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뮤직

질리지 않는 '캐논'의 원 작곡가, '파헬벨'

타라 2012. 12. 27. 21:52

보통 '특정한 곡'을 지칭할 때엔 '누구의 OO'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여기서 '누구'에 해당하는 건 그 곡을 부른 가수(가창자)가 될 수도 있고, 작곡가가 될 수도 있으며, 연주한 음악가가 될 수도 있다. 


한 때, 그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캐논'을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국내에선 그 '캐논 변주곡'이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과 한 세트로 붙어다니곤 한다. 미국의 피아니스트 & 뉴 에이지 음악가인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은 우리 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으며, 그가 연주한 'Thanksgiving'이나 'Canon'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 심심하면 한 번씩 흘러나오곤 했었다.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 - 캐논 변주곡


집집마다, 그의 음반을 구입한 집도 꽤 많을 것 같다. 가끔 '파헬벨의 캐논'이라고도 나오지만 대체적으론 '조지 윈스턴'과 '캐논 변주곡'이 더 많이 알려진 키워드여서 얼핏 그 곡이 윈스턴의 곡인 것처럼 인식되어질 수도 있는데, 원래는 17C 독일 작곡가인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이 작곡한 음악이다.


1653년에 태어나 20대 시절부터 궁정 오르간 연주자로 활약했던 '파헬벨'은 한 때,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를 가르치기도 했었다. 바로크 시대에 활약하며 '실내악' 작곡에 두각을 보였던 요한 파헬벨은 다양한 작품을 작곡했으나, 많이 유실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지 않는 곡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이 작곡한 곡 중 '(오늘날) 조지 윈스턴의 변주곡'으로 무척 유명해진 '캐논(Canon/Kanon)'은 후대에까지 남게 되었고, 그 곡은 예전에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과 같은 '한국 영화 삽입곡'으로도 등장한 바 있다. 파헬벨 작곡의 '캐논'은 굳이 우리 나라에서 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도 최근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Johann Pachelbel(1653~1706)


사람의 마음을 맑게 정화시켜 주는 듯한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의 청아한 피아노 버전 <캐논 변주곡>이 워낙에 훌륭하긴 하지만, 파헬벨의 원곡 자체도 정말 좋기에 이 곡은 다른 악기로 연주하거나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들어도 무척 아름다운 것 같다. 예전에 파헬벨의 '캐논'이 한국 고유의 악기로 연주되는 '국악 버전'으로 나온 걸 들은 적이 있는데, 국악 편곡으로도 너무나 듣기 좋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좀 더 대중적인 편곡으로 바뀌었지만, 요한 파헬벨이 작곡한 '캐논(Canon)'은 원래 클래식 계열에 속하는 곡이다. 흔히 클래식 하면 좀 딱딱하고 지루한 곡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필요할 때 한 번씩 땡기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소비하는 유행가'와 달리 의외로 '들을수록 질리지 않고 오래오래 그 깊은 맛이 우러나는 것'이 '클래식' 음악이다. 개인적으로, 카페에서 스파게티 먹거나 대형 서점에서 책 고를 때 아름다운 '클래식 연주곡'이 잔잔하게 깔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캐논>의 경우 '작곡가'는 별로 유명하지 않았으나 '곡' 자체가 워낙에 많이 알려져서 현대의 여러 음악가들이 특유의 '실험 정신'을 발휘하여 수십 가지의 '변형 버전'을 내어 놓기도 했는데, 삶이 무료해질 때 '파헬벨의 캐논'을 버전 별로 감상해 보는 것도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