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복수? 받은 만큼 되돌려 주기-라 퐁텐 우화 '여우와 황새'

타라 2010. 7. 31. 17:39
숲 속에서 살아가는 여우와 황새는 아주 친한 친구 사이이다. 어느 날, 여우는 친구인 황새에게 식사 대접을 하기 위해 자기 집으로 불러들였다. 그 후 식사 대접을 하려던 여우는 문득, 황새 친구를 놀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맛있는 고기 수프를 아주 '납작한 접시'에 담아서 내어 놓았다.

장 밥티스트 우드리의 그림 - '여우와 황새(Le Renard et la Cigogne)'

장 밥티스트 우드리(Jean Baptiste Oudry) : 프랑스 루이 15세 시절의 화가


모두 알다시피, 황새는 '폭이 좁으면서 아주 길고 큰 입'을 갖고 있어서 그 '납작한 접시'로는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제대로 요기를 하지 못한 황새는 몹시 배가 고팠다. 하지만 재미 삼아 친구인 황새를 놀려 먹은 심술쟁이 여우는 무척이나 즐거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엔 황새가 여우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허나, 여우는 황새가 준비한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황새가 준비한 식사는 아주 '목이 긴 그릇'에 담겨져 있었으므로... 그 그릇의 폭이 너무 좁고 길었기에, 여우는 맛난 음식을 단 한 입도 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여우는 음식을 그런 접시에 담아 내어놓은 황새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황새는 지난 번에 여우가 자신에게 한 일을 그대로 되돌려 준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 '라 퐁텐 우화(Fable de La Fontaine)' 中 <여우와 황새>

<여우와 황새>라는 라 퐁텐의 이 '동물 우화'를 보면 '타인에 대해 적절하게 취해져야 할 배려심' 혹은 '자기가 한 짓은 언젠가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는 평범한 삶의 진리가 생각난다. 우리 인간들도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항시 나 뿐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도 역지사지 정신으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 장 드 라 퐁텐(Jean de La Fontaine) / 1621~1695년 -

17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동화 작가 & 시인. 그가 1668년~1695년까지 발표한 시문 형식의 우화집은 무척 유명하다.

장 드 라 퐁텐(Jean de La Fontaine)은 1621년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태어났다. 원래 신학을 공부했던 그는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를 그만 둔 뒤 파리로 건너가 법학을 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적성에 맞지 않았던 라 퐁텐은 결국 문학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라 퐁텐의 대표작은 12권으로 된 <우화 시집>이며, 거기엔 240편의 우화가 실려 있다. '라 퐁텐의 우화'는 '이솝 우화'에 비해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의 강도가 센 편이며, 여러 동물에 빗댄 갖가지 비유로 '참다운 인간의 모습'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드는 빼어난 작품이 많다.

그의 <우화 시집>은 한국어로 <라 퐁텐 우화집>, <라 퐁텐 그림 우화>란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그 외 라 퐁텐의 대표작으로 풍류담 <콩트와 누벨>, 희극 <라고탱> <마법의 술잔>, 소설 <프시케와 큐피트의 사랑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