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불판, 일판 DVD 출시~

타라 2011. 1. 13. 00:15
국내에서도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 & 한국팀 라이센스 버전으로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는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2010년 파리에서의 공연 모습을 담은 '뉴 버전 DVD'가 최근에 발매되었다. '프랑스 3대 뮤지컬'에 속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이전에도 2001년 파리 공연 실황을 담은 DVD가 출시된 적 있으며, 이 '초연 DVD'의 경우엔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정식으로 판매 중이다.

개인적으로 소장 중인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2001년 공연 실황) DVD
'로미오와 줄리엣 : 증오에서 사랑까지(Romeo et Juliette : de la Haine a l'Amour)'


이미 '공연 실황 DVD가 나와 있는 뮤지컬'이 버전이 바뀌었다고 해서 또 다시 '뉴 버전 공연 DVD'를 내는 건 무척 드문 일인데, 어쨌거나 동일한 공연이라도 '연출이나 무대 세트, 배우들 의상, 안무, 극 구성, 출연진'이 대폭 바뀌어서 궁금한 게 많은 이 뮤지컬 팬들 입장에선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 작사/작곡의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2001~2002년 초연 때의 부제는 <증오에서 사랑까지(De la Haine a l'Amour)>였으며, 이번에 새로 나온 2010년 뉴 버전 공연의 부제는 <베로나 아이들(Les enfants de Verone)>이다.

제라르의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Romeo & Juliette)신 버전 공연은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의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에서 기틀을 다진 뒤 2010년 다시 프랑스로 입성한 케이스인데, 그 사이 몇몇 출연진과 스텦들의 교체가 있었으며 공연 내용도 조금씩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뉴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우 전반적으로 제일 괜찮았던 공연이 '2009년 내한 공연 버전'이라 생각하기에 이번에 출시된 DVD가 2009년이 아닌 '2010년 파리 공연' 모습을 담았다는 게 못내 아쉽지만, 초연 버전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뉴 버전 DVD 역시 꽤나 궁금하긴 하다.(배우들의 '가창력'과 '극 구성'이 제일 매끄러웠던 건 2001년 초연 버전이었음)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2010년 '뉴 버전' 공연 클립 

뉴 버전 공연으로 넘어오면서 '줄리엣' 역을 비롯하여 '출연진'이 대폭 바뀌었으나, '로미오' 역과 '티볼트' 역은 동일하다.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 뉴 버전 DVD를 통해, 2001년 초연 때 비해 살짝 느끼해지고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로미오(다미앙 사르그)티볼트(톰 로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듯...

로컬 버전까지 합하여 전 세계 20개국에서 공연된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알려져 있는 흥행작이다. 가장 최근엔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에서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의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으며, 당장 이번 달에도 공연하는 걸로 알고 있다. 작년엔 星組(성조-호시구미)에서 공연했으며, 이번엔 雪組(설조-유키구미)에서 공연하는 모양이다. [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에선, 우리 나라 '여성 국극'처럼 여자 배우들이 남자 역까지 연기한다. ]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 5개조 중 星組(성조)에서 공연한 <로미오와 줄리엣>도 이미 공연 실황 DVD가 출시된 상태이다. 보통.. 뮤지컬 작품이 DVD까지 내는 경우는 드문데, 프랑스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에선 흥행한 뮤지컬의 공연 실황 DVD를 비교적 착실하게 발매하고 있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이 만든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의 경우엔 '프랑스 2001년 초연 DVD'와 최근에 발매된 '프랑스 2010년 뉴 버전 DVD'에 이어, '헝가리판 DVD' & '일본 다카라즈카판 DVD'까지.. 동일 작품의 '공연 실황 DVD'만 해도 무려 4종이 시중에 나와있는 셈이다.

2001년 공연 실황을 담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프랑스판 초연 DVD' 외에는 국내에서 구하기가 좀 힘들긴 하지만, 어쨌든 구할 수만 있다면 각 판본별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최근에 출시된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뉴 버전(2010년 공연 실황) DVD
'로미오와 줄리엣 : 베로나의 아이들(Romeo et Juliette : les enfants de Verone)'

인적으로 최근에 공연한 다카라즈카 星組(성조) <로미오와 줄리엣>에 큰 흥미를 갖고 있는데, 요약한 영상만 봐도 기존의 프랑스판과는 대폭 다른 점들이 눈에 띈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 '연출'은 그 쪽에서 나름 인정 받는 연출가인 듯한 코이케 슈이치로가 맡았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일본 다카라즈카 버전'의 가장 큰 단점으론 '멀쩡한 노래가 다 이상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비록 오리지널 불어 버전 특유의 아름다움을 다 살리진 못했지만, 그래두 '한국어'로 불리워진 이 뮤지컬 넘버는 그렇게까지 못 들어줄 정도로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똑같은 멜로디의 노래가 막상 '일본어'로 불리워지니 곡 자체가 축축 늘어지면서, 제라르가 부여한 그 '음악적 미덕'이 살짝 망가진다는 느낌이 있다.(개인적으로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넘버의 일본 다카라즈카 버전 몇 곡을 듣고서 '이건 처음 들어보는 노래인데? 일본판에서 새로 추가된 곡인가..?' 하다가, 뒤늦게서야 '아.. 저 곡이 내가 아는 프랑스 원 버전그 곡이었구나~' 싶어 화들짝 놀란 경험이 있다. '같은 노래'임에도, 일본어로 하니까 '영 다른 느낌'이 되어 버리는 분위기..)

아래 다카라즈카 <로미오 앤 줄리엣> 요약본 안에 살짝 나오는 '딸 줄리엣의 뺨을 후려갈기는 카풀렛경'을 보구서 또 놀랐는데, 한 편으론 이게 '카풀렛경을 딸 바보로 만든 프랑스판'보다 개연성은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다라카즈카판에 나오는 그 장면은 '카풀렛경은 당장 파리스에게 시집 가라 그러고 (이미 로미오와 비밀 결혼해 버린) 줄리엣은 싫다고 개기다가 아빠한테 혼나는 상황'인 듯하다. 자세한 건 풀 버전 DVD를 봐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일본 다카라즈카 버전-성조(요약본)

1960년대에 나온 올리비아 핫세 출연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면, 이 다카라즈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아빠 말 안 들으면 줘 패거나 집에서 쫓아낼 것처럼 딸 줄리엣에게 혹독한(?) 아버지=카풀렛경>이 나온다. 전반적인 극 흐름을 봤을 때, 이 설정이 <카풀렛경=딸을 너무나도 아끼고 사랑하는 애잔한 아버지>로 설정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모든 극=갈등인데, '원수 집안 애랑 사랑에 빠져 뻣나가는 줄리엣과 그 아버지인 카풀렛경과의 갈등'까지 들어간다면 그 극이 더 흥미진진해질 수 있기에 말이다. 게다가, 마음 둘 곳 없어하던 어린 줄리엣이 벼랑 끝으로 몰려서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는 그 상황이 더 극적이고 개연성 있어진다..

이 다카라즈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건 '엔딩(으로 보이는) 장면'이다. 프랑스 원판에선 '로미오가 죽고, 뒤이어 줄리엣도 따라 죽고, 로렌스 신부님이 와서 신을 원망하는 노래를 부른 뒤, 양가 사람들 몰려와 화해하는 합창'이 이어지면서 극이 이 난다. 헌데, 코이케씨가 약간 각색을 한 이 다카라즈카판에선 그 뒤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천국씬(?)'이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이다.

그렇게 죽어서 저승(천국)에 간 로미오줄리엣이 '이제 드디어 서로 마음껏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며 끌어안고 춤추고 좋아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의 해피 엔딩 모드'로 막 내리는 거, 무대 공연에서 취할 수 있는 나름 색다른 연출이라 생각되기에 <로미오와 줄리엣> 다카라즈카 버전의 이 엔딩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원판에선 의인화된 '죽음' 캐릭터만 나오지만, 다카라즈카판에선 검은 색으로 형상화된 '죽음'과 흰 색으로 형상화된 '사랑' 캐릭터가 같이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끌어안고 좋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뒤에 앉아있는 언니는 '사랑'이 의인화된 캐릭터 같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일본 다카라즈카판 DVD


그동안은 <로미오와 줄리엣> 관련하여 '두 주인공(로미오와 줄리엣)이 안타깝게 죽고 양가(몬테규가와 카풀렛가) 사람들이 뒤늦게 화해하면서 극이 끝나는 좀 음울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의 결말'만 주로 접했었는데, 이렇게 '천국으로 보이는 듯한 장소에 가서 서로 얼싸안고 좋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습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극을 보니 참 색다르다.

래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다카라즈카 '공연 실황 풀 버전(DVD)'을 보고 싶은데, 같은 작품이건만 일판 DVD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비싼 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프랑스초연 DVD'가 2만원대이고, 이번에 출시된 '프랑스뉴 버전 DVD'가 (우리 돈으로 환산해서) 3만원대인 것에 비해, 일본 다카라즈카 버전 DVD는 (우리 돈으로 환산해서) 11만원대~

이게 무슨 '50부작 드라마 DVD'도 아니고, '2시간 짜리 뮤지컬 공연 실황 DVD'인데, 일본 사람들은 번번히 뮤지컬 DVD를 왜 이렇게 비싸게 판매할까~?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