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or 뮤지션 2011.09.29 23:37

한동안 재미없게 느껴졌던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요즘 다시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수 '김경호'의 노래 스타일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기에, 그의 합류 후 TV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의 한 코너인 <나는 가수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아울러, 초반에 지지부진했던 자우림의 김윤아도 요즘 너무나 선전해 주고 있다. 김윤아가 부른 지난 주의 '가시나무(시인과 촌장 노래)'는 특히 대박이었던... 다른 멤버들도 다 훌륭하지만, 현재 출연 중인 이들 중 나의 주 관심 멤버는 김경호, 김윤아(자우림 보컬), 조관우 정도이다. 



들으면 속시원해지는 창법의 김경호가 내어놓은 그의 개인 히트곡들도 참 많은데, 난 이상하게도 가수 '김경호' 하면 자동반사적으로 '故 김광석'이 떠오르곤 한다. 6집 때였나, 김경호가 김광석의 노래 '사랑했지만'을 리메이크해서 불렀기 때문이다.


그가 살아 있었을 때 <김광석 콘서트>에 한 번 간 적이 있다. 직접 들어본 바로, 김광석은 소위 말하는 '미친 가창력'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성량이 되게 풍부하거나 폭발적인 고음을 들려주는 가수완 살짝 거리가 있었던... 故 김광석은 '가창력' 보다는 '탁월한 감성'의 음유 시인 같은 가수가 아니었나 싶다.


음반 가게에 직접 가서 '카세트 테잎'을 종종 구입하곤 했던 오래 전, <김광석 다시 부르기> 앨범을 마르고 닳도록 들으며 혼자 아련해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앨범에 실린 첫 곡 '이등병의 편지'는 군대 가는 남학생들이 동기 & 선/후배들이 모인 환송 술자리 같은 데서 자주 부르는 노래일텐데, 이 곡을 비롯하여 '김광석이 부르는 노래들'은 묘하게 듣는 사람 가슴을 막 후벼파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특히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가을밤에 김광석의 목소리가 입혀진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날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런 노래 들으면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으면서 잊고 있었던 옛사랑 줄줄이 다 생각나고, 그 음울하면서 아름다운 감성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그리고, 계절에 관계없이(봄이든/여름이든/가을이든) 김광석이 부르는 '거리에서'는 비 오는 날 창 밖을 내다보며 듣기에 딱 좋은 노래이다. 특이한 음색을 지닌 김광석 노래들엔 듣는 사람을 '급 멜로 드라마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묘한 감성이 존재하는 듯하다.


이 앨범에 실린 김광석의 '사랑했지만'도 참 애절한데, 개인적으로 그걸 리메이크해서 부른 김경호 버전을 특히 좋아한다. 김광석이(도) 부른 노래들 중 '광야에서'의 경우 안치환 버전이, '사랑했지만'의 경우 김경호 버전이 좀 더 내 취향에 가깝다. 김경호 버전 '사랑했지만'은 원곡과 '편곡'이 조금 다르다.

 

김경호 Live - 리메이크 곡 '사랑했지만'


그 새로운 편곡 느낌과 김경호 특유의 창법이 덧입혀진 '사랑했지만'이 내 감성과 잘 맞아 떨어지는 모양이다. 그래서 한 때 김경호가 부른 리메이크 버전 '사랑했지만'을 굉장히 많이 들었었는데, 원곡자가 김광석이다 보니 김경호가 부른 그 노래를 듣다 보면 또 '故 김광석' 생각이 나서 이제는 음질 상태가 좀 구려진 옛날 카세트 테잎(김광석 다시 부르기 앨범)을 찾아서 듣곤 한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집엔 '카세트 테잎 플레이어'가 없었다. 요즘엔 다 CD로 듣거나 인터넷 음원으로 음악을 접하기에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쓸 일이 없어서 꽤 오랫동안 없는 상태로 지냈던 것이다. 그러다가 작년 쯤 'USB도 꼽아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라디오 & 음악 테이프 재생이 되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입하게 되어 '오랫동안 버리지 않고 놔둔 옛날 음악 테잎'을 조금씩 들어보고 있다.


얼마 전.. 꽤나 진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의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나와는 성향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참 많은 것 같아 무척 마음 아파하고 실망한 적이 있는데, 자신의 앞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기억은 잘 간직하지 않겠단 자세를 지닌 그 친구와 달리 난 지나간 '옛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는 편이다. 아울러, 오래 전에 잠시 알고 지냈거나 많은 시간을 공유한 적이 있는 '옛 사람'들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물질계에선 사람들이 임의적으로 '시간'이란 개념을 수치적으로 나눠 놓았지만, 그보다 한 차원 높은 정신계엔 딱히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 물질계에도 존재하는) 영적 능력자들은 자유자재로 과거와 미래를 오가기도 한다고... '타임 머신' 타고 직접 그 시대로 가볼 순 없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가끔은 '머릿 속에 간직된 기억'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마찬가지로, 미래의 계획을 미리 떠올려 보며 '미래 시간 속'을 여행할 수도 있다..)

 

뇌의 기억 뿐 아니라, 그 당시에 느꼈던 촉감, 맛의 느낌, 정서의 느낌 등을 떠올리며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번씩 과거에 느꼈던 좋은 기억을 떠올려 보며 '아, 내가 그 때 이 음악을 들으며 그런 느낌을 가졌었지~' 식으로 '현재가 아닌 다른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비록 가수 김광석은 먼 곳으로 떠났지만, 최근 '방송 프로 <나는 가수다>에 나온 김경호'를 통해 같은 노래를 부른 故 김광석을 떠올려 보게 되었으며, 그의 목소리가 담긴 옛날 앨범을 접하며 '아련한 감성을 지닌 김광석 목소리에 울고 웃고 했던 과거'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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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