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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여우누이뎐-이민호, 민폐 정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타라 2010. 7. 31. 19:03
개인적으로, 월화 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을 보면서 종종 <미녀와 야수> 이야기가 생각나곤 한다. 물론 기본 설정이나 스토리 진행 과정, 결말 부분의 내용은 좀 다를 것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정규 도령(이민호)'과 '가끔 가다 이상한(?) 모습으로 변하는 탓에 그런 자신이 괴물인 거냐고 울먹거리던 연이(김유정)'의 힘든 풋사랑을 보다 보면, 사랑의 힘으로 마법을 극복하고 잘생긴 왕자로 변신한 야수의 경우처럼 털복숭이 리틀 구미호도 '사랑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연이(김유정)의 '여우로 변신한 모습'은 요물이나 괴물이라고 하기엔 너무 귀엽다. 오히려 완전한 인간 모습을 하고 있을 때보다 더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것 같다. 그러한 관계로, 지난 번에 연이의 변한 모습을 보고 난 뒤 엄청 충격 받은 모습으로 (진짜 괴물이라도 본 양)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던 정규(이민호)의 행동을 보면서 '아니, 저렇게 귀여운 괴물 봤냐고! 연이의 저 모습이 어디가 어때서..?! 정규, 이 찌질한 놈 같으니라고~'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이 드라마 속에서 빡센 특수 분장을 하고 '리틀 구미호'로 변한 김유정의 '연이'는 볼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내가 정규나 연이 주변 인물이라면, 아기 여우로 변한 연이를 집으로 데려 가 맨날 쓰다듬~해주면서 맛난 거 먹이고 마구마구 예뻐해 줬을텐데...' 싶기도 하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연이(김유정)는 자신이 가끔 털복숭이로 변한다는 사실을 '실은 이상한 병에 걸렸다'는 식으로 정규(이민호)에게 고백을 했고, 그 때 정규는 "연이야, 난 니가 괴물이어도 좋다. 네가 괴물이라서 날 거부한다면, 차라리 나도 괴물이 되어서 너와 함께 하겠다~"는 로맨틱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괴물'이어도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변신 연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상처 받은 그녀를 버리고 바로 도망가 버리다니.. 사내의 마음은 역시 믿을 만한 게 못되는 것일까..?


한 편으로.. 연이가 아무리 '나, 알고 보면 괴물
(?)~'이라 미리 알려줬어도,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정규 도령으로선 '털이 북슬북슬한 이상한 모습으로 변한 연이'의 모습을 당장에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도 든다. 게다가 이 도령도 아직은 완전히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 아이가 아닌가- 그 후 정규 도령은 자신이 그 때 연이에게 보였던 언행불일치와 사내로서의 못난 모습을 반성하고, 다시 그녀를 애틋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상태이다.

비록 윤두수 일가 사람들로부터 번번히 괴롭힘을 당하는 연이(김유정)가 위기에 처했을 때, 백마 탄 왕자처럼 짜잔~하고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지는 못할지라도 말이다.. 지난 번에 방송된 <구미호 : 여우누이뎐>의 8회에서의 정규(이민호)는 마음만으로 이미 위험에 처한 연이를 골백번 구하고 싶어하고, 그녀가 어떤 모습이어도 상관없어 하는 '순수하게 연정에 빠진 한 남자'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원래는 '정규 도령(이민호)과 함께 연이를 둘러싼 삼각 관계를 형성했던 윤두수(장현성)의 서자 충일(김우석)이'도 이젠 제법 어른스러운 티를 내면서 정규 도령에게 "우리 연이를 제발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두 로맨틱한 남자(청소년)는 연이의 '든든한 기사'라도 된 듯 믿음직한 남성스러움을 자랑하며 '연적→한 뜻으로 그녀를 구하려는 동지' 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까마귀떼의 움직임을 보구 연이(김유정)의 행방을 알아낸 조정규(이민호)는 그냥 열심히 연이의 이름을 불러대기만 했을 뿐, 이번에도 연이를 직접 구하지는 못했다. 연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깊지만, 그녀의 인생에 별 도움이 안되거나 때때로 연이를 위기의 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해서 '민폐 정규'란 말까지 나돌고 있는 이 도령이 언젠가 한 번 쯤은 그녀에게 도움 될 만한 일을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온 내용으론 '연이(김유정)의 간과 생명'은 만신(천호진)과 윤두수(장현성)의 손에 달려 있는 상황이어서 곧 그녀가 목숨을 잃게 될 가능성도 크지만, 16부작 <구미호 : 여우누이뎐>의 9회에서 벌써 주인공인 연이(김유정)가 퇴장할 것 같지는 않다. 이 드라마는 '앞으로의 스토리'를 좀처럼 가늠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기에 그만큼의 짜릿함을 안겨주는 드라마이다.

그간 공들여 온 내용과 정규 연이 동반 출연 장면에서의 영상미를 보면 그들의 관계가 벌써 끝날 것처럼 보이진 않는데, 벌써부터 '민폐 도령'으로 낙인 찍힌 <추노> 언년이의 남자 버전인 정규(이민호)가 '언젠가는 그 민폐스러움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인지?'도 이 극을 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