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로이드 웨버 & 팀 라이스 콤비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관련 음반(CD)은 한 번씩 땡길 때가 있어서 종종 듣게 된다. 주인공들이 격한 감정으로 내지르는 부분이 많은 JCS 음반은 곡을 '부르는 이들' 뿐 아니라 '듣는 입장'에서도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는 노래들로 이뤄져서, 한 번씩 날을 잡아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그 이후로 웨버씨가 만든 다른 유명 뮤지컬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천재성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도 <캣츠>도 아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 생각한다. 이 작품(JCS)은 지금은 할아버지 나이가 된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팀 라이스(Tim Rice)가 '반짝이는 20대 청년 시절'에 만든, 탁월한 실험 정신과 젊은 열정이 녹아있는 수작이다. 관련 음반 역시, 들으면 들을수록 명반이란 생각이 든다.

예수(Jesus)는 종교적인 인물이기 이전에,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이기도 하다. 웨버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나오는 예수는 '신의 아들'이기 보다는 '인간 예수'인 것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해당 종교와 관련 없는 이들 입장에서 봐도 공감할 여지가 많은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이 뮤지컬과 관련한 다른 넘버들 중에도 괜찮은 곡들이 많지만, 2막에 나오는 예수 솔로곡 '겟세마네(Gethsemane)'는 곡 자체에 <드라마틱한 분위기의 서사 구조>가 녹아있는 노래여서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조용히 시작해서, 갈수록 격정적인 느낌의 갈등으로 치달으며 최고조의 감정으로 끓어 올랐다가, 마지막에 가선 비장한 분위기로 서서히 대미를 장식하는... 그런데,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에 나오는 '겟세마네'는 가창자 입장에선 굉장히 '소화하기 어려운 곡'이기도 하다. 역량 안되는 뮤지컬 배우(or 가수)가 쉽사리 덤벼들었다간 욕 얻어먹기 딱 십상인 노래.


개인적인 선호도론 <JCS 1996년 영국(런던) 음반>에 참여했던 스티브 발사모(Steve Balsamo)의 '겟세마네'와 <JCS 1992년 호주 음반>의 지저스였던 존 판햄(John Farnham)의 '겟세마네', <JCS 2005년 오스트리아(빈 콘서트 캐스트) 음반>의 드류 사리치(Drew Sarich) 버전 '겟세마네'를 가장 좋아한다. 스티브 발사모가 부른 '겟세마네(Gethsemane)'는 안정적이면서 음 지속력이 강한 샤우팅이 돋보이고, 존 판햄이 참여한 <JCS 92' 호주 음반>은 오리지널 곡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된 '전반적인 반주 자체'가 정말 매력적이다.

드류 사리치(Drew Sarich)의 '겟세마네'는 스티브 발사모와는 계열이 약간 다르다. 특유의 가창력으로 다른 '지저스(예수)' 역의 배우들을 다 발라버렸던 2004년 네덜란드 아호이(Ahoy) 행사장에서의 스티브 발사모(Steve Balsamo) 버전 '겟세마네'는 스티브가 목소리를 일부러 굵게 내어 굉장히 강단 있게 불리워졌지만, 음반 버전에서의 스티브 목소리는 (평음 부분에서) 새색시 마냥 너무 가늘고 곱상한 측면이 있다. 그의 타고난 음색 자체가 감성적인 느낌이 강한 '미성' 계열인 것이다.

그래서 스티브 발사모의 '가창력'은 인정하지만,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에서 예수 파트를 부른 그의 기본적인 '음색(목소리 느낌)' 자체는 너무 곱상 달달해서 취향이 아니라는 JCS 팬들도 많은 실정인데, 그런 이들에게 드류 사리치의 강력 버전 '겟세마네'는 상당히 먹힐 만한 버전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 팀 라이스 콤비의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JCS)> 자체가 '록 오페라'의 시초 격에 해당하는 작품이고, 그 안에 나오는 남자 파트 노래들은 강하게 내지르는 '락적인 창법'이 요구되는 곡이 대부분이다. 나름 미친 가창력의 소유자인 '드류 사리치'는 평음 부분에서도 깨작거리는 부분 없이 보컬 자체의 존재감을 팍팍 심어준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어떤 곡이든 시원스럽게 잘 소화하는 드류 사리치(Drew Sarich)의 노래를 들으면 특유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드류 사리치 - 겟세마네/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뮤지컬 JCS 안에 나오는 '겟세마네'는 예수가 잡혀가기 전, 심란한 그가 마지막으로 그 죽음의 의미를 되물으러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가 아버지인 신(God)께 따지는 장면에 나오는 곡이다. 이 인물은 이미 앞날을 훤히 내다보고 있으며,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도 다 알고 있다. 뮤지컬에선 그렇게까지 표현 안되었지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같은 영화를 보면 예수가 피 철철 흘려가며 완전 잔혹하게 고통 당하다가 죽는데, 예수 자체가 인간의 육신을 지닌 '사람'이다 보니 그런 고통을 겪기 전에 피하고 싶어하는 이 뮤지컬 안에서의 예수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예수가 아무리 강인한 인간이어도, 심하게 채찍질 당하고 맨살에 못 박혀서 피 철철 흘리며 죽을 때까지 매달려 있는 등 그러한 '극강의 육체적 고통'을 겪어내야 하는 건.. 싫지, 당연히~ ;; 예수(Jesus)의 '정신'이 남다른 것이지, 그의 '육체' 자체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로봇 모드는 아닌 것이다. 방법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게 인간의 당연한 심리다. 그래서 난 이 뮤지컬의 '겟세마네' 장면에서 "나, 할 말 있어요~" 하면서 신께 따져묻는 예수가 무척 인간적으로 느껴져서 좋았다. 드류 사리치의 '겟세마네'에선, 그같은 고통을 감내하거나 죽기 싫어하는 드류 예수의 '절규'가 너무 절절하게 느껴지는데.. 결국엔 신이 내린 그 독배를 받아들일 거지만, 마지막으로 온 '겟세마네 동산'이 떠나가도록 발악하고 괴로워 하는 드류의 짐승(?) 버전 예수엔 묘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어차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에 나오는 이 장면엔, 결국 죽어야 될 것을 알면서도 "(지난 3년이 마치 30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지치고, 난 그간 정말 힘들게 살아왔는데.. 그렇게 고통 당하며 죽기엔 나 좀 억울해.) 도대체.. 내가 왜 죽어야 돼죠~?"를 외쳐대는 예수의 인간적인 고뇌와 신에 대한 마지막 저항이 담겨 있다. 드류의 예수는 막판에 가서 괜히 한 번 땡강 부려 보는 '순종형 아들'이 아니라, 원래 그런 기질이 좀 있는 '반항 아들'에 가깝다.

드류 사리치(Drew Sarich)는 이 뮤지컬에서 '예수' 역 뿐 아니라 '유다' 역을 소화한 적도 있는데, 그의 '짐승 예수'도 아주 매력적이지만 개인적으로 '드류의 유다 캐릭터'에 조금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드류 사리치의 유다/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


드류 사리치(Drew Sarich)는 이 작품(뮤지컬 JCS) 안에서의 '유다' 파트도 무척 잘 부르는 편이지만, 드류의 박력 예수가 부른 시원스런 느낌의 '겟세마네'는 그 나름대로 또 매력이 크기 때문에 스티브 발사모(Steve Balsamo) 버전의 '겟세마네'와 더불어 앞으로도 쭉 편애하게 될 것 같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에
나오는 예수(Jesus)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신의 아들>이 아니라, 우리랑 똑같이 땀 흘리고 피 흘리고 때론 화도 내고 고뇌할 줄 아는 <인간>이어서 매력적인 것인데.. 유난히 죽기 싫어하면서 "왜 죽어야 돼죠? 내가 왜~~!!!"를 외쳐대는 드류 예수의 '겟세마네'를 듣다 보면 '아, 맞어. 예수도 우리랑 똑같은 희로애락 감정 체계 & 육체와 통각을 느낄 줄 아는 신경 체계를 가진 인간이었지..?'가 잘 와닿는 느낌이다..


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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