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토크

기자들의 제멋대로 개명, 뮤지컬 배우의 굴욕?

타라 2011. 6. 8. 15:50
어제 날짜인 2011년 6월 7일 <제 5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열렸으며, 케이블 채널에서 생중계 되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비롯한 국내 드라마, 영화, 음악 관련 시상식에 대한 신뢰를 잃은 지 오래 되어 일부러 챙겨보진 않는 편인데, 시상식 직후 간혹 '결과'를 확인할 때는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 대해 믿음을 갖지 않는 건 그 나름대로의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굳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요즘엔 '일반 대중'들 중에 그런 류의 시상식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젠가부터 '국내 음악(대중 가요) 관련 시상식'은 대형 기획사들끼리의 나눠먹기식 시상식에 가까워졌고, 연말 <연기 대상> 같은 TV 드라마 시상식에서도 간혹 '진짜 대중이 인정하는 연기자'는 따로 있음에도 '웬 권력 있는 연기자'가 남의 상을 훔쳐가듯 홀라당 큰 상을 먹고 튀는 경우가 있으며, 뮤지컬 공연 쪽에선 '더블/트리플 캐스팅'의 주인공 중 '연기'나 '노래' 면에서 진짜 잘했던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렇게 '진짜 잘한 사람'에게 상이 가는 경우 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더 있는 '연예인 출신'의 뮤지컬 배우에게 엄한 상을 안겨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상황과 비슷한 격이다. 정작 잘한 배우는 따로 있는데, 엉뚱한 배우가 이익을 챙겨갔던 것이다. 그런데.. 어제 열린 <제 5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결과를 확인해 보니, 이번엔 어쩐 일인지 '전반적으로 상 받을 만한 사람들이 받아 갔다~'는 느낌을 주었다.

- 2011년 6월 7일 시행, <제 5회 더 뮤지컬 어워즈> 주요 부문 수상 결과 -


그 중에서도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우 주연상'과 '여우 주연상'은 각각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와 <서편제>의 차지연에게 돌아갔는데, 같이 캐스팅 된 다른 배우들(지킬과 하이드 역)에게도 물론 장점이 많지만 '조승우'는 그 중에서도 발군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연기력'이 뛰어난 편이어서 받을 만 했다는 생각이고, 뮤지컬 버전 <서편제>에 출연한 '차지연'은 '이 차지연이 타 작품에서 다른 창법으로 노래 부르고 가끔 가요도 부르는 그 차지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판소리 연기도 감동적으로 잘 소화했기에, 어제 열린 '시상식'에서 충분히 큰 상을 받을 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차지연이 그런 결과를 맞게 된 것도 어쩌면 '최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 경연 때 피쳐링을 담당하여 '지상파 방송'에서 얼굴을 알리고, 임재범의 곡을 리메이크하여 가수로 데뷔했기에, 이전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더 늘어나서 그런 거라 생각하면 살짝 씁쓸하기도 하지만... 조승우는 뮤지컬 쪽에서 인정 받기 전에 '영화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렸기에 원래 '유명한 배우'였고 말이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이번 <제 5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의 수상 결과가 전반적으로 납득이 갈 만한 수상이었다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 시상식(제 5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의 '남우 주연상', '여우 주연상' 외의 나머지 부분은 각자 검색해서 찾아보길 바라고.. 이 포스트를 통해 지금 쓰고자 하는 내용은 그게 아니라 <제멋대로 '뮤지컬 배우들의 이름을 개명(?)'해 버린 '문화부 기자들의 실수 연발' 천태만상>에 관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뮤지컬'은 좌석 수가 일정한 <한정된 공간>에서 상연되고 <티켓 가격>이 영화 티켓의 10~20배 정도에 달하기에 그 안에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는 TV 드라마 출연자나 대중 가수, 영화 배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많이 낮은 편이다. 심지어는 대한 민국 내에서 무척 유명한 '연예인'이 특정한 뮤지컬에 출연했을 때에도 '해당 작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이 그 사실을 알 따름이며, '대부분의 일반 대중들'은 그가 그 뮤지컬에 출연했는지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해 주거나, 대재벌들이 이 쪽 분야에 크게 투자하여 '뮤지컬 티켓값'이 '영화 티켓값'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들'의 전반적인 인지도가 낮기에, 일반 대중은 물론이거니와 문화 관련 소식을 전하는 언론사 기자들조차 '뮤지컬 배우의 이름'을 헷갈려 하는 경우가 생겨나곤 하는데, 가끔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기자들의 그런 실수로 인한 '뮤지컬 배우들의 굴욕적인 상황'을 발견하곤 한다.

번번히 강적을 만나 시상식에서 큰 상을 수상하진 못했지만, 나름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뮤지컬 배우 '류정한'은 최근 굵직굵직한 뮤지컬 작품에 출연했으며 공연을 열심히 보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 '실력 있는 뮤지컬 배우'로 인정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한 두 사람이 아닌, '다수의 문화부 기자'들이 공식 언론 기사에다가 이 '류정한'의 이름을 '류정환'으로 기록해 버리는 실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단순 '오타'나 '앗, 기자들의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 많다.. 정한님, 지/못/미~ ;;


        "기자님들아, 내 이름은 류정환이 아니라 류정한이거든요..?
         한번만 더 실수하면, 너희에게 끔찍한 지옥을 선사하겠어요~"

어제 있었던  <제 5회 더 뮤지컬 어워즈>와 관련해선, 현재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 한국어 버전 공연에 출연 중인 뮤지컬 배우 '박은태'가 선배 연기자인 '류정한'으로 오인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자세히 보면 별로 비슷한 계열의 외모도 아닌데, 문화부 기자들 사이에서 우리 나라 '뮤지컬 배우'들이 가끔은 이렇게 '다른 배우'로 잘못 알려지는 굴욕적인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배우 '박은태'의 굴욕?


요즘엔 뮤지컬 분야에 주력하고 있긴 하지만, 옥주현의 경우 한 때 아이돌 그룹 '핑클'의 일원으로서 TV 프로그램에도 많이 나오고 주말 예능에도 심심찮게 나온 바 있다. 나름 '인지도'는 있는 연예인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옥주현'조차 최근엔 한 언론사 기자에 의해 '개명'을 당하는 굴욕을 겪은 바 있다.

쓰리 잡 뮤지컬 배우 '옥주현'의 굴욕


극단 '시키(사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최근 조승우의 뒤를 이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2011년 하반기에 공연될 <조로>에 조승우, 박건형과 같이 캐스팅 된 뮤지컬 배우 '김준현'도 한 보도 자료에 의해 '김준형'이란 이름으로 '강제 개명' 당하였다.

일본 극단 '사계' 출신, 글로벌(?) 뮤지컬 배우 '김준현'의 굴욕


물론 언론사 기자들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오타를 내거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사항들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뮤지컬 관련 보도 자료를 접하다 보면 그 외에도 '뮤지컬 배우'들의 <이름>과 관련하여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실수'로는 볼 수 없는 상황들이 꽤 많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에는 각 언론사에서 '소속 사원들(기자들)의 전문성 함양'에 좀 더 신경을 쓰거나, 그들(문화부 기자들)이 뮤지컬 공연과 관련한 '기사 한 줄'을 쓸 때에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적어도 '관련 보도 자료'에 나오는 '배우들 이름'은 제대로 좀 써주는 게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