌 아니고...;;

      솔직히 토드 히트송 '그림자는 길어지고' 그 곡은 전에 공개한 세븐(최동욱) 버전이 한국판 중에선 느낌 제일 괜찮더군요~(보이스 컬러도 그 곡과 매치가 상당히 잘되는 느낌이고..) 그런데.. 세븐이 초짜라 연기를 너무 못해서 캐릭터를 전혀 못살렸고, 노래도 비슷하게는 하는데 음원보다는 더 투박하게 부르고 그랬어요~

      신성록, 전동석의 경우 외모 씽크로가 괜찮아도 그 목소리, 그 창법으로 듣는 '마지막 춤'이나 기타 등등 토트 노래는 너무 별로인 거죠-

      다른 작품에서 돋보였던 1연 때의 류정한씨도 '토드' 역할 소화력은 영 아니었고.. 김준수, 박효신 등도 '토드'보다는 본인 노래나 가요 부를 때의 노래 느낌이 더 좋은 편이죠. 전반적으로, 한국 버전 <엘리자벳>에서 딱 마음에 드는 '토트'는 없어요.

      한국 버전 '엘리자벳' 쪽은 그나마 '토트'보단 더 낫게 느껴지고, '루케니'는 한국 버전 루케니들 다 괜찮게 소화한 것 같더군요~ 지난 번에 본 이지훈 루케니도 생각보다 잘 소화해서 의외였어요. 기존에 연기력 그렇게 뛰어나 보이지 않았는데 '루케니'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기에 말이죠..

      그런데 '루케니' 역할 자체가 애드립도 많이 칠 수 있고 역 자체도 좋아서 약간만 끼 있는 배우들이 하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더군요..

      어쨌든 한국 버전 <엘리자벳>에서 남주인 '토드'는 그렇게 맘에 드는 토드 없었고, '엘리..'는 그나마 중간은 가고, '루케니'는 그럭저럭 다 잘했던 것 같습니다. '요제프 황제'도 전반적으로 무난했구요..

      그리고..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배우는 3연 때 봤던 '루돌프 황태자(김순택)'~ 전 솔직히, 성인 루돌프가 2막에 잠깐 나오다 마는 역이고 루돌프 솔로곡도 제 취향 아니었기에 그 역이 그렇게 연기력 요하는 역할인 줄 몰랐었어요. 헌데, 그 때 봤던 김순택이었나.. 그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해서 '루돌프' 캐릭터가 느낌 있게(새롭게) 다가오더군요..

      예전에, 전동석씨가 '루돌프 황태자' 역 했을 때 외모는 훌륭하지만 '연기'를 너무 못해서 아무 느낌 없었거든요~;;(세밀한 감정선 없이, 그저 무대 위에서 뻣뻣하기만 했던 전동석 루돌프의 발연기 & 뭔가 지루하게만 느껴졌었던 루돌프 솔로곡 장면) 그런데, 세상에나~ 뮤지컬 <엘리자벳>에서의 '루돌프 황태자'도 연기력이 무척 필요한 역할이었다는 걸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순택 루돌프, 노래도 무난하게 잘 소화하고 연기를 너무 잘해서 순간 루돌프에게 감정 이입되면서 '루돌프 죽고 난 다음 장면'이 정말 슬프게 다가왔어요~ 제가 그 때 본 '루돌프'가 김순택씨 맞지 싶은데.. 뮤지컬 <레베카>에도 작은 역으로 나온 그 배우라는데.. 김순택 루돌프, 연기 느낌 무척 좋아서 '루돌프 황태자'의 그 장면들이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게 참 신기했더랬죠.

      배우에겐 역시 '해당 캐릭터에 걸맞는 외적인 분위기' & '연기력'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2016.08.30 17:37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