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2011.03.21 09:17

예전에 책에서 봤는데, 특정한 사람에겐 옆에서 그를 지켜주는 '수호 천사'가 따로 있다고 했다.(사람에 따라,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종교계에서도 크리스트교나 불교, 조로아스터교 등에선 '천사'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악마 '루시퍼'도 원래는 천사 출신이었으나, 신을 배신하고 이상한 쪽으로 삐뚤어져서 사탄(악마)이 된 것이다.

이들은 대체로 물질계에서 살아가는 인간들과는 다른 '영적인 존재'이기에 별다른 '형상'이 없지만, 그림 그리는 화가들은 종종 그러한 '천사'들을 인간의 모습과 비슷하게 형상화 하곤 했었다. 단, 평범한 인간들과 구분하기 위해 '날개' 달린 모습으로 묘사한다. 많은 서양 화가들이 종교화에 그려 넣었던 '날개 달린 천사'들은 어떤 면에서 보면 '신화' 속에 나오는 인물(에로스 같은..)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기도 하다.

화가들의 그림에 등장하는 천사, 그 중 <날개 달린 아기 천사>들 중엔 라파엘로(Raffaello)의 작품에 나오는 이 천사들 모습이 비교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라파엘로의 그림 '시스틴 마돈나(The Sistine Madonna)' 부분


각종 '생활용품이나 팬시용품 같은 상품'들을 통해, '그림'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어디선가 한 번 봤음직한 아가 천사들이다. 이들은 화가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의 명작 <시스티나의 성모=시스틴 마돈나(The Sistine Madonna)>에서 조연 or 단역으로 나오는 천사들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림 안에 나오는 주연 캐릭터보다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전체 그림은 따로 있지만, 아기 천사들의 모습만 따로 떼어놓은 '부분화'가 더 많이 알려진 듯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라파엘로(Raffaello)의 그림 속에 나오는 저 아기 천사들은 그 '표정'에서 이미 '캐릭터'가 살아있어서 굉장히 마음에 든다. 거기다 '오동통한 두 팔' 하며, 그 짧은 몸에 '앙증맞게 달려 있는 날개' 하며, 전반적으로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인지..

라파엘로 <시스티나의 성모> 원래 그림은 '중앙에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의 모습을 안고 있는 모습, 왼쪽에 교황 식스투스 2세, 오른쪽에 성녀 바르바라'의 모습이 그려진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파엘로의 그림 '시스틴 마돈나(The Sistine Madonna)' 전체

하단부의 '따분해 하는 두 아기 천사'의 모습은 덤으로 그려진 것 같다. 어차피 이 그림의 '내용'과 직결되는 주요 캐릭터는 따로 있고, '아기 천사 둘'은 단역급 역할을 하고 있기에 생략해도 상관은 없는 인물~ 하지만 이 천사들이 들어감으로써 그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단 느낌이다. 작품 제목에도 들어가는 '성모 마리아' 외 상단의 중심 인물들 모습만 보면 살짝 엄숙하고 경건하고 딱딱한 분위기인데, 아랫 부분에 '아기 천사' 캐릭터가 추가됨으로써 그림의 톤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옛날 화가들이 그린 종교화 등의 작품엔 '아기 천사' 뿐 아니라 '어른 천사'도 많이 등장하는데, 우리가 일상에서도 많이 접한 그림 엽서나 노트, 편지지, 열쇠 고리, 머그컵, 선물용 액자 등등의 영향 때문인지 사람들은 보통 '천사' 하면 천진난만한 모습의 아기 천사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인간 아기'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도 관용어구처럼 '천사 같애~' 이런 표현을 쓰는 게 아닐런지...

라파엘로 작품에 나오는 두 아기 천사('시스티나의 성모' 부분)는 특히 그 이미지 자체로 오리지널 그림('시스티나의 성모' 원본 전체)보다 더 큰 '대중적 인지도'를 갖게 되었다. 그러한 이유로,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메인 주인공을 뛰어넘는 조연 캐릭터>를 '그림' 쪽에 적용시켜 봤을 때 종종 라파엘로(Raffaello)가 창조한 저 '미친 존재감의 앙증맞은 두 아기 천사'들이 떠오르곤 한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