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2013.06.06 18:21

얼마 전 '평소에 애용하고 있는 모 생활용품의 이름(제품명)'이 너무 길어서 나도 모르게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후략).....'의 유행어가 떠오른 적이 있었다. 오래 전에 들은 이 문구의 유래는 '아들이 장수하길 바라는 아버지가 작명가에게 찾아가 최대한 오~래 살 수 있는 이름을 지어달라 했고, 그 때 작명가가 지어준 이름'이라 알려져 있다.

오래 전 한 '코미디 프로'에 나온 내용이라는데, 결국 그 아들은 '너무나도 긴 이름' 때문에 물에 빠져 일찍 죽게 되었다는 웃지 못할 전설이..;; 어쨌든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의 이름을 지어준 작명가는 애초에 '오래 산다는 의미'에 부합할 만한 온갖 것들을 다 섞어서 그 긴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래 살았어야 했는데 결국 단명해 버린 저 아이'의 이름(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에 나오는 '동방삭(東方朔)'에 대해 예전부터 관심을 좀 갖고 있었다. '동방'자가 들어가서 그런진 몰라도, 은연중에 나의 관심을 잡아 끈 키워드였다고나 할까-

이 삼천 갑자(三千 甲子) 씩이나 살았다는 동방삭(東方朔)에 관해선 오랜 구전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것을 초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원래 삼십 갑자를 살 운명이었던 동방삭이 저승 사자에게 '굽신 굽신~'을 잘해서 수명을 삼천 갑자로 늘리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말이 삼십 갑자이지, '1갑자=60살'이므로 원래대로 살았어도 동방삭은 1천 8백 살이나 살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랬던 것을 삼천 갑자로 늘려서 18만 살까지나 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구전 설화'겠지만, 설화 속 인물들의 수명은 요즘의 우리들이 말하는 거랑 '스케일' 자체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삼천갑자 동방삭' 관련한 구전담에는 중국 쪽 설화와 우리 나라 설화가 존재하는데, 한국판 내에서도 버전이 여러 가지로 나뉘는 모양이다. 비교적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연결해 보면 이런 이야기이다.

어느 날 '도통한 스님'이 동방삭의 집을 찾아왔다가, 그가 단명할 운명이라는 것을 일러준다. 이에 동방삭은 '생명연장할 수 있는 방법'을 스님께 문의하였고, 스님은 '목숨을 거두러 온 저승 사자에게 맛난 음식도 차려주고, 여행길에 필요한 용품과 노잣돈도 두둑하게 챙겨주면서 극진하게 잘 대접하면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동방삭(東方朔)은 스님 말대로 '먼 길을 찾아온 저승 사자'를 정성을 다해 접대하였다. 그렇게, 동방삭으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은 저승 사자는 그런 그를 나 몰라라 할 수 없다 생각하여 '저승 명부에 원래는 삼십 갑자로 되어 있던 동방삭의 수명 기록'을 삼천 갑자로 연장시켜 주었다. '삼십'에 나오는 '십()'자에 획 하나를 더하여 '천()'자로 바꿔치기 한 것이다..



중국 쪽 설화엔 '이계 출신이었던 동방삭'이 서왕모(西王母)가 심은 신령스러운 나무의 복숭아를 훔쳐 먹은 뒤, 인간계에서 무려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설도 있다.

기타 '삼천갑자(三千甲子)를 살았다는 동방삭(東方朔)'에 관련하여 전해지는 다른 설화 내용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승 사자가 수명을 연장시켜 준 한국 쪽 설화 내용이 유난히 마음에 들었다. 

여기엔 '특정인과의 개인적인 정(情)에 이끌려 조작을 일삼은 저승 사자'가 등장하는데, 한 편으론 그것이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또 한 편으론 '무시무시한 이미지로만 알려진 저승 사자에게도 자기한테 잘해준 사람에 대한 도리랄까~ 온정이랄까.. 그런 게 있구나' 싶어서 이 '한국판 동방삭 설화에 나온 저승 사자'가 왠지 친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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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