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

스타일-드라마 내용보다는 '배경 음악'이 엣지 있다

타라 2009. 8. 24. 17:43
SBS 주말극 <스타일>은 한국 최초의 칙릿 소설(젊은 여성을 겨냥한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스타일>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드라마인데, 어째 칙릿의 기본 문법이나 원작 소설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기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해서 그 각색이라는 것도 잘만 하면 꽤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전개 과정을 보면 구성이 그리 탄탄하다거나 앞뒤 이야기 간에 유기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보면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도 좀 구태의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냥저냥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은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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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에서, 각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다소 생뚱맞은 흐름으로 이어지고 각 장면들 간의 비약과 오버스런 설정이 있는 극의 '내용' 그 자체 보다는 한 번씩 '이 음악은 꽤 감각적이고 괜찮은 것 같다~'란 느낌을 갖게 만드는 이 드라마의 '배경 음악'에 요즘 들어 부쩍 관심이 가고 있다. 이 드라마의 정식 ost는 8월 말경에 출시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전에 대표곡 2곡 정도를 미리 들어볼 수 있도록 공개한 상태이다.


개인적으로 이 극의 배경 음악이 전반적으로 느낌이 좋은 듯하여, 음악 사이트를 통해 <스타일> 대표곡을 돈 주고 구매해서 직접 들어 보았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예고편 장면) 부분.. "You and I~" 하면서 나오는 노래의 남자 목소리에서 어쩐지 연기자 류시원의 느낌이 묻어났지만 '설마 류시원이 부른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인 류시원이 직접 그 곡을 불렀다고 한다.

그 노래를 부를 때 류시원의 목소리는 꽤 감미롭게 들린다. 전반적인 느낌은 비슷하지만 극 안에서 '대사 칠 때'의 목소리와 '노래할 때'의 목소리가 사뭇 달라 보였는데, 류시원은 노래 부를 때의 목소리 쪽이 훨씬 느낌이 좋은 것 같다. 류시원은 예전에도 드라마 ost 음반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2001년에 방영된 <아름다운 날들>이란 드라마(이병헌, 최지우, 류시원, 이정현 등 출연..)였는데, 드라마 출연진들 중 류시원과 이정현, 이병헌이 그 드라마 ost에 나오는 곡들을 불렀고 그 중에 몇 곡은 꽤 듣기 좋은 곡이었다.(그 중 대박곡은 역시 제로(Zero)가 부른 것이었지만...)

그 때의 그 <아름다운 날들>도 ost가 굉장히 좋은 드라마였는데, 요즘 들어 주말극 <스타일>을 보면서 '다른 건 몰라도 이 드라마 ost는 굉장히 좋을 것 같다..'란 삘을 받고 있다. 원래 음악을 좋아하고, 가끔 가다 드라마 ost 중에 꽤 듣기 좋은 곡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경우가 있기에 '드라마 배경 음악'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스타일>의 경우엔 아직 두 곡 밖에 공개가 안되었지만, 이 드라마 엔딩 장면에 쓰이는 류시원의 'You & I'와 김진표가 랩을 하고 Hanul(하늘)이 노래 부분을 담당한 'Tell Me'.. 미리 공개된 그 두 곡의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류시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담긴 'You & I'는 시원한 바람(미풍)이 불어올 듯한 자연의 느낌을 담은 감미로운 분위기의 노래이고,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풍의 'Tell Me'는 빌딩숲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고뇌를 담은 듯한 세련된 분위기의 노래이다. 그 외 드라마 <스타일> 속에서 이지아(이서정 역)가 남자 연기자들과 같이 나올 때 잔잔하게 흐르던 연주곡도 듣기 좋던데, 극을 통해 살짝씩 공개되는 이 드라마의 배경 음악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것 같아서 정작 앞으로의 극 '내용'이 기대되기 보다는 <스타일>이란 드라마의 'ost 발매'가 더 기다려진다. 

주말극 <스타일>은 나름대로 비주얼적인 화려함을 추구하고, 드라마 배경 음악도 감각적으로 잘 만들어서 군데 군데 배치한 것 같은데, 그러한 외형적인 대목 뿐만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스토리(극 내용)' 면에서도 모양 빠지지 않게 엣지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