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삥 뜯기는 사위? '모차르트'와 '베버 부인'

타라 2011. 3. 27. 16:55
예전에 우리 나라에서 '딸부잣집'이란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유명 작곡가 모차르트(Mozart) 장모인 '베버 부인'의 경우도 딱 '딸을 넷이나 둔 딸부잣집 엄마'라 할 수 있는데, 모차르트는 그들 중 2명의 딸들과 엮인 바 있다. 이런 경우는 좀 드문 케이스이며, 정해진 인원을 가지고 극을 꾸려 나가는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설정이다. 그런데 '실존 인물 모차르트'는 이 집의 둘째 딸 알로이시아 베버(Aloysia Weber), 셋째 딸 콘스탄체 베버(Constanze Weber) 모두와 '이성 관계'로 엮인 데다가 나중에 콘스탄체와 혼인을 하는 등 베버(Weber) 가문과 아주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조금 있으면 우리 나라에서 또 공연될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Mozart!)> &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에도 '베버 부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뮤지컬 안에선 그들 캐릭터가 '베버 부인'을 중심으로 (딱히 악역은 아니지만) 약간 사악(?)하게 그려진 감이 있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의 관계를 눈치 채고, 작곡가인 그에게 삥 뜯을 목적으로 '콘스탄체와 결혼 후 처가댁을 부양할 것을 맹세'하는 서약서를 강요하니 말이다. 사악하기는 하되, 그 대목이 다소 익살스럽게 연출되었다.(이 때 나오는 남자는 '콘스탄체의 아버지'가 아니라 '베버 부인의 새 남자'임. 모차르트가 베버가에서 하숙을 했던 시기는 이 집 가장인 '프리돌린 베버'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였다..)

장모님 등을 탁자 삼아 '베버가 부양 서약서'에 서명하는 모차르트~
나중에 콘스탄체가 이 '서약서'를 찢어 버리고, 거기에 감동(?) 먹은
모차르트가 콘스탄체에게 청혼하게 됨 /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


실제로도 베버가의 안주인인 '세실리아 베버(Cacilia Weber)'는 사위 덕분에 먹고 산 장모라고 할 수 있다. 독일 '만하임'에서 살던 베버 부부는 이곳에서 모차르트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시기에 모차르트는 베버가의 둘째 딸 '알로이지아'를 좋아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가 일자리를 찾아 '파리'로 떠나게 되었고, 베버 가족은 '뮌헨'으로 이사를 갔다. 파리 생활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뮌헨'에 들른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로부터 거절 당하고 만다.

하지만, 나중에 베버가 식구들이 '빈'으로 거처를 옮기고 모차르트(Mozart)도 빈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이 집안 사람들과 다시 엮이며, 급기야는 베버 부인의 사위가 되는데.. 그런 걸 보면 굉장한 인연인 것 같다. 빈으로 이사오고 난 뒤 남편 프리돌린(알로이시아와 콘스탄체의 아빠)을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낸 베버 부인은 살 길이 막막해졌고, 그나마 오페라 가수인 '알로이시아 베버'가 벌어오는 돈으로 먹고 살 수 있었다. 한마디로, 둘째 딸인 알로이시아가 이 집의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이었던 셈..

그 와중에 재력이 좀 되는 요제프 랑게(Joseph Lange)가 알로이시아(Aloysia Weber)에게 청혼을 해 왔고, 그녀가 시집 가 버리면 '가족의 생계'가 곤란해지기에 '베버 부인'은 예비 사위 요제프에게 <알로이시아와 결혼하는 조건으로 베버가의 생활비를 일정 부분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요제프 랑게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결혼했는데, 어떤 면에서 보면 장모가 사위에게 삥 뜯는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친딸도 아닌, 사위가 부담하는 돈으로 나머지 세 딸들을 거느리고 생계를 이어갔으니 말이다..

모차르트와 엮인 베버가의 딸들 : '알로이시아 베버' & '콘스탄체 베버'

다달이 사위가 주는 돈 외에도 '베버 부인'은 시집 간 알로이시아의 방에 '하숙'을 쳐서 생활비에 보탰고, 덕분에 품위 유지는 하고 살았던 모양이다. '알로이시아'에게 차인 뒤에도, 또 베버가와 인연을 맺게 된 모차르트는 그녀의 동생 '콘스탄체'와 결국 결혼하게 되었는데, 모차르트 아빠가 '이 결혼 반댈세~'를 외쳤던 것처럼 콘스탄체 엄마인 베버 부인도 사윗감으로 모차르트를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자신의 둘째 딸한테 들이대던 녀석이, 갑자기 또 셋째 딸하고 눈 맞아서 결혼하겠다고 하니...)

하지만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로 짝짝꿍이 잘 맞는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는 혼인하게 되었고, 걔네들이 아이 낳고 잘 살자 '세실리아 베버(콘스탄체의 엄마)'도 나중엔 사위인 '모차르트'와 무척 잘 지냈다고 전해진다. 모차르트 관련 뮤지컬 안에선 '사위한테 삥 뜯는 장모' & '공갈 협박 캐릭터 베버 부인'의 이미지가 강조되었지만, 실제로는 '사위 사랑은 장모~', '장모님도 소중해요~' 이런 분위기였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