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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상큼함의 절정-특집극 '두 권의 일기'

타라 2008. 10. 7. 12:17
그저께 예전 드라마 <질투>의 오프닝 영상을 보다가, 당시의 상큼했던 최진실 모습을 보구서 갑자기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1992년 여름, 그 드라마의 주제가는 가는 거리마다 울려퍼졌을 만큼 해당 드라마도, 또 주제가도 빅히트쳤었다. 여주인공 최진실이 굉장히 상큼하게 나왔었고.. 하지만 그 드라마 이전에 최진실의 귀여움과 상큼함이 절정을 이루던 드라마가 있었으니, 1990년에 방영된 2부작 청소년 특집극 <두 권의 일기>이다.

이 드라마 1부의 주인공은 채시라(미희 역)이며 70년대의 여고생을 연기하고, 2부에선 최진실(해리 역)이 나와서 90년대 여고생의 모습을 보여주며 성인이 된 (1부에서의) 미희(채시라)가 2부에선 해리네 학교 선생님으로 나온다. 실제론 동갑내기 배우이지만 1부에서 차분하고 고전적인 분위기의 70년대 여고생을 연기한 채시라가 2부에선 선생님 역으로 분했었고, 최진실은 90년대의 발랄한 여고생으로 나왔었는데 진짜 선생님과 여고생처럼 느껴졌다.

비교적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자 채시라는 20대 시절에 이미 10대부터 머리 희끗희끗한 노역까지 두루두루 소화 가능했으며, 체구가 작고 앙증맞게 생긴 최진실은 이 드라마 방영 당시 23세의 나이였음에도 극 중 18세 여고생의 모습을 진짜 고등학생인 것처럼 리얼하게 소화해 낸 바 있었다. 최진실의 마스크는 전형적인 미인형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의 그 상큼함과 깜찍 발랄한 모습은 가히 한국 연예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한 때 90년대 문화 아이콘이었던 최진실은 그렇게까지 탁월한 미모는 아니지만, 일단 인상이 좋다. 한국인들이 참 좋아할 만한 인상- 그리고 그녀가 지닌 그 '상큼한 미소'는 가히 백만 불 짜리 미소라 할 만한데.. 단순히 눈이 더 커지고, 코를 높이고, 예뻐지는 건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가능하지만 저런 '상큼한 미소'는 다른 사람들이 흉내내고 싶어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들이라.. 90년대 최고 인기 스타였던 최진실의 가치는 바로 그런 데에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미소의 매력~

최진실이 주연으로 나온 <두 권의 일기> 2부 스토리는..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방황하며 사랑의 열병을 앓던 여고 2년생 해리가 하룻 동안의 가출 후 방황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그런 스토리이다. 해리(최진실)가 좋아했던 친구 과외 선생인 대학생 오빠 역으로 변우민이 출연했으며 해리의 엄마와 친오빠 역으로 연기자 고두심, 홍학표가 출연했던 드라마이다.

예전엔 한 번도, 20대 시절의 최진실이 연기파 배우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요즘엔 젊은 연기자들 중에 연기의 기본도 안되어 있는 발연기자들이 하도 많은지라, 그들과 비교해 보면 이 드라마 내에서의 최진실은 당시 신인 시절이었음에도 엄청나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한 것이었단 생각이 든다. 음성이 좀 독특하긴 해도 나름 대사 전달력도 좋고, 실제 여고생인 것처럼 모든 면에서 자연스러움이 흘러 넘치며, 대사 자체도 굉장히 맛깔스럽게 소화했는데.. 20대의 그녀는 그렇게까지 살 떨리는 연기파까지는 아니었어도 나름 타고난 끼도 있고 근성도 있는 연기자였으며, 늘 기본 이상은 해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상큼 발랄한 역이나 트렌디물, 로맨틱 코미디.. 이런 분야에선 굉장히 자연스럽고도 걸출한 연기력을 선보였단 생각도 들고 말이다. 청소년 특집극 <두 권의 일기>..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배우 최진실의 싹수가 엿보이는데, 드라마 중간 중간.. 최진실이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그 특유의 사랑스러운 몸짓과 표정, 거부할 수 없는 상큼 발랄한 매력들이 어느 순간 보는 이의 마음을 훔쳐가 버리는 듯한.. 탁월한 미모가 아님에도, 이 드라마 속에서의 그녀를 보다 보면 '아, 이래서 대한 민국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었구나.. 매력 덩어리~'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연기자 최진실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었는데.. 한동안은 연기자와 가수, 개그맨 토탈해서 항상 인기 투표를 하면 전체 1위를 하곤 했었다. 말 그대로.. 국민 요정이었으며, 지금의 이효리나 김태희도 저 때 당시의 최진실에 비하면 명함 내밀기 좀 죄송한 수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 때 최진실의 인기는 대단했었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 히트작도 굉장히 많이 냈었고 말이다.. 그렇게 대단했던, 한 때 전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던 국민 요정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인기 면에서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허무하긴 했지만(그녀의 이혼 시기 즈음에), 인생이란.. 또 인기란 원래 그런 게 아니었던가-

미인의 기본 바탕은 '얼굴 윤곽(얼굴형)'에서 시작되고, 이목구비 중 '입술' 생김새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하는데.. 최진실은 갸름한 얼굴형과 입매가 참 예쁜 배우였다. 입술산이 뚜렷하며 너무 두껍지 않은 단정한 입매에, 웃을 때 가지런한 치아가 좌우 대칭을 이루며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미소를 지녔는데.. 예전엔 그녀가 그다지 미인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지만, 요즘 나오는 배우들 중엔 얼굴 윤곽이 별로거나, 입술산이 뚜렷하지 않고 두리뭉실하거나, 입술이 너무 두껍거나, 치아가 고르지 못하거나, 입이 튀어나오거나.. 뭐 그런 여배우들도 참 많은 걸 보면, 최진실 정도면 대한 민국 연예계 내에서 꽤나 괜찮은 미모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한 때 여배우의 미모를 소재로 주변의 어르신들과 갑론을박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항간에 알려지기로는 현재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후덕하고 넙데데해 보이는 인상의 여배우를 좋아한다는 말도 있긴 했지만, 적어도 내 주변의 어르신들은 결코 그렇지 않은 듯했다. 그 시대 때의  대표 미인이 계란형 얼굴 윤곽의 김지미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단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마선이 예쁘지 않거나 얼굴형이 갸름하지 않고 두리뭉실하게 생긴 여배우들은 진정한 미인으로 쳐주지 않는 분위기였던..

연기자 최진실은 얼굴이 작고, 갸름한 얼굴형과 단정한 입매에 똘망똘망하면서도 유하고 선한 인상을 풍겨서인지 전성기 때의 그녀를 보고 주변의 어르신들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그 때는 갸우뚱~했었지만, 요즘 들어선 그 말이 맞나보다.. 싶은 생각도 많이 든다. 특히나 긴 생머리를 해도, 단발 머리를 해도, 컷트 머리를 해도, 뽀글뽀글 파마 머리를 해도, 머리를 올리거나 묶어도 두루두루 다 잘 어울렸던 그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미(美)의 기준이란 것도, 시대에 따라서.. 세대 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고, 몇 년 전 초딩과의 대화 속에서 겪었던 일인데.. 당연히 장동건이 더 잘생겼다는 내 주장과 달리, 그 초딩은 장동건보다 이준기가 더 잘생겼다는 주장을 펼쳐 많이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나름 배우 이준기를 예뻐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내 상식(?)적인 기준에서의 미남은 장동건 쪽에 가깝고 이준기는 매력남, 혹은 개성남의 범주에 속한다. 그리고, 최진실은 가장 앙증맞고 귀여웠던 배우로~ 그렇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예전 그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미소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던데.. 이젠 더이상 연기자 최진실의 미소를 볼 수가 없다니, 참 많이 허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한 때.. 그렇게나 앙증맞고, 귀엽고, 상큼하고, 사랑스러워서 대한 민국 내에서 만인의 연인이었는데.. 역시나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몰아서 주지는 않는 듯하다. 지금이라도 그녀가 훨씬 더 편안한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 있어도, 어떤 사람들은 연기자 최진실의 옛날 모습을 꺼내 보면서.. 종종 그녀를  추억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