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 인어

타라 2010. 3. 25. 21:32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 19세기 영국 화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활동했다. 고대 시대의 역사나 신화에 나오는 소재를 활용하여 고전적인 주제의 그림을 주로 그렸으며, 영국 문학 작품에 나오는 팜므 파탈 혹은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여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엔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  


워터하우스가 생전에 남긴 작품 수는 200점이 넘고, 그 중엔 '개인 소장'으로 현재로선 소재가 불분명한 그림도 다수이다. 존 워터하우스는 후대 신고전주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당대에도 인기가 많아서 유명세와 경제적인 여유를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그림 <인어(A mermaid)>에 나오는 인어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 공주(The Little Mermaid)>에 나오는 인어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를 지녔다.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이 그림 속 인어는 '관능적이고 신비롭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존재로,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선원들을 유혹한 뒤 파괴하는 팜므 파탈이나 요녀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 중 첫 비극이었던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 이야기가 알려진 것처럼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라기 보다는 '속 터지고, 깝깝하고, 짜증 나는(?) 이야기'에 더 가까웠던 터라.. 그 반감으로 이런 류의 인어가 은근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내 인생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첫 비극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동화는 <인어 공주>가 아니라, 그 이후에 읽은 <플란다스의 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