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국내 가요를 두고서 '작곡자'가 이 사람이다, 저 사람이다 논란이 있어서 '진실'이 뭘까 꽤 궁금해졌던 적이 있다. 대중 가요계에 종사했던 한 남매가 '원래는 내가 그 곡을 만들어서 상대에게 선물한 것이다..'라며 서로 상반된 주장을 했던 것이다.

외국의 유명한 곡들 중에도 간혹 그러한 사례들이 있는데,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을 쓰는 것처럼 특정한 곡을 만드는 작업 역시 딱 '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 '여러 사람'이 달려들거나 어떤 이가 먼저 만들어 놓은 걸 다른 사람이 뒤에 가서 수정 작업이란 걸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작자가 여러 명 or 해당 작품이 복잡한 과정에 의해 탄생했을 땐 원 저작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 그 구체적인 사연들은 다 '제각각'일테지만 말이다..

아버지와 두 자녀 등 가족 전체가 '음악가'였던 오스트리아 작곡가 '볼프강 모차르트(Wolfgang Mozart)'의 경우엔 볼프강만 유명해지고 나머지 가족은 좀 뭍힌 감이 있는데, 그의 아버지인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 Mozart)'도 나름 '작곡가'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그가 만든 곡 중에 '장난감 교향곡(Toy Symphony)'이 그나마 좀 유명할텐데, 몇 백 년 전엔 이 곡의 원 저작자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작곡가 여러 명' 또는 '하이든'의 작품으로 알려졌다가, 비교적 최근에 와선 이 '장난감 교향곡'이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작품인 걸로 밝혀졌다고 한다.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 Mozart) 작곡, '장난감 교향곡(일부분)'

그럭저럭 듣기 좋은 걸로 봐서 '모차르트(볼프강 모차르트)'의 아버지였던 '레오폴트'도 꽤 유능한 작곡가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는 당대에 나름 '유명한 작곡가였다'고 알려져 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 Mozart)가 작곡한 <장난감 교향곡>은 1778년 무렵의 작품으로, 교향곡 치고는 크게 무겁지 않은 곡 분위기에 아기자기한 장난감 느낌을 많이 주는 7악장의 곡이다. 그 중 3개의 악장을 발췌하여, 하이든의 동생이 따로 편곡을 하기도 했다.

이 곡 자체를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 Mozart)'가 만들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으로 <장난감 교향곡> 악보가 출판되었어야 했는데, 해당 출판사에선 일부러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의 이름으로 출판했다고 한다. 출판사의 이득을 위해서였다는데, 당시 '하이든'이 작곡가로서의 인지도가 더 있어서.. 악보를 더 많이 팔기 위한 상업적인 목적에서 그리 한 것이었을까..?

Leopold Mozart(1719~1787)

 
나중에 '사장한테 개기는 반항적인 아들 볼프강 모차르트'로 인해 대주교한테 찍혀 가지고 커리어에 곤란을 겪긴 했으나,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원래 성실하게 회사 생활 했던 '궁정 음악가'였다. 학교 때 그의 전공은 신학이었으나, '음악'에 관심이 많아 이 쪽으로 진로 변경했다. 작곡가였을 뿐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로도 알려진 레오폴트는 한 때 '바이올린 연주법'에 관한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세상에서, '사람'과 관련된 모든 일은 다분히 상대적인 경향이 있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도 그것에 관한 소재가 적지 않은 비중으로 나오듯, '레오폴트 모차르트'와 '볼프강 모차르트'는 볼프강의 진로 문제로 큰 갈등을 빚은 부자(父子)지간이다. 아들인 볼프강 입장에선 아버지가 자유롭게 살길 원하는 자신을 잘 이해해 주지 않는다며 크게 섭섭해할 수 있는데, 제 3자 입장에서 좀 더 넓게 들여다 보면 오늘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대중들에게 '천재 음악가'로 알려지게 된 데에는 '온 열정을 동원하여 어린 시절부터 볼프강을 잘 교육시킨 아버지 레오폴트'의 공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있었을 뿐 아니라 '볼프강 모차르트'가 유능한 작곡가로 클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그림자로 지내면서 자식의 '음악 교육'에 올인한 레오폴트의 공이 크다. 아울러, '딸'이라는 이유로 뒷전으로 밀린 난네를(모차르트 누나)의 희생도...  세계적으로 '무척 유명한 사람'이야 유명하니까 대중들이 알아주는 거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세상에 나가 이름을 알리고 크게 성공할려면 기본적으로 뒤에서 조용히 뒷바라지 해 주는 측근이라든가 그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턴 '대중적으로 유명한 사람' 보다는 그들의 그늘에 가린 '주변인'들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이 가는 편이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