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조선 시대 왕들 중 가장 미남 왕은 누구였을까?

타라 2010. 10. 20. 23:42
조선 시대 때 왕의 초상화를 '어진'이라 불렀다. 당시에 역대 왕들이 다 어진을 남겼으나 왜란과 호란으로 인해 거의 다 소실되었고, 일제 강점기와 6.25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어진을 보관했던 건물이 불타서 지금 남아있는 어진이 몇 점 안된다.


현재는 태조, 세종대왕, 영조, 정조, 철종, 고종, 순종의 어진 정도가 남아있고 그 중에는 최근 들어서 원본과 비슷하게 다시 그린 것도 있다. (사진기가 없던 시절)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조선 왕들의 초상화가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들의 외형적인 모습이 사료에 의해 비교적 상세하게 전해져 내려온다.


[ 현재 남아 있는 조선 시대 왕들 초상화 중 '태조, 세종, 영조' 어진 ] 

태조 임금


세종 임금


영조 임금


기록에 따르면 조선의 5대 왕 '문종'과 10대 '연산군'이 미남자였고, 24대 '헌종'이 그렇게 또 미남이었다고 한다.(but, 이들의 어진은 남아있지 않아서 무척 아쉽다~) 물론 왕이 미남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요즘엔 직업적으로 가꿔야 하는 유명인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미(美)에 대한 관심이 많고, 외형적으로 가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현대인들 입장에서 한 번쯤은 그런 게 궁금할 법도 하다.


특히나 (요즘엔 그러면 안되지만) 옛날 왕들은 정실 부인인 중전 외에도 수시로 궁녀들을 집적거리거나 후궁을 많이 뒀고, 임금이 선택하면 어쩔 수 없이 그를 모셔야 되는 여인네들이 많았다. 그 후궁들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이 모셔야 되는 왕이 다행이 외적으로도 매력 있는 남자였다면 '왕의 여러 명의 여자들 중 한 명'이어야만 하는 사실이 비교적 덜 억울했을 것 같단 생각이다.


조선 시대 왕이 나오는 내용은 TV 사극에서도 참 많이 다뤘는데, 아무래도 미모가 탁월한 배우들이 연기하다 보니 TV물에 나오는 임금들은 웬만하면 다 잘생긴 것 같다. 허나, 실제로 조선의 왕들이 요즘 나오는 사극의 남자 연기자들처럼 그렇게 잘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와중에 문종, 연산군, 헌종은 기록 상으로도 꽤 잘생긴 미남 왕이라고 하는데, 신은 역시 한 사람에게 모든 복을 다 몰아서 주지는 않는지 '가장 높은 권좌에 앉은 왕'에다가 '미남'이기까지 했던 그들의 삶 역시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뽀얀 살결에 무척 고운 이목구비를 지녀서 요즘 기준으로 봤을 때 '꽃미남'에 가까웠던 연산군은 중간에 쫓겨난 왕으로, 명줄 또한 그리 길지 않았다. 기록에 의해 '매우 잘생긴 왕'으로 알려진 문종 또한 '학식'도 깊고 '미모'도 출중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재위 2년 4개월 만에 병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전쟁 중에 어진이 소실되어 직접 확인할 길은 없으나, 기록을 참고하면 조선의 24대 왕 헌종이 그렇게 미남이어서 젊은 궁녀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서로 '승은' 입으려고...) 하지만 8세 때 즉위하여 15년 동안 임금 자리에 있었던 헌종은 너무 이른 나잇대부터 여인들과 잠자리를 하고 그런 생활을 지속했기에, 그로 인해 큰 병을 얻어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요즘 기준으로 하면 치명적인 프랑스병(성병)에 걸렸거나 기를 많이 소진하여 병약해진 게 아닐까 한다. 어쨌든 '젊고 로맨틱하고 잘생긴 헌종 임금'은 당시 궁녀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했으며, 그 왕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거나 잘해 볼려고 유혹하는 여인네들이 많았다니 웬만한 톱스타 부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잘생긴 조선의 왕들이 대체로 20~30대의 나이에 요절한 걸 보니, 새삼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걸 다 몰아서 주지는 않거나, 너무 예쁘고 너무 잘생긴 것 보다는 그냥 적당히 생긴 채로 살아가는 게 더 나은 걸지도 모른단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