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러시아 마지막 황태자, 비운의 미소년 '알렉세이'

타라 2012. 8. 29. 21:07
비교적 최근에 '세계의 미녀 왕족 Top 10'에 관한 설문 조사가 시행되면서 '세계의 미남 왕족'도 뽑았는데, 요즘 '남자 왕족들'의 미모 수준은 상당히 별로여서 실망한 기억이 있다. 동화 삽화 속에 나오는 왕자들은 너무나도 멋진 것에 반해서 말이다. '사진기'가 없었던 중세 시대 왕족들 경우엔 궁정 화가들이 그린 '초상화'로써 그들의 모습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으나, 개중엔 화가들이 미화하여 그린 것들이 많아서 그림만으로 실제 모습을 가늠하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에 살았던 왕족들 관련해선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가 남아 있으며, 그것은 보다 실제 모습에 근접하다 할 수 있다.

왕실의 왕자라 해서 굳이 '동화 속 인물'처럼 잘생길 필요는 없지만, 소시 적에 봤던 이야기물들 중엔 결정적인 순간에 여주인공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인물이 '왕자'로 묘사된 경우가 많아서 그 시기엔 한 번 쯤 '잘생긴 왕자'에 대한 로망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어린 시절에 가졌던 '동화 속 훈남 왕자'에 대한 로망 때문인지, 실제로도 그런 왕자가 있었다 하면 괜히 관심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Alexei Nikolaevich(1904~1918)


우리 나라의 훈훈한 '이우' 왕자(고종의 손자)처럼, 비교적 가까운 시대에 '미남/미녀 득실거리는 러시아'에도 '미모를 갖춘 비운의 왕자'가 존재했었다. 보통 '최초의 OO', '마지막(최후의) OO' 하면 괜히 특별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는데, 이 잘생긴 황족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로마노프'에게도 요절한 <러시아의 마지막 황태자>라는 특별한 타이틀이 따라 붙는다.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로마노프'는 러시아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표도로브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신화 속에 나오는 '엘프'나 '미소년'처럼 굉장히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는데, 출생 당시 '혈우병'에 걸린 채 태어났다고 한다. 알렉세이의 모후는 아들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기이한 능력을 지닌 승려'로 알려진 '라스푸틴'을 데려다가 황태자를 치료하게 했는데, 그는 그럴 만한 능력이 없는 사기꾼에 불과했으며 황후의 뒷배경을 등에 업고 여러 물의를 일으키고 다녔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태자,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로마노프'의 유아기 시절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Alexei Nikolaevich) 황태자가 어렸을 때 '제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고, 거기에 참전한 러시아군이 연일 패하면서 나라 사정이 많이 어려워졌다. 그에 의해 백성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고, 혁명이 일어남으로써 니콜라이 2세는 결국 퇴위를 결정하게 된다.(1917년) 이후 러시아는 공산 국가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감금되었던 '로마노프 황제 가족'은 1918년 몰살 당했다.

그 때, 니콜라이 2세의 아들이었던 미소년 '알렉세이 로마노프(Alexei Romanov) 황태자'도 같이 죽임을 당해야만 했다. 아직 솜털도 채 가시지 않은 15세 꽃다운 나이에 말이다..

알렉세이 황태자의 탄생..

알렉세이 황태자(맨 오른쪽), 누나들과 함께..

러시아의 마지막 왕조였던 로마노프 황가의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Alexei Nikolaevich) 황태자'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가 큰 편이었으며, 군인들을 좋아해서 제복 같은 걸 즐겨 입었다고 한다. 가정 교사가 그를 향해 "금색 머리칼과 커다란 회색 눈을 가진, 동화 속에 나오는 왕자님 같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알렉세이 황태자는 수려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으나, 조금만 다쳐도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으로 인해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다.

옛날 소설 속에 종종 등장하는 전형적인 '병약하고 창백할 정도로 하얀 미소년'이었던 그는 부모님(황제 부부)과 누나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났으며, 선하고 친절한 태도의 황태자였다고 전해진다. 요즘 태어났다면 '영화 배우'를 해도 될 만큼 무척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인데, 그런 그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 어린 나이에 가족과 함께 살해 당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게 느껴진다.


유명한 사람들의 삶 중에서 '평생 잘 먹고 잘 살다 간 케이스' 보다는 알렉세이 황태자의 경우처럼 '안타까운 사연'을 남기고 간 이들이 유난히 큰 여운을 남기는 법일까..? 이렇게 아름다운 황태자가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불과 15세의 나이에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 사라져야 했다니, 알렉세이 황태자 같은 '실존 인물'이 웬만한 '동화 이야기 속 왕자들에 비해 훨씬 인상 깊게 박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