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2010.12.28 15:15

해마다 이 맘 때쯤이 되면 유난히 춥고, 겨울 감기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하얗게 눈이 쌓인 겨울 풍경은 무척 아름답고 운치 있지만, 빙판길 운전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 또한 생겨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겨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묘한 아련함과 정다움이 느껴지곤 한다.

일단 겨울이 되면 사람들이 옷을 두껍게 입고 다니기 때문에 그 '옷의 두께'에 따른 '따뜻함'의 정서가 느껴지기도 하고, 추운 날씨로 인해 더 가깝게 붙어다니므로 동행인과의 더 큰 '가까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훈훈한 난로나 피워놓은 불 앞에 삼삼오오 모여서 온기를 느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이 겨울이 '추운 계절'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사람 사이의 정이 오고 가는 훈훈한 계절'의 정서를 자아낼 때가 많은 것이다..

가들만의 시선으로 필터링되어 펼쳐지는 '겨울 풍경'은 사진이나 실제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네덜란드 화가 '아베르캄프'가 그린 '겨울 소재의 그림'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1585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헨드릭 아베르캄프(Hendrick Avercamp)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선천적인 벙어리 화가였는데, 당시의 네덜란드에선 화가로서 꽤 인정 받았으며 '겨울 풍경'을 주로 그렸다. 미술계의 베토벤이라고나 할까-(베토벤은 후천적인 청각 장애이긴 했지만...) 비록 지극한 침묵 속에서 살아야 했으나, 아베르캄프가 그린 그림 속에 나오는 사람들 모습은 대체로 활기차고 동적이다.
 
[ 네덜란드 화가 '아베르캄프(Avercamp)'가 그린 17세기 겨울 풍경 ]

Winter Landscape

Winter Scene on a Canal

Ice Scene

Winter Scene at Yselmuiden

A Scene on the ice

Winter Landscape with Skaters

A Scene on the Ice near a Town

A Winter Scene with Skaters near a Castle

플랑드르 화가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던 헨드릭 아베르캄프(1585~1634)는 선배들로부터 전수받은 기법에 더하여 자기만의 독자적이고 개성 넘치는 회화 방식을 선보였다. 17세기로 접어들어 캄펜에서 많은 세월을 보내게 된 아베르캄프(Avercamp)는 그곳의 '겨울 풍경'에 매혹당하여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의 다양한 놀이를 벌이는 수많은 군중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그림을 보면, (우리 식으로 해서) 조선 시대 때 민중들의 활동적인 일상 모습을 담아내었던 김홍도의 '풍속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일반인들의 생생한 일상적 모습을 그려낸 아베르캄프의 그림은 고가에 팔렸으며, 당시 대중들에게 꽤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요즘엔 그런 풍경들을 본 게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무척 뜸~하게 느껴지지만, 내가 어린 시절엔 시골 친척집에 가면 꽁꽁 언 냇가나 강에서 (인위적인 아닌) 자연 얼음 위에서 썰매 타거나 얼음 놀이하는 애들이 있었고, 학교 교과서에도 그런 류의 삽화가 많이 등장하곤 했었다. 17세기 겨울 '네덜란드에 살았던 수많은 민중들의 생동감 넘치는 야외 활동'을 주로 그린 화가 아베르캄프(Avercamp)의 그림을 보다 보니, 문득 그 때 기억이 떠올라서 유난히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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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