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뮤직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의 죽음을 애도하며..
개인적으로 게리 무어(Gary Moore)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오래 전, 같은 영어 학원을 다니던 한 지인을 통해서였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담은 카세트 테잎을 내게 선물했는데, 그 안에 게리 무어의 음악이 담겨 있었고 처음 듣자마자 난 그 음악에 매료되었다.
국내에서도 (한 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많이 틀어줘서) 무척 유명한 'Still Got The Blues' 등 게리 무어의 음악들은 특히 비 오는 날 들으면 그 감흥이 장난 아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의 곡들엔 뭔가 끈적거리고 나른하면서, 묘하게 음울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있는데, 한 번씩 게리 무어의 음악을 들으며 '지금 난, 다른 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었다.
독학으로 기타를 공부하기 시작한 게리 무어는 1969년 말 18세의 나이로 영국의 록 밴드인 '스키드 로우(Skid Row)'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했다. 그 뒤 콜로세움(Colosseum), 씬 리지(Thin Lizzy) 등 여러 그룹을 거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며, 1980년대엔 에드워드 반 헤일런(Edward Van Halen) & 마이클 쉥커(Michael Schenker)와 함께 '3대 기타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우리 나라 대중들에게까지 명곡으로 많이 알려진 'Still Got The Blues(스틸 갓 더 블루스)'는 게리 무어의 개인 음반에 실린 곡이다. 널리 알려진 'Still Got The Blues' 외에 'Parisienne Walkways', 'Sunset', 'Always Gonna Love You', 'Spanish Guitar' 등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곡이다.
'Spanish Guitar(스페니쉬 기타)'는 '게리 무어(Gary Moore)'의 기타 연주에 스키드 로(Skid Row) 시절부터 그의 절친이었던 보컬 '필 리놋(Phil Lynott)'의 노래가 들어간 곡으로, 한 때 우리 나라 드라마 삽입곡으로도 나온 바 있다. 2005년 드라마 <신입 사원> 초반 무렵 에릭(문정혁)의 장면에 나왔었는데, 극 중반 이후로 스토리가 좀 이상해져서 보다 말았지만 <신입 사원> 앞부분 내용은 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게리 무어 & 필 리놋 콤비의 'Spanish Guitar'가 흐르던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곡 실력과 연주 실력 모두 뛰어난 게리 무어는 미국 보다는 유럽 & 아시아권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뮤지션이다. 그의 음악엔 아일랜드 특유의 음울하고 애잔한 정서가 있는데, 그런 분위기가 미국인들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는 모양이다. 허나, 게리 무어(Gary Moore)의 진득하면서 서정적인 느낌의 곡들이 한국인의 정서와는 어느 정도 부합되는 면이 있지 않나 싶다.
게리 무어가 올해 58세라고는 하지만, 우리 나이로 하면 60세이다. 그렇게 짧은 생은 아니었으나, 100세 수명도 바라보는 요즘 기준으로 하면 너무 일찍 가 버린 것 같아서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케이블 TV로 옮겨 간 <수요 예술 무대>에서 이번 주 수요일(2011년 2월 9일)에 '게리 무어를 추모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한다고 하니, 그의 음악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음악을 선사한 그가, 부디 더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쉴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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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문하여) 정성스런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블로그 운영하시면서, 이런 저런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물론 시스템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기왕
운영하는 거.. '부정적인 면' 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많이 되새기면서, 즐거운 블로깅 라이프 이어가셨음
좋겠습니다~
저두 여러 면에서 불만 없는 건 아니고, 가끔 가다가
'저건 좀 그렇다' 싶은 거 많지만, 사람이 하는 거라서
완벽한 건 없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정도 마음을 접고
좋은 면만 많이 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들.. 서로서로 영향을 줘 가면서, 앞으론 조금씩
나아질 거라 믿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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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게리무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저도 너무 놀랐습니다.
답글
그의 명연주를 못듣는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HJ심리이야기 2011.02.07 23:31
스틸갓더 블루스.. 스패니쉬 기타.. 불후의 명곡에.. 눈물이 흐릅니다..
답글
솔직히 타라님이 올려주실 줄 알았다면 믿으시려나요.
듣고있습니다. 내일 제 글에도 애도를 표현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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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연주는 들어보질 못했던 듯 싶습니다. 휴가 도중 사망한채 발견되었다니... 안타깝습니다. 추모 프로그램을 봐야겠네요.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2.08 00:28
너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해 안타까워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60이면 청춘인데; 저도 즐겨들었던 뮤지션입니다.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요. 게리 무어.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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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pp 2011.02.08 01:50
저도 소식을 듣고는 어찌나 놀랐는지 ... 너무 안타까워요. 이제 겨우 58세인데 ..
답글
그의 기타 선율을 더 이상 듣지 못한다니 ..--아 ,,
지금 cd를 꺼내 파리지엔느 워커웨이 듣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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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 2011.02.08 09:26
저도 어제 이 소식을 들었어요~
답글
마침 올려주셨네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예요..
짧은 생을 마감하고..정확한 죽음의 사인도 밝혀 지지 않았으니..
실력있는 음악인인데 말이죠..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타라님,,
죤 하루 되세요~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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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2011.02.08 21:53
ㄲ ㅑ... 악... 타라님과 제가 통했네요..^^
답글
처음으로 같은 포스팅..^^
기분 너무 좋습니다.^^
저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