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에드워드 번 존스 : 용서의 나무

타라 2010. 2. 2. 19:57

이 그림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데모폰과 필리스의 사랑 이야기'에 관한 내용을 그린 그림이다. 트로이를 멸망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 그리스의 용사 데모폰은 전쟁 직후 트라키아 성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곳의 공주인 필리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은 결혼을 약속했고, 그 후 데모폰은 남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자기 고향인 그리스의 아테네로 돌아간다. 하지만 1년 안에 돌아오겠다 약속했던 데모폰은 필리스에게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다른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날마다 해안을 바라보며 돌아오지 않는 자신의 연인 데모폰을 기다리던 필리스 공주는 그가 자신을 배신했다 생각하고 낙담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이를 불쌍히 여긴 아테네 여신은 죽은 그녀를 아몬드 나무가 되게 하였다. 그러나 그 아몬드 나무엔 잎도 돋지 않았고, 꽃도 피지 않았다. 


뒤늦게서야 필리스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트라키아로 돌아온 데모폰은 크게 슬퍼하며 그 아몬드 나무로 다가가 꼭 껴안고 입맞춤 했는데, 그제서야 나무엔 잎이 돋아나고 꽃을 활짝 피우기 시작했다. 남자의 사랑을 확인한 '나무가 되어버린 여인 필리스'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용서와 화해의 증표'로 스스로 꽃을 피워낸 것이다..

이 그림에선 '뒤늦게서야 데모폰이 돌아왔을 때, 나무를 헤치고 튀어나온 필리스가 그의 벌거벗은 몸을 감싸 안고서 무척 쓸쓸한 눈빛으로 그의 당혹스러워 하는 눈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묘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