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티케', 행운의 여신에겐 뒷머리가 없다?

타라 2011. 5. 1. 19:55
예전엔 탁상 달력에다가 그 달의 컨셉을 일일이 적어 놓았던 때가 있었다. 1월은 '희망', 2월은 '비전', 3월은 '축복', 4월은 '도전'..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걸 이번 달부터 다시 할려고 하는데, 5월의 문구는 '행운'으로 하면 꽤 괜찮을 것 같다. 요즘 이래저래 지쳐 있어서 그런지,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와서 지친 나를 좀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곤 한다. 그 누구에게든, 가끔은 그런 이벤트도 있어줘야 더 기운 내서 세상 살아갈 맛이 날 것 같기도...

'행운=Good Fortune'에서의 Fortune은 '운.. 재산' 등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이것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풍요와 행운의 여신 'Fortuna(포르투나)'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선 티케(Tyche)라고 한다. 이 여신님께서는 인간들에게 '행운'과 '번영'과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대 그리스 여러 도시에선 티케 여신을 수호신으로 삼기도 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티케(포르투나) 여신은 '머리에 왕관을 쓰고 풍요의 뿔(코르누코피아)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위의 청동상을 보면 그 뿔에서 금화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 나라 단편 소설 <화수분>에 나오는 '화수분'처럼, 티케 여신의 저 뿔은 '아무리 금화를 쏟아 내어도 끊이질 않고 재물이 계속해서 흘러 나오는 보물 단지'일 거란 생각이 든다.

세상엔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도 많기에 돈(재물)이 다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그것'이 많을수록 더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예전에 모 CF 카피로 인해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유행한 적 있는데, 문득 그 문구가 떠오른다. 이 화사한 봄날에, '행운의 티케(Tyche) 여신'이 강림하여 '풍요의 뿔'에서 흘러 나오는 많은 재물을 수고하고 짐진 자들에게 골고루 나눠 준다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것 같다.


외국 속담 중에, 티케(Tyche) 신과 관련하여 '행운의 여신에겐 오로지 앞머리만 있고 뒷머리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행운의 여신이 떠나갈 무렵엔 '아무리 아쉬워 하면서 그것을 붙잡을려고 해도 그녀에게 뒷머리가 없기 때문에 잡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즉, 예고 없이 찾아오는 '기회'나 '행운'이란 것도 '평소에 그것을 맞을 준비를 충분히 하면서 기다린 자'만이 쉽게 눈치챌 수 있다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평소에 '행운'이나 '기회'를 잘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걸 뜻한다. 또한,  '기회 왔을 때 놓치지 말고 잘 잡으라'는 걸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스에 있는 한 '행운의 여신' 동상엔 이런 문구도 쓰여져 있다고 한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 버렸을 때 사람들이 다시는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그러한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라는...

'행운의 여신'도 준비된 자에게만 선뜻 찾아온다는 저 말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일 것이다. 아름다운 '기회와 행운의 여신'에겐 앞머리만 있고 그 뒷모습을 보면 '대머리'란 사실이 좀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녀와 관련한 저 속담은 꽤 심오한 교훈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