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Autant en emporte le vent)>'를 보고 있다. 예전에 DVD 사다놓고 한 번 보곤 뜸했었는데, 비비안 리(Vivien Leigh)가 출연한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와 한 번 비교해 보고 싶어서 최근 들어 다시 꺼내어 감상 중이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원래 올해(2011년) 초 국내에서 '라이센스 공연'을 올리기로 되어 있었는데, 작년에 취소된 걸로 알고 있다. 원래 날짜대로라면 지금 한창 세종 문화 회관에서 공연 중이었을 것이다. 올해 우리 나라에서 공연하기로 했다가 취소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프랑스 뮤지컬' 라이센스 공연인 걸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던데, 최근 한국 제작사에서 무대에 올리려고 준비 중이었던 공연은 '프랑스 뮤지컬(2003년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아니라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2008년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다.

'라이선스 공연' 한국 배우들 오디션 준비하다가 엎어진 모양인데, 작년에 샘플곡 몇 곡 들어본 바로는 웨스트엔드 쪽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노래들은 내 기준에선 좀 별로였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곡들이 듣기엔 더 나은 듯...

국내 공연 추진 중이던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왜 엎어졌는진 모르겠지만, 작년에 취소되었단 소식 듣고서 '우리 나라엔 정말 그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가 없어서 취소되었나..?' 이런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다. 비비안 리 &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영화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너무나 유명한 마가렛 미첼 원작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무리 생각해도 타고난 '이미지' 면에서 이 작품 속 주요 캐릭터인 '스칼렛, 레트, 애쉴리, 멜라니' 등과 어울릴 만한 국내 뮤지컬 배우가 거의 없으니 말이다.

2003년 초연 후 나름 히트쳤으며 DVD까지 발매된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엔, 그 안에 나오는 4명의 주인공들이 얼추 해당 캐릭터의 이미지와 들어맞는 느낌이다.

멜라니(왼쪽)-애쉴리(중간) 커플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우리 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는 <로미오 앤 줄리엣>의 작사/작곡가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과 안무가 출신이자 비교적 최근에 프랑스에서 <클레오파트라(Cleopatre)>를 히트시킨 카멜 우알리(Kamel Ouali)가 만든 뮤지컬이다.

전에 봤을 땐 그 안에 나오는 넘버들이 제라르의 전작인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 음악보다 못한 듯하여 좀 심심하다 느꼈었는데, 최근에 다시 보니 제라르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Autant en emporte le vent)>도 나름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기본 줄거리'는 거의 비슷하지만,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작품을 만든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흑인 노예들의 인권 문제'를 좀 부각시키고 싶어한다는 데 있다.

미국 영화 버전은 다소 '백인 위주'의 느낌이 있었던 것 같은데,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선 주인공들 이야기를 축소시켜 가면서까지 '흑인 노예 캐릭터'들에게 적지 않은 분량을 할당하고 있다. 커튼콜 제일 마지막에 '앵콜송'으로 쓰이는 이 뮤지컬의 대표곡도 극 중 '흑인 노예 대장'으로 나오는 조엘 오깡가(Joel O'Cangha)가 부르는 'Tous les hommes(뚜 레-좀)'이다.

Joel O'Cangha(조엘 오캉가) - Tous les hommes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히트 넘버..

극 중 흑인 노예들이 "우리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를 노래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비비안 리 주연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대중적으로 훨씬 더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프랑스 뮤지컬 버전에도 그 나름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와는 달리 '음악'과 '춤'으로 많은 걸 표현하고 있는데, 마침 이 뮤지컬 음악을 담당한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음악 작곡가'이기에... '프랑스 3대 뮤지컬'에 속하는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음악'에 비해 좀 약하긴 하지만, 그래두 이 작곡가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도 기본 이상은 해주고 있다. 이 극 안에서, 몇몇 캐릭터가 부르는 넘버 & 앙상블을 포함하여 단체로 부르는 떼창 장면에서의 곡들이 꽤 듣기 좋다.

'Tous les hommes(뚜 레 좀)' 장면의 경우, 위에 나온 영상의 음질과 화질이 좀 열악하지만, DVD 큰 화면으로 제대로 보면 무척 멋진 장면이다. 실제 공연장에서 보면 훨씬 감흥이 클 것으로 사료된다..
 

뱅상 니클로의 '레트 버틀러'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DVD 공연 실황에 나오는 남자 배우들이 굉장히 잘생겼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은 아주 큰 편이다. 이 뮤지컬에서 뱅상 니클로(Vincent Niclot)가 연기한 '레트 버틀러', 시릴 니콜라이(Cyril Niccolai)가 연기한 '애슐리 밀키스' 모두 미국 영화 버전에 나오는 오라버니들보다 영(young)하고 바람직하게 생긴 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DVD)의 남자 주인공인 '뱅상 니끌로(Vincent Niclot)'는 정말 매력 덩어리여서,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남주의 매력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여자 관객 입장에선 꽤 므훗한 느낌이 들곤 한다. 그는 2002년 <로미오와 줄리엣> 프랑스 공연에서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에 이어 '로미오' 역을 연기하기도 했던 배우인데, 뱅상 니클로(Vincent Niclot)가 좀 더 씽크로가 맞는 역할은 '로미오'가 아닌 '레트 버틀러' 캐릭터인 듯하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스칼렛 오하라-레트 버틀러' 커플

최근 마거릿 미첼(Margaret Mitchell) 원작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관련하여, 꽤 재미난 내용이 보도되었다. 아름다운 영화 배우 비비안 리(Vivien Leigh)가 너무나도 멋지게 각인시켜 준 이 작품의 여주인공 이름이 원래 '스칼렛'이 아니라 '팬시'가 될 뻔 했다는 내용이었다.

원작자 마거릿 미첼이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완성했는데, 그녀가 애초에 이 소설 여주인공 이름으로 정했던 게 '팬시(Pansy)'였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독자들의 이의 제기로 작가가 더 적합한 이름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탄생한 게 지금 널리 알려진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 한 출판사 편집자가 '스칼렛' 이름이 발음하기 어렵다고 해서 또 바뀔 뻔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스칼렛'으로 최종 결정된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진 여주인공 이름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가 원래 이름이었던 '팬시(Pansy)'보다 백만 배 더 낫다고 생각하기에, 당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원작자인 마거릿 미첼 여사의 촌스러운 '작명 센스'에 이의 제기를 해준 독자들에게 크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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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