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or 본심 잡담 2012.05.31 00:17

개인적으로, 병원이나 미용실 같은 곳에서 뭘 하고 있는 시간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특히 '살아가면서, 웬만하면 병원 갈 일 만들지 말자~'는 내 인생의 신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원래 내 몸의 주인은 나인데, 그런 곳에 가면 내꺼(나의 신체)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충치가 생겨서 '치과'에 간다 쳤을 때, 치료가 끝날 때까지 빙구스럽게시리 내내 입을 '아~' 벌린 채 (의사나 간호사에게) 속 들여다 보이는 불편한 자세를 유지해야 되고 '건강 검진' 같은 걸 할 때도 이 방 저 방 끌려다니며 병원 사람들이 시키는 온갖 포즈를 취해야 하며 '컷트'를 하거나 '퍼머'를 하기 위해 미용실에 가면 미용사들이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 낼 때까지 거울 앞에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 시간이 그렇게 곤혹스러울 수가 없다.

그래서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머리하러 가는 편이다. 최근에 퍼머 & 염색을 하기 위해 미용실에 갔을 때엔 '머리 감기'만 3번을 해야 했다. 뭘 바르고 머리를 감았다가 말렸다가, 감았다가 말렸다가... 여러 가지 헤어 시술을 위한 '번거로운 과정'들도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 미용실에 갔을 때 기분 꿀꿀해지게 만드는 부동의 터줏대감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공포의 '미용실 거울'~


분명 집에서 거울 보고 갔을 땐 멀쩡했던 것 같은데, 막상 미용실에서 거울을 보니 웬 '어머, 누구시죠?'스러운 여자가 앉아있는 것이었다. 번번히.. '저것이 과연 내 모습이란 말인가? 아닐거야. 아니어야 돼~ 수많은 이들에게 공포를 안겨다 주는 엘리베이터 거울도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진 않았다고-' 싶은... 왜 '집 거울'로 보면 나름 봐줄 만했던 모습이 '미용실 거울'로 보면 '얼굴의 온갖 결점들이 다 상세하게 들여다 보이는 대략 난감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것인지..?

그런 이유로 난, 미용실 거울이 싫다~! 세상은 넓고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거울도 참 많건만, 왜 '미용실 거울'은 항상 그 따위인 것일까? ;; '미용실 거울, 넌 번번히 나에게 큰 모욕감을 주고 있어~' 헌데 '미용실 거울' 앞에서 유난히 굴욕을 겪는 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듯했다.

예전에 여초 사이트에서도 <미용실 거울, 좀 못생겨 보이지 않나요?> 이런 주제의 글이 올라오면 그 밑에 "맞아요. 저두 그래요~ 집에선 '사람'이었는데, 미용실 거울로 보니 웬 '오크녀'가 앉아 있더라구요. 미용실 거울 이상한 것 같애~" 이런 류의 댓글들이 주르륵 달리곤 했던 기억이 나기에 말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거울'이 다 거기서 거기일텐데, 미용실용 납품 거울 or 백화점과 마트 의류 매장 옷 가게용 납품 거울 식으로 '생산되는 거울 종류'가 따로 있는 것일까? 멀쩡한 사람들을 찐따로 만들어 버리는 '미용실 거울'과 다르게 '옷 가게나 백화점 의류 매장에서 보는 거울'은 '집 거울'로 보는 것에 비해 또 사람 외모를 더 예뻐 보이고 날씬해 보이게 만든다. 실제로, 예전에 백화점 '마법 거울'로 인해 큰 맘 먹고 가격 좀 하는 '오리털 패딩' 샀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 때 백화점 의류 매장에서 그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니 분명 색감도 좋았고 엄청 날씬해 보였는데, 사 들고 와서 몇 번 입다 보니 색도 너무 구리고 사이즈도 내겐 조금 커서 실제 모습보다 더 부해 보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보통 '타이트한 스타일의 겨울 패딩'을 사면 실제보다 날씬해 보이는데, 그 때 산 패딩은 넘 커서 그 반대의 효과를 냈던...


이후, 그 패딩을 입고 어디 갔다가 "펭귄 같아요~" 이 소릴 듣고서 다시는 외출복으로 입지 않게 된 슬픈 사연이 있다. 그게 다 망할 놈의 '백화점 의류 매장 마법 거울' 때문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옷 가게 거울'들은 번번히 사람의 실물을 '미화'해서 보여주는 반면 '미용실 거울'은 왜 다수의 여자들을 추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일까? '집 거울'로 보면 나름 괜찮아 보였던 얼굴이 '미용실 거울'로 보면 왠지 피부톤도 유난히 칙칙해 보이고, 얼굴도 더 커 보이고,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는 듯도 하고, 얼굴의 온갖 굴곡과 잡티와 결점들이 적나라하게 들여다 보이는 듯하니 말이다..


그것이 '거울 자체'의 기능이라기 보다는 유난히 밝은 '미용실 조명' 때문일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실질적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미용실 거울의 비밀'을 밝히(?)고 싶어서 머리하고 온 날 집에 와서 형광등 빡세게 켜놓고 가장 밝은 곳에서 거울 들고 봤는데, 막상 '집 거울'로 본 내 모습은 아무리 밝은 조명 아래서 보아도 조금 전 '미용실 거울'로 본 내 모습에 비해 그렇게까지 안습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미용실 조명이 훨씬 더 밝겠지만, 그보다 밝은 자연광(태양빛) 아래서 본 내 모습도 미용실 거울로 봤을 때보단 상태 양호한 편이었던 것 같다. 그것두 가끔 사람을 좌절케 만들긴 하지만서두...

아, 평범녀들도 모델삘 미녀로 만들어 주는 '옷 가게 거울'과 달리, 멀쩡한 이들에게 큰 좌절감과 굴욕감을 안겨주는 '미용실 거울'의 비밀은 과연 뭐란 말인가?(그것이 가장 '정직'하다거나, '진실'에 가깝다거나, 가장 사람 모습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건 절대 아니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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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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