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13번째 별자리? 기존의 내 별자리, 안 바뀐다

타라 2011. 1. 18. 06:55
어제 보도된 '별자리' 이슈와 관련하여 국내 인터넷 사이트와 커뮤니티 회원들, 트위터 유저들 사이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화제가 된 내용인즉슨 '지구의 점차적인 이동에 따른 지구 자전축의 위치 변화로 새로운 별자리가 추가(?)되었으며, 기존에 12개였던 별자리가 13개의 별자리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이들 사이에서 '기존의 내 별자리가 마음에 들었는데, 바뀐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젠 바뀐 별자리에 따라 내 성격이나 운세도 바뀌는 건가..?' 내지는 '새로이 바뀐 13 별자리는 2009년 이후 출생자들부터 적용된다더라~'하는 부화뇌동이 일어나기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13 별자리'는 점성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한 개인의 주장'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관련 학문을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전문가들의 반박 기사가 올라오는 바람에, 맨 처음 '뱀주인자리의 존재와 별자리가 13개여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은 상태이다. 무엇보다 '지구 자전축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별자리가 추가되었다'는 보도 내용 자체가 관련 지식이 없는 기자들 사이에서 나온 '소설 or 오보'에 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뱀주인 자리(오피우쿠스 자리)'는 이번에 새로 나타난 별자리가 아니라, 원래부터 존재했었던 별자리이다. 동양식 '항성 황도(Sidereal zodiac)'에 의하면 이 '뱀주인 자리'가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인데, '별자리 운세'의 기반이 되는 서양 점성술에선 '회귀 황도(Tropical zodiac)'를 사용하고 있다. 즉, 동양 점성술에서 쓰이는 것과 서양 점성술에서 쓰이는 '황도 체계' 자체가 다른 것이다.

국내 언론들이 하나의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함인지, 근거 없는 내용과 해외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일부만을 갖고 와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3천년 만의 큰 변화로 13번 째 별자리가 등장했다'거나 '생일을 기준으로 나눠놓은 12 별자리가 뱀주인 자리의 등장으로 그 기준이 달라진 것'처럼 대중들의 혼란을 자아내고 있는데, 아직 학계에서 정식으로 인정되지 않은 내용이므로 거기에 흔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천문학'은 과학적인 개념에 가깝고, 별자리와 행성들의 관계로 사람의 미래를 점쳐보는 '점성학'은 철학적인 개념을 많이 담고 있다. 지구의 자전축은 세차 운동으로 인해 바뀌는 것인데, 정통 점성술에선 세차 운동을 반영하지 않는다. 세차 운동을 반영해서 볼 수도 있지만, 서양의 점성술에선 기본적으로 '트로피칼 조디악(Tropical zodiac/회귀 황도계)'을 사용하기에 '사이드리얼 조디악(Sidereal zodiac/항성 황도계)'에 따라 원래부터 존재했던 13번째 별자리(Ophiuchus=뱀주인자리)는 별 의미가 없다.

오랫동안 관련 학문을 연구해 온 사람들이 모여 있는 여러 점성술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황도 13궁'은 말이 안된다는 반응들이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13 별자리'에 관련한 건, 과거에도 이미 논란이 된 적이 있는 내용이다. 언론의 영향으로, 이번에 괜히 크게 부각된 것일 뿐~

한 때 일본 쪽에서 '13 별자리 운세'가 반짝했다가 별로 각광받지 못했다고 한다.(일본에선 '뱀주인 자리'를 '사견 자리'라고 함) 또한.. 국내 모 사이트에서도 서비스된 적 있는데 '13 별자리'는 별로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으며, 그로 인해 조용히 사라진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 혹시라도 별자리 운세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뱀주인자리(땅꾼자리)' 등장에 혼란스러워할 게 아니라, 여전히 '황도 12궁'에 기반한 '기존의 별자리'를 자기 별자리로 알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