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6월 4일)에 케이블 채널을 통해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생중계되었다. 개인적으로 수상자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축하 공연' 중 건질만한 게 있을까 싶어서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를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전반적인 축하 공연은 첫 공연부터 시작하여 무척 실망스러웠으며 이 시상식을 통해 왠지 모를 기지감('데쟈뷰' 현상이라고도 함)을 느껴야만 했다.
한 나라, 한 문화권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 사이엔 딱 떨어지게 말하지 않더라도 그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는 전반적인 흐름 같은 게 존재한다. 사실.. 요즘같은 때에 각 방송사에서 보여주는 어떤 류의 '시상식' 결과가 순도 100%로 청정무구하거나 정말 공정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잘 없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우리랑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가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타임 워프로 구석기 시대에서 넘어온 사람임에 틀림없다. ;;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분식집개 3년이면 라면 끓이고, 카이스트개 3년이면 상대성 이론을 설명한다'류의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인간은 '경험'에서 뭔가를 '학습'하게 되는 존재이다. 그것에 의하면 요즘 이뤄지는 갖가지 '시상식', 결코 공정하지 않고 그와 관련된 주최사나 특정 기획사, 유명인들 & 관련자들 사이의 '이해 관계'나 '상업적 목적' 등에 의해 <나눠먹기성 시상식>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사정이 그러한 고로, 얼마 전에 있었던 <(방송 3사 드라마 통합) 2012년 백상 예술 대상> 같은 시상식에서도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연기 훨씬 더 잘하는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가 아닌 '여러 씬을 통해 약간의 부족함을 노출한 바 있는(특히 잦은 '버럭씬'에서 어찌해볼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 만든)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에게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상식조차 대체적으로 <나눠 먹기성>에 부합하게 골고루 나눠 먹기는 했다. 연말에 하는 지상파 방송 3사 시상식도 대체로 그 비슷한 양상을 띈다.
그 중 K사와 S사가 '대중성 떨어지는 일일극'과 '시청률 무척 낮은 단막극'까지 깨알같이 다 챙겨가며 상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에 반해, 한 때 '드라마 왕국'이었다가 지금은 그 명성을 잃은 M사의 경우 언젠가부터 '시청률 높은 드라마 1편에 몰빵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그 <몰아주기성>의 최고봉에 이른 것이 <2008년 M사 연기 대상을 가장한 '에덴의 동쪽' 집안 잔치>였는데, 며칠 전 해당 상에 부합하지 않는 분야까지 <엘리자벳> 팀이 싹쓸이해 간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를 보며 딱 4년 전의 그 '<에덴의 동쪽> 몰빵 버전 M사 시상식'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자동반사적으로 말이다..
물론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은 무척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올 상반기 가장 흥행한 뮤지컬이며 그에 따라 '이번 시상식에서 어느 정도 챙겨주지 않을까?'란 예측은 그 누구나 했겠지만, 별의 별 상까지 다 몰아주며 9개 부문 싹쓸이는 솔직히 '양심 없는 행태'였다 생각한다.
4년 전.. 다른 괜찮은 드라마들을 소외시켜 가며 전반적인 상을 싹쓸이해 간 <2008 M사 연기 대상>에서의 <에덴의 동쪽>이 당해 M사 드라마들 중 '흥행성'은 나름 괜찮았지만 '극적인 완성도'는 결코 높지 않았듯(그래서 시상식이 끝난 직후 많은 욕을 먹었던..), 오스트리아 뮤지컬을 가져다가 한국어 버전으로 꾸민 <엘리자벳> 역시 흥행성은 좋지만 '극적인 완성도'는 결코 높지 않은 뮤지컬이다.
둘 간의 차이점이라면.. <에덴의 동쪽>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본 'TV 드라마'였기에 해당 시상식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엄청났던 것에 반해, <엘리자벳>은 전체 국민 중 1~2% 볼까 말까 한 '뮤지컬' 장르이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번 시상식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 지난 주 월요일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끝난 직후 모 포털 연예 섹션 '눈에 띄는 자리'에 이 시상식에 관한 2가지 기사가 저녁 내내 노출되어 있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대중의 반응 무척 저조했던 걸로 기억한다.(결국 그 날 밤 내내 띄워준 '옥주현 레드 카펫 기사'엔 댓글 10개도 채 안달렸으며, 다른 뮤지컬로 노미네이트된 '조승우 수상 소식'에 대한 댓글도 열 몇 개에 불과했던... 핫한 '드라마 시상식 관련 기사'에서 댓글 몇 천 개의 '반응'이 이어지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현상이 아니었나 싶다.)
한국어 버전 <엘리자벳>의 흥행 요소는 <때깔에 목숨 건 화려한 무대 장치 & 몇몇 곡에서 귀 호강 시켜주는 앙상블 & 부분 부분 매력적인 곡을 듣게 해준 작곡가 르베이빨>, 이 3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여기에 <작사가(원작자) 쿤체빨>까지 더해졌다면 작품의 완성도가 그럴싸해졌겠지만, 아쉽게도 EMK 뮤지컬 컴퍼니에서 만든 한국 버전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버전 원 작가인 미하엘 쿤체가 만들어낸 <엘리자벳(엘리자베트)> 캐릭터나 이야기의 미덕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한국판 <엘리자벳>이 해당 공연을 통해 '볼거리' 면에서 화려함의 최고봉을 선보인 건 인정한다.(But, 주요 배우들이 입고 나온 몇몇 '의상'은 매우 구렸음. 전반적인 '무대 장치'가 화려했을 뿐~) 하지만 그 '외형적인 화려함'은 이 버전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여 <한국어 버전 엘리자벳에선 지나치게 화려한 무대 장치에 각각의 캐릭터가 함몰되어 버렸다>는 인상을 준다.
'뮤지컬'도 하나의 기/승/전/결 이야기 구조를 가진 '극 장르'이며,
대체로 극의 '완성도'는 화려한 '무대 장치'가 높여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모든 요소들이 서로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거나 '캐릭터'가 뚜렷하고
'내러티브'의 미덕이 충분히 발휘되었을 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원 버전 <엘리자벳=엘리자베트(Elisabeth)>에선 '죽음'이란 키워드 & 그걸 형상화한 '죽음(Tod)' 캐릭터가 분량은 많지 않아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국어 버전에 와선 이 '죽음' 캐릭터가 잉여스럽게 겉돌며 원래의 의미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솔직히 '이런 식이라면, 우리 나라 버전에선 아예 죽음이란 캐릭터 자체를 없애도 상관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차피 <엘리자벳>같은 빈 뮤지컬은 원 버전이랑 똑같이 만들길 강요하지 않으며, 오스트리아 사람들과는 달리 전반적인 한국의 대중들이 '합스부르크 왕가'나 그 시기 '오스트리아를 둘러싼 유럽 역사'에 대해 잘 알고있지 못하는데다 각자가 느끼는 정서 또한 다르다. 그럼에도 국내 제작사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원 버전 캐릭터의 미덕을 두루두루 잘 살려냈다면 얘기가 또 달라지겠지만, <엘리자벳> 한국어 버전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그렇게 훌륭한 연출가가 아니며 쿤체 작품의 미덕을 온전히 살리기에 EMK란 한국 제작사의 그릇이 그리 크지 않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의 경우 기존에 <몬테 크리스토> <햄릿> 등의 뮤지컬 한국 버전을 통해 '막장 아침 드라마삘'의 공연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뮤지컬 <엘리자벳>에서도 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전문가 평에서조차 '겉외형만 화려하고 내러티브는 부족하다.. 죽음 캐릭터의 존재 이유가 빈약하다.. 오스트리아판 <사랑과 전쟁(부부 클리닉)>이다..'류의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요한슨 연출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음에도 <엘리..> 연출을 맡게 된 게 의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국 제작사 대표와의 '친분 관계'에 의한 결합이었다는 것이 이번 시상식을 통해 밝혀졌다.)
그렇다고 해서 EMK 뮤/컴이 전혀 노력을 안한 건 아니며 나름 관객들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쓴 것 같고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관람하긴 했지만, 한국 버전 <엘리자벳>의 경우 그 겉껍질만 휘황찬란하고 내러티브가 부실하다 보니 관람하고 나서 약간의 허무감이 몰려오기도 했었다. 보고 있을 땐 (중간 중간 멋진 장면들이 나오니) '와~' 했었지만, 의외로 극이 끝나고 나서는 '보는 그 순간에만 의미를 가지는 시각적 화려함'에 휩쓸려 '이야기 자체에 대한 느낌'도 같이 사라져 버렸던...
그 외형이 덜 화려하더라도,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의 뮤지컬 <엘리자베트/엘리자벳> 독일어권 공연에선 기억에 남는 캐릭터도 몇 있고 작품 전반적으로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것에 반해, 국내 버전 <엘리자벳>은 한국어 대본도 엉망인데다 '본 내용물'에 충실하기 보다는 쇼적인 면과 순간적인 (시각적) 쾌감에만 충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부분 부분 흥미를 유발할 만한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것이 전체를 아우르는 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느낌이 부족했으며, 오스트리아 뮤지컬 <Elisabeth> 오리지널 빈 버전에서 인상적이었던 몇몇 캐릭터가 요한슨 연출의 한국 버전 <엘리자벳>에 와선 생각보다 존재감도 너무 없었다.
어쨌거나 국내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 <엘리자벳>이 나름의 대중성을 확보하며 흥행했고 거기에 따라 시상식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을거란 예상은 했었으나, 해외 뮤지컬 <엘리자벳>과 창작 뮤지컬 <셜록 홈즈> 팀이 필요 이상으로 상을 '독식'한 듯한 분위기는 <더 뮤지컬 어워즈>의 격을 두 단계 정도 떨어뜨리며 21세기에 펼쳐진 시상식을 20세기 버전으로 퇴보시키는 듯한 효과를 낳았다.(그 중 몇몇 부문은 <엘리자벳> 팀과 <셜록 홈즈> 팀이 아닌, <넥스트 투 노멀>과 <모차르트 오페라 락> <닥터 지바고> <모비딕> 같은 작품에 돌아갔다면 보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시상식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시상식을 보며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나눠먹기식 시상'은 그나마 양반이었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 <나눠 먹기>가 '눈에 띄게 <몰아 주기>의 양상을 선보인 <2008 '에덴의 동쪽' 잔치를 가장한 M사 연기 대상>이나 <'엘리자벳' 집안 잔치에 이용된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 보다는 모양새가 훨씬 낫기 때문이다. 해당 시상식이 끝난 뒤 후기를 좀 찾아봤는데, 역시나 이번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축하 공연 퀄러티 & 결과물에 대해 아쉬움을 갖는 이들이 많은 듯했다.
받는 입장에서도(또 주는 입장에서도) 자격 충만하지 못한 부문에까지 상을 한 팀에게로 몰아가는 게 양심에 찔렸던지, 주요 부문을 제한 기타 등등의 상은 '시상식' 말미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휘리릭~수여되었다. 그렇게, 티 안나게 은근슬쩍~ 쓰리슬쩍~ 전반적인 상을 싹쓸이해 간 <엘리자벳> 팀은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끝난 직후 '더 뮤지컬 어워즈 9관왕' 문구로 '대대적인 언론 플레이'를 해대며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모양 빠지는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시상식 행사에서의 '상'이라는 것은 상업적으로 가장 흥행한 특정 작품이나 대세를 타게 된 권력 집단 or 어떤 류의 이해 관계에 얽힌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독식'하기 보다는 충분히 잘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그래서 '모두의 잔치'가 되면서 같이 어우러지고,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지켜보는 사람들 대다수에게 두루두루 만족감과 납득의 정서를 안겨줘야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뮤지컬 <엘리자벳> 한국 제작사에서 작품을 따오기 위해 공을 들이고 나름 볼거리가 많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마치 사전에 별도의 로비라도 한 듯(실제론 아닌지 모르겠지만) '윙?스러운 분야의 상'까지 혼자 꿀돼지처럼 다 꿀꺽~해 버린 채 그 어거지로 획득한 듯한 수려한 수상 문구를 상품 판매에 이용해 먹는 듯한 행태는 왠지 눈쌀 찌푸려지게 만든 대목이었다.
향후엔 <엘리자벳> 한국 팀이 그런 '외형적 타이틀 & 화려함'이나 '무늬만 훈장'에 집착하기 보다는 '작품의 내용물'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애써 품격 있는 척 했으나 의외로 최근 쏟아져 나오는 각종 '나눠먹기식 시상식'보다 훨씬 품격이 없었던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내년에 이뤄질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 가선 더 성숙한 모습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한 나라, 한 문화권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 사이엔 딱 떨어지게 말하지 않더라도 그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는 전반적인 흐름 같은 게 존재한다. 사실.. 요즘같은 때에 각 방송사에서 보여주는 어떤 류의 '시상식' 결과가 순도 100%로 청정무구하거나 정말 공정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잘 없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우리랑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가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타임 워프로 구석기 시대에서 넘어온 사람임에 틀림없다. ;;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분식집개 3년이면 라면 끓이고, 카이스트개 3년이면 상대성 이론을 설명한다'류의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인간은 '경험'에서 뭔가를 '학습'하게 되는 존재이다. 그것에 의하면 요즘 이뤄지는 갖가지 '시상식', 결코 공정하지 않고 그와 관련된 주최사나 특정 기획사, 유명인들 & 관련자들 사이의 '이해 관계'나 '상업적 목적' 등에 의해 <나눠먹기성 시상식>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사정이 그러한 고로, 얼마 전에 있었던 <(방송 3사 드라마 통합) 2012년 백상 예술 대상> 같은 시상식에서도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연기 훨씬 더 잘하는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가 아닌 '여러 씬을 통해 약간의 부족함을 노출한 바 있는(특히 잦은 '버럭씬'에서 어찌해볼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 만든)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에게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의 이도(한석규) / '해를 품은 달'의 이훤(김수현)
넌 가끔, 선배 왕이었던 내 흉내를 어설프게 내곤 했었지 / 떠업~
넌 가끔, 선배 왕이었던 내 흉내를 어설프게 내곤 했었지 / 떠업~
하지만, 그러한 시상식조차 대체적으로 <나눠 먹기성>에 부합하게 골고루 나눠 먹기는 했다. 연말에 하는 지상파 방송 3사 시상식도 대체로 그 비슷한 양상을 띈다.
그 중 K사와 S사가 '대중성 떨어지는 일일극'과 '시청률 무척 낮은 단막극'까지 깨알같이 다 챙겨가며 상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에 반해, 한 때 '드라마 왕국'이었다가 지금은 그 명성을 잃은 M사의 경우 언젠가부터 '시청률 높은 드라마 1편에 몰빵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그 <몰아주기성>의 최고봉에 이른 것이 <2008년 M사 연기 대상을 가장한 '에덴의 동쪽' 집안 잔치>였는데, 며칠 전 해당 상에 부합하지 않는 분야까지 <엘리자벳> 팀이 싹쓸이해 간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를 보며 딱 4년 전의 그 '<에덴의 동쪽> 몰빵 버전 M사 시상식'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자동반사적으로 말이다..
물론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은 무척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올 상반기 가장 흥행한 뮤지컬이며 그에 따라 '이번 시상식에서 어느 정도 챙겨주지 않을까?'란 예측은 그 누구나 했겠지만, 별의 별 상까지 다 몰아주며 9개 부문 싹쓸이는 솔직히 '양심 없는 행태'였다 생각한다.
4년 전.. 다른 괜찮은 드라마들을 소외시켜 가며 전반적인 상을 싹쓸이해 간 <2008 M사 연기 대상>에서의 <에덴의 동쪽>이 당해 M사 드라마들 중 '흥행성'은 나름 괜찮았지만 '극적인 완성도'는 결코 높지 않았듯(그래서 시상식이 끝난 직후 많은 욕을 먹었던..), 오스트리아 뮤지컬을 가져다가 한국어 버전으로 꾸민 <엘리자벳> 역시 흥행성은 좋지만 '극적인 완성도'는 결코 높지 않은 뮤지컬이다.
묘한 데쟈뷰(역사는 반복된다?) : 드라마 시상식의 '몰아주기' VS 뮤지컬 시상식의 '몰아주기'
몰아주기의 최고봉, 구린 2008년의 '에동(에덴의 동쪽)'판 재현해 낸 2012년 '엘리(엘리자벳)'
몰아주기의 최고봉, 구린 2008년의 '에동(에덴의 동쪽)'판 재현해 낸 2012년 '엘리(엘리자벳)'
둘 간의 차이점이라면.. <에덴의 동쪽>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본 'TV 드라마'였기에 해당 시상식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엄청났던 것에 반해, <엘리자벳>은 전체 국민 중 1~2% 볼까 말까 한 '뮤지컬' 장르이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번 시상식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 지난 주 월요일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끝난 직후 모 포털 연예 섹션 '눈에 띄는 자리'에 이 시상식에 관한 2가지 기사가 저녁 내내 노출되어 있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대중의 반응 무척 저조했던 걸로 기억한다.(결국 그 날 밤 내내 띄워준 '옥주현 레드 카펫 기사'엔 댓글 10개도 채 안달렸으며, 다른 뮤지컬로 노미네이트된 '조승우 수상 소식'에 대한 댓글도 열 몇 개에 불과했던... 핫한 '드라마 시상식 관련 기사'에서 댓글 몇 천 개의 '반응'이 이어지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현상이 아니었나 싶다.)
한국어 버전 <엘리자벳>의 흥행 요소는 <때깔에 목숨 건 화려한 무대 장치 & 몇몇 곡에서 귀 호강 시켜주는 앙상블 & 부분 부분 매력적인 곡을 듣게 해준 작곡가 르베이빨>, 이 3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여기에 <작사가(원작자) 쿤체빨>까지 더해졌다면 작품의 완성도가 그럴싸해졌겠지만, 아쉽게도 EMK 뮤지컬 컴퍼니에서 만든 한국 버전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버전 원 작가인 미하엘 쿤체가 만들어낸 <엘리자벳(엘리자베트)> 캐릭터나 이야기의 미덕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한국판 <엘리자벳>이 해당 공연을 통해 '볼거리' 면에서 화려함의 최고봉을 선보인 건 인정한다.(But, 주요 배우들이 입고 나온 몇몇 '의상'은 매우 구렸음. 전반적인 '무대 장치'가 화려했을 뿐~) 하지만 그 '외형적인 화려함'은 이 버전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여 <한국어 버전 엘리자벳에선 지나치게 화려한 무대 장치에 각각의 캐릭터가 함몰되어 버렸다>는 인상을 준다.
대체로 극의 '완성도'는 화려한 '무대 장치'가 높여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모든 요소들이 서로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거나 '캐릭터'가 뚜렷하고
'내러티브'의 미덕이 충분히 발휘되었을 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원 버전 <엘리자벳=엘리자베트(Elisabeth)>에선 '죽음'이란 키워드 & 그걸 형상화한 '죽음(Tod)' 캐릭터가 분량은 많지 않아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국어 버전에 와선 이 '죽음' 캐릭터가 잉여스럽게 겉돌며 원래의 의미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솔직히 '이런 식이라면, 우리 나라 버전에선 아예 죽음이란 캐릭터 자체를 없애도 상관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차피 <엘리자벳>같은 빈 뮤지컬은 원 버전이랑 똑같이 만들길 강요하지 않으며, 오스트리아 사람들과는 달리 전반적인 한국의 대중들이 '합스부르크 왕가'나 그 시기 '오스트리아를 둘러싼 유럽 역사'에 대해 잘 알고있지 못하는데다 각자가 느끼는 정서 또한 다르다. 그럼에도 국내 제작사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원 버전 캐릭터의 미덕을 두루두루 잘 살려냈다면 얘기가 또 달라지겠지만, <엘리자벳> 한국어 버전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그렇게 훌륭한 연출가가 아니며 쿤체 작품의 미덕을 온전히 살리기에 EMK란 한국 제작사의 그릇이 그리 크지 않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의 경우 기존에 <몬테 크리스토> <햄릿> 등의 뮤지컬 한국 버전을 통해 '막장 아침 드라마삘'의 공연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뮤지컬 <엘리자벳>에서도 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전문가 평에서조차 '겉외형만 화려하고 내러티브는 부족하다.. 죽음 캐릭터의 존재 이유가 빈약하다.. 오스트리아판 <사랑과 전쟁(부부 클리닉)>이다..'류의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요한슨 연출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음에도 <엘리..> 연출을 맡게 된 게 의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국 제작사 대표와의 '친분 관계'에 의한 결합이었다는 것이 이번 시상식을 통해 밝혀졌다.)
막장의 추억, '로버트 요한슨' 연출의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
어디선가 본 듯한 저 여자, 날 기만한 '메르세데스'가 틀림없어..
'로버트 요한슨' 연출의 2012 최신 뮤지컬 <엘리자벳> 결말(?) :
전작 <몬테 크리스토>에서 비정한 의붓 아들의 총을 맞고 사라진 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난 '몬데고'는 무정부주의자 '루케니'를 가장한 채
'엘리자벳'으로 개명하여 살아가는 전 부인 & 승대 애미 '메르세데스' 앞에
복수 위해 점 찍고 나타나, 결국 그녀를 칼로 찔러 죽이게 됩니다..(는 몬테 속편?)
어디선가 본 듯한 저 여자, 날 기만한 '메르세데스'가 틀림없어..
전작 <몬테 크리스토>에서 비정한 의붓 아들의 총을 맞고 사라진 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난 '몬데고'는 무정부주의자 '루케니'를 가장한 채
'엘리자벳'으로 개명하여 살아가는 전 부인 & 승대 애미 '메르세데스' 앞에
복수 위해 점 찍고 나타나, 결국 그녀를 칼로 찔러 죽이게 됩니다..(는 몬테 속편?)
그렇다고 해서 EMK 뮤/컴이 전혀 노력을 안한 건 아니며 나름 관객들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쓴 것 같고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관람하긴 했지만, 한국 버전 <엘리자벳>의 경우 그 겉껍질만 휘황찬란하고 내러티브가 부실하다 보니 관람하고 나서 약간의 허무감이 몰려오기도 했었다. 보고 있을 땐 (중간 중간 멋진 장면들이 나오니) '와~' 했었지만, 의외로 극이 끝나고 나서는 '보는 그 순간에만 의미를 가지는 시각적 화려함'에 휩쓸려 '이야기 자체에 대한 느낌'도 같이 사라져 버렸던...
그 외형이 덜 화려하더라도,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의 뮤지컬 <엘리자베트/엘리자벳> 독일어권 공연에선 기억에 남는 캐릭터도 몇 있고 작품 전반적으로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것에 반해, 국내 버전 <엘리자벳>은 한국어 대본도 엉망인데다 '본 내용물'에 충실하기 보다는 쇼적인 면과 순간적인 (시각적) 쾌감에만 충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부분 부분 흥미를 유발할 만한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것이 전체를 아우르는 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느낌이 부족했으며, 오스트리아 뮤지컬 <Elisabeth> 오리지널 빈 버전에서 인상적이었던 몇몇 캐릭터가 요한슨 연출의 한국 버전 <엘리자벳>에 와선 생각보다 존재감도 너무 없었다.
어쨌거나 국내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 <엘리자벳>이 나름의 대중성을 확보하며 흥행했고 거기에 따라 시상식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을거란 예상은 했었으나, 해외 뮤지컬 <엘리자벳>과 창작 뮤지컬 <셜록 홈즈> 팀이 필요 이상으로 상을 '독식'한 듯한 분위기는 <더 뮤지컬 어워즈>의 격을 두 단계 정도 떨어뜨리며 21세기에 펼쳐진 시상식을 20세기 버전으로 퇴보시키는 듯한 효과를 낳았다.(그 중 몇몇 부문은 <엘리자벳> 팀과 <셜록 홈즈> 팀이 아닌, <넥스트 투 노멀>과 <모차르트 오페라 락> <닥터 지바고> <모비딕> 같은 작품에 돌아갔다면 보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시상식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시상식을 보며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나눠먹기식 시상'은 그나마 양반이었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 <나눠 먹기>가 '눈에 띄게 <몰아 주기>의 양상을 선보인 <2008 '에덴의 동쪽' 잔치를 가장한 M사 연기 대상>이나 <'엘리자벳' 집안 잔치에 이용된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 보다는 모양새가 훨씬 낫기 때문이다. 해당 시상식이 끝난 뒤 후기를 좀 찾아봤는데, 역시나 이번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축하 공연 퀄러티 & 결과물에 대해 아쉬움을 갖는 이들이 많은 듯했다.
받는 입장에서도(또 주는 입장에서도) 자격 충만하지 못한 부문에까지 상을 한 팀에게로 몰아가는 게 양심에 찔렸던지, 주요 부문을 제한 기타 등등의 상은 '시상식' 말미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휘리릭~수여되었다. 그렇게, 티 안나게 은근슬쩍~ 쓰리슬쩍~ 전반적인 상을 싹쓸이해 간 <엘리자벳> 팀은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끝난 직후 '더 뮤지컬 어워즈 9관왕' 문구로 '대대적인 언론 플레이'를 해대며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모양 빠지는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시상식 행사에서의 '상'이라는 것은 상업적으로 가장 흥행한 특정 작품이나 대세를 타게 된 권력 집단 or 어떤 류의 이해 관계에 얽힌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독식'하기 보다는 충분히 잘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그래서 '모두의 잔치'가 되면서 같이 어우러지고,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지켜보는 사람들 대다수에게 두루두루 만족감과 납득의 정서를 안겨줘야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뮤지컬 <엘리자벳> 한국 제작사에서 작품을 따오기 위해 공을 들이고 나름 볼거리가 많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마치 사전에 별도의 로비라도 한 듯(실제론 아닌지 모르겠지만) '윙?스러운 분야의 상'까지 혼자 꿀돼지처럼 다 꿀꺽~해 버린 채 그 어거지로 획득한 듯한 수려한 수상 문구를 상품 판매에 이용해 먹는 듯한 행태는 왠지 눈쌀 찌푸려지게 만든 대목이었다.
향후엔 <엘리자벳> 한국 팀이 그런 '외형적 타이틀 & 화려함'이나 '무늬만 훈장'에 집착하기 보다는 '작품의 내용물'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애써 품격 있는 척 했으나 의외로 최근 쏟아져 나오는 각종 '나눠먹기식 시상식'보다 훨씬 품격이 없었던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내년에 이뤄질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 가선 더 성숙한 모습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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